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jaco (Joooooooon�x) 날 짜 (Date): 1995년09월15일(금) 18시54분18초 KDT 제 목(Title): 마지막졸업은 쓸쓸했다... [2] 1,2학년 때와 달리 3학년 때는 매일 매일 집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유일한 동생 상범이가 청강고 학생이 된 것이다. 그 무렵 동 생이 전해 준 소식은 은연 중 머리 속을 무겁게 누르고 있던 한 가지 짐을 덜어 주었다. 아버지가 사업 실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다시 버스 운전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실의를 떨치고 예전의 씩씩한 아버 지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내게는 크나큰 힘이 되었다. 내가 투수가 되어서도 청강고 야구부 성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 은 가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3년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선수 발굴에도 안이했다는 게 해체 이유라고 했다. 나는 믿지 않았다. 선 수가 있는 한 팀은 결코 해체될 수 없다는 게 나의 믿음이었다. 그 믿음은 그 해 겨울을 넘기지 못하고 깨져 버렸다. 학교 재단 측 에서 부득이한 사정으로 야구부를 해체한다는 공고가 게시판에 붙은 것이다. 감독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듯이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다른 동료나 후배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지가 않았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 성적이 좋 았든 나빴든 내가 3년 동안 몸 담았던 곳이었고, 마음껏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곳이었기에 추억과 정이 어린 집이 헐린 듯 허 탈했다. 그래서인지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89년 2월 나는 마침내 청강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야구부 1회 입학 생이자 마지막 졸업생이 된 것이다. 참으로 쓸쓸한 졸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