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oGang ] in KIDS 글 쓴 이(By): grium (+ 화요일 +) 날 짜 (Date): 1998년 9월 9일 수요일 오전 11시 53분 46초 제 목(Title): * 깁스한 그리움.. * 지지난 월요일에 학부생으로서는 마지막으로 맞는 (그리고 어쩌면 나의 마지막일지 모르는) 개강을 띵기려는 게 역시 잘못이였는지, 심하게 접질러서 왼쪽 발목에 깁스를 하게 되었다.. 바로 병원에 갔었어야 했는데, 부산으로 도망갔었기 때문에 수요일에나 병원에 갔고, 반깁스를 거쳐 지금은 통깁스를 하고 있다.. 초록색 붕대는 비극적이기엔 너무 우습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지만, 솔직히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목발을 써서 걷는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일 줄 미처 몰랐었다.. 워낙 뛰어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K관에서 X관 까지야 쏜쌀같이 달리면 5분이면 충분한 시간이였는데, 지금은 20분이 꼬박 걸리니 쉬는 시간이 15분 뿐인 화요일 목요일에는 난처할 따름이다.. 어제는 도서관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기다리는 데, '업무및 장애인용'이라고 써있는 표시 아래 영어로 이렇게 번역이 되어있다.. 'physically challenged'.. 그런데, physically뿐만 아니라, mentally challenged인 나를 본다.. 그래도 신기한 것은 집에서 매일 쉬는 것에 스트레스는 거의 받지 않는 모양인지, 신경질적이 되면 남아나지 않던 손톱들이 지금은 꽤 잘 자라 조금은 여자애 손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베개 두개를 받쳐 다리를 올려두고는 멍하니 줄거리도 들어오지 않는 소설을 읽고, 저녁뉴스를 보면서, '이런일도 있구나'하고, 드라마를 보며 아무생각없이 웃고 있다보면, 어느새 하루는 끝날 때가 되어있고.. 그러면 방에 새로 놓은 전화가 울려, 어제는 세경, 오늘은 지영 하는 식으로 그애들의 수다도 들어주고, 그리고 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눈을 감아보면, 하루종일 멍하게 지낸 내 옆에서 계속 그 한심한 모습을 보던 다른 나가 깨어나서는 나를 몹시도 괴롭힌다.. 그러면.. 일기를 써야할 지 , 편지를 써야할 지.. 하는 척 그애를 속여보려다가는 목이 메여오고, 눈물이 흐르고 입밖으로 자그마한 신음소리들이 새어나오면.. 그애는 조금 미안한 기분이 들어서인지 사라져가고.. 난 분명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야 하고, 그러면 분명 찌푸릴 표정 생각을 하면서 겨우 잠에 빠져들고는 하는 거다.. * 마음엔.. 깁스 할 수 없나? 화요일에 태어난.. 그.리.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