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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ortsLeisure ] in KIDS
글 쓴 이(By): jaco (Joooooooon�x)
날 짜 (Date): 1995년09월15일(금) 18시53분18초 KDT
제 목(Title): 마지막 졸업은 쓸쓸했다... [1]




                              [마지막 졸업은 쓸쓸했다]

          경남 지역에서도 2부에 속했던 우리 팀 성적은 여전히 바닥에서 벗
        어날 줄 몰랐다. 지역 예선  리그에서조차 탈락하곤 해 중앙 무대 진
        출은 꿈도 못 꾸었다. 물론  잠깐 다녔던 마산상고는 보란 듯이 전국
        대회에 나가곤 했다.
          팀 성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학교 측의 지원 내용도 점점
        줄어들었다. 특히 한참  때인 우리들의 식단은 집에서보다 빈약했다.
        보다 못한 선수 어머니들이 교대로 식사 당번을 할 정도였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형편없이 기울었는데도 어머니 역시
        한번도 거르지 않고 식사 당번을 했다. 그 뿐만 아니었다. 운동 선수
        는 몸이 좋아야  한다며 없는 살림에도 보약을  해 오곤 하는 것이었
        다.
          당시 우리 집 형편은 겨우  밥만 안 굶을 정도로 어려웠다. 아버지
        가 사업을 한다고 그 동안 버스 운전을 하며 모아 놓은 돈을 몽땅 털
        어 투자했다가 실패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집안 사정을 외면
        한 채 야구만 했다.
          어머니는 그런 무심한 아들이  밉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매일 매일
        나의 건강만을 체크할  뿐 집안 사정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 안 하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너무나 철저하게 믿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속해 있는 팀은 누가  봐도 비젼이 없었다. 자연히 나의 미래
        도 불투명하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독불장군인 양 야구에만
        매달렸다. 그 나이 때 쯤이면 한번 쯤 겪게 마련인 사랑의 열병 같은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그  당시 야구 외의 모든 것들을 사치 품목
        으로 못박아 놓은  듯 싶다. 뒤늦은 출발이었지만  나는 그 누구보다
        잘해 낼 수 있었고, 또한 그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3학년이 되자 친구들  대부분이 야구를 서서히 포기하기 시작했다.
        팀 성적이 바닥이었으므로 대학 진학은  물론 별 볼 일 없는 실업 팀
        에도 가기 힘들다는 것을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런 상황에서 나는 포지션을 내야수에서 투수로 바꾸었다.
          어깨 힘이 좋고 투구 폼이  좋다며 감독이 적극 권장해 준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이명섭 코치와 특별히 친하게 지냈다. 그는 언제나 나
        를 볼 때마다  투수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며  격려해 주곤 했다.
        그 역시 청강고 선수들 중에는 나만이 유일하게 야구를 끝까지 할 선
        수로 지목했었던 듯 싶다. 아무튼  그는 후에 내게 엄청난 은혜를 베
        푼 나의 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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