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jaco (Joooooooon�x) 날 짜 (Date): 1995년09월15일(금) 18시57분55초 KDT 제 목(Title): 배팅볼 투수도 감격스러웠다.. [1] [배팅볼 투수도 감격스러웠다] 지역 2부인 청강고 야구부 성적으로 내가 갈 수 있는 대학은 어디 에도 없었다. 여기 저기 원서를 내 봐도 소식이 없었다. 실업 팀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어린 시절 동생 과 함께 뗏목을 띄우던 해변을 끝도 없이 걸었다. 장이 그때의 뗏목과 파도만 같았다.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단한 연습과 실력 배양으로 보다 견고한 나의 뗏목을 만들어 '최고 투수'라는 보물을 찾아야 한다는 결심이 섰다. 그 길로 창원에 있다는 OB 베어스의 전지 훈련장을 찾 아갔다. 그리고 맨 처음 중학교 야구부에 들기 위해 그랬던 것처럼 감독에 게 매달렸다. 연습생이 아니면 볼보이라도 좋으니 함께 있게 해달라 고 했다. 내가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는 길은 이제 그 방법밖에 없다 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그쪽 관계자들은 내가 장난이나 호기심에서 그러는 줄 아는 모양이었다. 약장수가 아이들 쫓아내 듯 그렇게 냉정하게 거절하는 것이었다. 청강고 야구부 출신이라는 말은 씨도 안 먹혔다. 그런 학교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자존심이 상했다. 그래도 엄 연히 한국 고교 야구 연맹에 등록되어 있는 팀인데 이름도 모르다니. 그렇지만 그 정도에서 쉽게 포기할 내가 아니었다. 물론 중학교 때처 럼 그렇게 무식한 방법을 동원하지도 않았다. 최소한 나는 야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청강고 야구부가 해체되면서 춘천고로 전근을 간 이명섭 코치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문을 구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뜻밖의 해답을 주 었다. 나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러노라며 코치가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를 해 놓겠노라는 것이었다. 기뻤다. 나를 가능성있는 선수로 지목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 해 3월 다시 나는 이천에 있다는 2군 합숙 훈련장을 찾아갔다. 거기서 강남규 스카우트 부장을 만났다. 그는 이명섭 코치로부터 대 충 소개 받았다며 배팅볼 투수도 괜찮다면 있어도 좋다는 허락을 해 주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 혹시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닌가 하고 내 귀를 의심해 볼 정도였다. 그렇게 해서 나는 배팅볼 투수로 OB 베어스의 2군에 합류했다. 그 러나 아무리 프로팀이라고 해도 2군의 경우 청강고 팀 분위기와 크게 다를바가 없었다. 월급이 있기는 하지만 1군 선수들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더욱이 나는 정식 선수는 커녕 연습생도 아닌 배팅볼 선수였다. 배 팅볼 투수란 쉽게 말하면 방송국의 FD와 같았다. 이것 저것 선수들 잔심부름에서부터 유니폼 챙기기까지 궂은 일은 다 내 몫이었다. 그 래도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나도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아침 9시에서부터 오후 6시까지 정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