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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okMyung ] in KIDS
글 쓴 이(By): PoemAndI (니 나)
날 짜 (Date): 1997년06월18일(수) 20시08분29초 KDT
제 목(Title): 나의 근황


내가 키즈에 접속을 하자마자 이 보드로 들어오게 되는것은 지난 사년간 즐거웠던

시간들을 함께 했던,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반가움부터 앞서는 내 대학 동기들의

소식을 접할수 있기 때문이다. 졸업직후 집을 떠나 있게 되고, 내 나름대로의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고 그랬는지, 만남은 고사하고 그들과의 전화연락조차 

별루 하지못했지만, 난 이곳 보드를 통해서 그애들의 사는 이야기는 듣고 있는

셈이다. 이젠 객지로 훌쩍- 떠나올땐 망설임보다는 홀가분함이 컸으므로- 옮겨앉은

나의 근황을 그들에게 조금은 알려야 할것 같은 맘에 지금 내 손가락과 머리가

분주해지려구 한다. 지난 넉달간 내 살았던 이야기야 그리 구미가 당길 건덕지도

안되지만, 어느날 느닷없이 오래전 친구가 전화해서 떠는 수다를 듣는다고 생각

하면 반갑지 않을까?? 하는 이 나의 맘을 그애들은 알것 같기에...^_*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4600원을 지불하고 이곳행 버스를 타면 정확히

1시간 30분 남짓 거리에 위치해 있는 그리 멀지도 않은 이곳을 그래도 내 살던곳이

아닌 타지라는 이유로 처음 얼마간은 서울이 무척이나 그리웠다. 가족들이나 친구

누군가가 보고 싶어다기 보단, 그냥 외딴곳에 혼자 떨어져 있다는 생각과 처음

해보는 객지 생활의, 생각하면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감상까지 곁들여져서는

자못 심란한 표정으로 기숙사로 귀가하던 때가 초기 한달간 있었기도 했고...

그렇지만 내가 적응력이 빠른 것인지 아님 아예 적응이고 뭐고 할 건덕지도

없는 생활이었는 모르겠지만, 어느덧 나는 이곳 생활에 대뜸 만족이라고 말할

줄 알게됐고, 내가 생각했던 자유로운 시간도 만끽하게 된것 같다.

처음 회사에서 거처를 마련해준것이 기숙사였는데( 이곳서 약 두달 가량을 지냈다)

난 이곳이 몹시 답답하고 싫었다. 먼저 한방에 네명씩 거주했던 이곳은 주로 

전임직 사원이라고 불리우는 생산라인에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들과

방을 함께 써야 했는데,갓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아직도 고 삼에 재학중인

연령층이 나보단 한참 어리지만, 이곳 생활엔 매우 익숙한 그애들과 관계가

좀 썰렁했었고, 더구나 삼교대를 뛰는 사람들이라서 2주텀으로 새벽잠을 설쳐 

댄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불만족스러웠던건 통금 제한이 있었다는 거다.

학교 기숙사도 그런것이 있는줄은 알았지만 직장 기숙사에 통금이라니,말도

안된다 싶었고,사실 12시 30분이 넘도록 귀가하지 못하는때는 흔한 경우도

아니건만, 암튼 구속이라는 생각이 드는것은 어찌할수가 없었다. 더구나

부서회식으로 난 딱 한번 제한 시간을 넘겨서 문을 두드리게 됐고, 도끼눈을

하고 째려보는 사감의 고의적 괴롭힘( 내가 묵었던 동 사감은 내가 보기엔

대졸 사원들에겐 좀 호의적이지 못했고,그래서인지 벌청소인지 뭔지를

난 톡톡히 치렀다)도 이곳을 나가고 싶어했던 이유중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

이래저래 난 여자동기 6명과 의견을 모아서 회사에게 내주는 사회아파트라는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한지 두어달이 넘었고, 지금은 이곳의 생활이 너무

좋다.( 원룸식의 아파트인데 한집에 세명씩 거주하게끔 되었있는데 내 룸메이트

들인 동기들은 너무 성격들이 좋다 ) 

사실 처음의 고립감 못지 않게 나를 정신 못차리게 했던 것은 바로 아무간섭이

없다는 것. 정말이지 구속이란게 없는거다. 사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했어서 대단한 간섭을 받은 사람처럼 말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부모님

눈치는 꽤 보면서 살았던 터라, 처음 동기들과 어울려 새벽까지 술마시고

놀러다니는 재미는 거의 나를 황홀하게 할 지경이었다. 지금은 거의

당연한게 되어버렸지만...:) 

아침 저녁 통근버스를 이용해 집과 회사를 왔다갔다하고 있고 출퇴근 시간에

여유가 있는 것을 이용해 내 취미 생활도 즐기고....나의 근황이란게

그닥 특별할것도 없이 평이하지만 내가 서울에 있었더라면 누리지 못햇을

시간적, 심리적 여유를 이젠 놓고 싶지가 않다. 물론 문듣문득 귀가길

스며드는 원초적 고독감을 완전히 지워낼순 없지만 이런 감정을 느껴보는것도

나쁘지 않다. 

처음 주말마다 집에 가선 일요일 오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내딪으며

버스에 몸을 실을땐 이곳 도시가 그리고 삭막하게 느껴지고 내가 몸담을

곳이 아닌것 같이 느껴지더니 이젠 어느덧 여기가 편하게 느껴진다.

저번주 집에갔다가 엄마한테 " 엄마 나 이젠 집에 갈래" 하는 바람에

우리엄마가 막 읏으시는거다. 거기가 네 '집'이야 하시면서...후후..


그래 이 글로 나의 근황을 이보드를 찾는 전산과 '93학번들에게 알리면서

내게 멜과 전화로 안부를 물어준 친구들에게 답신을 대신하겠습니다.

     고럼...20000..^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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