[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jaco (Joooooooon�x) 날 짜 (Date): 1995년09월15일(금) 19시02분00초 KDT 제 목(Title): 영원한 배트맨을 꿈꾸다... [1] [영원한 '배트맨'을 꿈꾼다] 91년 5월23일. 이 날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선발 투수 로 등판한 쌍방울전에서 3 대 0으로 완봉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꿈 에도 그리던 1군에 오른 후 한 달 만에 올린 쾌거였다. 그날 스탠드에는 나의 정식 프로 무대 데뷔를 축하해 주기 위해 부 모님은 물론 서울의 두 이모님과 나의 영원한 후원자인 동생 상범이 가 앉아 있었다. 그 동안 말없이 지켜봐 왔던 가족들을 위해 처음으 로 무언가 뿌듯한 일을 한 듯 기뻤다. 알리는 일급 기사가 대문짝 만하게 실렸다. 가슴이 벅차 올라 숨을 제대로 쉴 수조차 없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수년 간 겪었던 무명 선수의 설움이 너무나 순식간에 증발되어 버렸기 때문이 다. 나는 곧 침착성을 찾아 마음 속으로 몇번이나 "이제 겨우 시작이다 "를 외쳤다. 그렇게 나 스스로를 다스리지 않으면 볼 컨트롤을 잘못 해 더 이상 경기를 치를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더욱이 나는 투수로 서 나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렸던 4월 21일 삼성과의 경기(7회 계투요 원으로 출전) 후 팔에 너무 많은 힘이 들어간다는 지적을 받은 상태 였다. 그 해 6월부터 나는 쉬지 않고 거의 매경기에 등판했다. 그 결과 고졸 신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승수 2자리 고지에 올랐다. 감독과 코치 의 지시에 따른 완급 조절의 성공이 낳은 결과였다. 그리고 각종 � 스컴의 부추김에 흔들리지 않은 내 나름대로의 소신이 가져다 준 결 실이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이 해를 기준으로 연 3년 동안 나는 승 수 두 자리를 고수했다. 결국 한국 프로 야구 사상 고졸 투수로서는 최초로 3년 연속 10승 고지를 달성한 선수가 되었으며 팀 내에서는 박상열, 최일언 선배에 이어 3번째 선수가 되었다. 지난해 역시 나는 14승 10패 7세이브로 승수 두 자리대를 지켰다. 이로써 한국 프로야구 사상 8번째로 4년 연속 10승 고지를 고수한 선 선배들보다 어린 나이에 수립한 기록이어서 나로서는 좀 부담스러웠 다. 일찍 여문 열매는 빨리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95년도 전반기 게임이 모두 끝난 지금의 내 기록은 8승 5패 0세이 브로 LG의 이상훈 투수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대로의 추세대 로라면 올 연말 나는 또 하나의 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 것 같다. 5년 연속 10승 고지 점령이 바로 그것이다. 5년 전 이천의 2군 숙소에서 보낸 고독한 겨울을 생각하면 꿈만 같 은 일이다. 어느 순간 나는 팀의 대표 투수는 물론 수십만의 야구 팬 들이 눈여겨 보는 대선수가 되어 버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