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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starlet (꼬야야요)
날 짜 (Date): 1996년03월07일(목) 12시02분06초 KST
제 목(Title): 비 내리는 아침에...



비오는 날은 왠지 하루종일 기분이 그닥 좋지 않다.
지금까지 ㅤ살아오면서...비오는 날 즐거웠던 기억보다는 우울한 기억,
무언가 잘 풀리지 않는 일진이었던 기억이 더 많은 까닭이라기 보다는...
무언가 찰박거리며 온몸을 적시고 신발이 젓고 가뜩이나 들고다닐 것 많은 날에
우산 하나 더 들고 다니는게 심히 귀찮게 느껴지고
그 쌀쌀함에 집밖에 나서기 싫은 까닭도 있을 것이다...

비오는 날....난 괜시리 니힐리즘에 빠져본다...
아니다....염세적이 되어 버리는가??
회색으로 변해 버리는 거리의 풍경은 사뭇 전후영화에서 보는
인간의 나약함과 비굴함이 느껴져 옷깃을 세우고 길만을 바라보며 걷는다..

비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서정윤의 비의 명상........
어쩌면 나 역시 자신만을  내세우며 삶을 살아가기엔 
너무나 부족하고 부끄러운 것이 아직은 많은 것 같다.....
언젠간 내리는 비사이로 움직여야 할 정도로 바쁜 나날들이..
비 따위가 전혀 하루의 기분을 좌우할 수 없는 나날이 오겠징....:)



    - 비의 명상 -

하늘은
가난한 자들의 꿈으로
잔뜩 흐린 우리들의 하늘은
나무가 비에 젖는 줄도 모르고
해서 쓸쓸한 인생을
한 줄의 언어로 남기기에는 우울하다
빈 웃음으로 사라지는 것들을
가슴으로 지키고 있는
미처 깨닫지 못하던 나의 삶
빗속에
홀로선 나무 만큼도 자유롭지 못한
꿈이 가난한 우리들에게
비는 그냥 비일 뿐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는
연약한 빛을 따라 나는
나무가 되지도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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