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banny (토찌) 날 짜 (Date): 2000년 3월 16일 목요일 오후 11시 00분 54초 제 목(Title): 멋있는 말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 적응성 있는 사기꾼의 언어를 어울려 지껄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올만에 삼십세 라는 책을 다시 꺼내서 읽었다... 한 수년동안 아무생각없이 마치 행복한 돼지처럼...이 아니고 행복한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렇게 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자극을 받고 싶다. 암튼, 난 독일어를 모른다. 근데 그쪽 계통의 책을 번역한 걸 읽으면 어딘가 비슷한 냄새가 난다....관념적? 이건 편견이지싶다. 여튼, 머리속에 두리뭉실하게 떠있는 어떤 느낌과 관념들을 명료하고 예리해서 멋있게 보이는 그런 표현들이 많은 책을 보면 보다가 밑줄을 긋고싶어진다. 예전에는 책만 사놓으면 하루내로 다 읽었다. 도저히 손을 놓을수가 없으니까. 근데 1984년은, 도저히 읽기가 싫은 것이었다. 샀는데. 결국 그 책은 과외 갔다왔다 하는 길에 들고다니면서 읽어버렸다. 읽게되니까 잼있더군. 요샌 사두고도 않읽는 책도 꽤 되고..그래서 안사고... 책안읽는게 돼지라고 말할순 없지만, 당체 생각하기가 싫어선지 잼있어서 많이 읽은 책, 꺼내서 옛날에 보다가 흘린 과자부스러기도 끼여있고, 심지어 밥먹으면서 봤는지 반찬국물도 흘려져 있고 그런 책을 다시 꺼내 읽으며 똑같은 부분에서 웃고 울고 한다. 아..이제 좀 그렇게 안살아야 겠다. 넘 정체된것 같다. 책안읽는다고 뭐 정체될꺼 까지야 란 생각을 하기엔, 그게 정체되지 않으려는 젤 쉬운 방법인것 같아서. 지하철에선 무슨 책이든 흥미있게 읽으면서(그렇다고 지하철에 책 별로 안가지도 다니지만), 집에서 편하게 있을땐 똑같은 책 꺼내서 , 반복을 좋아하는 어린애처럼 히히덕거리는 내 심리는 무얼까. 예전엔 그정도는 아니었는데. "사물의 궁극"까지 탐닉한단 말은 전혜린한테서 첨 들었는데, 종종 나온다. 고등학교때는, 그게 어떤걸까..몬가 있어보인다 그랬는데.. 이 삼십세에 보니까 역시 멋진 표현으로 모라모라 떠들고있다. ----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이렇듯 생각에 잠겼다는 것의 의미를 누군가 알아준다면! 그는 어떤 인식의 자취를 추적하는때, 온갖 개념들이 그의 머리속에서 풀어져 알맞는 모습으로 자리잡던 순간의일을 지금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 그네를 탄것처럼 높게, 그러면서도 현기증도 느끼지 않고 더 높이 날았을때 그리하여 이윽고 가장 장려한 도약에 자신을 맡겼을때, 그는 자신이 계속 꿰뚫고 더 높이 비상하지 않으면 안되는 어떤 천장을 향해 날고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순간 그는 모든것에, 그리고 궁극적인 것에 이어지는 그 어떤 것에 접했기 때문이었다. 곧 이어지는 사상으로 그는 천장을 꿰뚫을 수 있으리라! 그러더니 과연 그같은 일이 일어났다. 머리의 안쪽에서 어떤 타격이 그를 적 중시켜 흔든것이다. 고통이 머리를 들고 그에게 떠나라고 명령을 했다. 그는 사색의 속도를 늦추고는 어리둥절하여 그네에서 뛰어내렸다. 그는 자신의 사고의 감내량을 넘어선것이다. 아니면 그가 머물렀던 사고의 지점에서 어떤 다른 사람도 생각을 계속 진행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의 머리속, 천ㄴ장근처에서 무엇인가 딸깍하는 소리를 내더니, 그 딸깍거림은 불안스런 울림으로 몇 초 동안 그치지를 않았다. 그는 미치는 게 아닌가 싶어 책을 손아귀에 움켜잡았다. 머리를 내려뜨리고 완전한 의식을 지닌 채로 기절을 해서 눈을 감았다. 그는 궁극에 접하고 있었던 것이다. -- 이렇게 사람 흥분시키는 표현은 첨 봤다. 아..기절했다. 하하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