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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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ason ] in KIDS
글 쓴 이(By): ezoo ( 이  주)
날 짜 (Date): 2000년 1월 31일 월요일 오전 02시 17분 46초
제 목(Title): 응급실




 
저녁때 친구와 식사를 한 뒤, 얘기를 나누던중 옆 테이블에 계시던 분(친구가
아는분이라함)이 귤 두개를 주고 가셨다.
 
그래서 귤을 까먹던중, 갑자기 내 턱이 빠져버렸다. -_-;;
 
한 5분여간을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고 원상복귀시켜보려고 애를 썼지만, 잘될
기미가 안보여, 짐을 챙기고 집으로 왔다.
 
턱빠진 시간 10시 20분경
집에 도착시간 10시 55분
 
자초지종을 얘기하고나서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야할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아빠 말씀이 "그래.. 두껍게 입구 가라.." 하시며 병원비를 몰라서
5만원을 받아서 나갔다.
나는 그래두 첨 가는 응급실인데 부모님과 동행이라도 해야하지 않나 싶었지만,
그건 내 꿈이었던것이다. -_-;               
병원 가는길에 계속 속으로 "그래 난 이제 어른이야. 어른이 혼자 병원가는건
당연해." 하면서 씩씩하게 걸어갔다.
 
그런데 막상 응급실쪽으로 가면서 혹시나 교통사고 등으로 심하게 실려오는
환자들이 잔뜩 있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미치자 무서워 그냥 아파도 참구
집으로 갈까 하다가 --;
 
먼저 접수구에서 "어떻게 오셨어요?"
'저 턱이 빠졌는데요..'
"누가요?"
'제가요..-_-;'
멀쩡하게 말을 하고 있으니 좀 이상했나보다...
 
응급실안으로 들어가 서류를 건네주자, 간호사님이 "저쪽 침대에 앉아계세요"라고
하셨다.
그래서 쭈삣 쭈삣 침대들쪽으로 갔는데... 다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누워있거나
안대를 하고 자고 있거나, 어떤 꼬마아이는 자고 엄마가 옆에 지키고 있고..
내 침대 맞은편에는 위독환자인지 계속 입주변쪽에 호흡기를 의사선생님 두분이
누르시고 심장 박동수를 모니터를 통해 체킹하고 계셨다.
티비에서 보던 그런 심장박동 곡선이 그려지는거 말이다. 환자는 웃통은 벗고
있었는데 몹시 괴로와하며 몸을 뒤틀리듯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 환자의 얼굴쪽은 안보여서 다행이지만, 으. 보고있자니 무섭고.. 다들 누워있고 
보호자가 있는데 나만 멀쩡하게 앉아서 있으니..내 옆침대에는 부인이 링겔을 맞고
있었는데, 남편되는 젊은 아저씨는 나를 뚜러지게 쳐다보느거였다. "쟨 왜
왔을까?"하는 표정으로 -_-;
 
아까 그 몹시 아파하던 환자의 모니터를 좀 쳐다보니 맥막은 계속 뛰고 있는걸로
봐서 중환자는 아닐듯해보여 일단 그쪽으로 시선을 피하고 기다리기로 했다.
 
11시 30분
30분이 지났는데도 의사선생님이 안오신다. 난 환자로 안보이는걸까? -_-;
 
11시 45분
드디어 의사선생님이 오셨다. 누가 환자냐고 다시 물어보신다. -_-;
"저.전데요..."
좀 입벌렸다 다물었다를 반복하다가, 근데 턱빠진사람이 이렇게 말잘해요?? 하시며
다른 의사선생님께 데리고 갔다.
다른 의사선생님께서는 엑스레이 찍어보자고 하셨고.
기다리는 동안 의사선생님 3분과 이야기를 하였는데..
자꾸 내가 얘기하면 "쿠쿡"하고 웃으신다.
"왜 웃으세요? 심각한 얘긴데요.." -_-;
의사 : "예.. 그렇죠.."
 
엑스레이찍으러 갔는데, 난 오른쪽이 빠져서 간건데, 입벌리고 찍는 장면에서 그만
왼쪽 턱까지 빠져버렸다. T.T                 
 
엑스레이 결과 현재 왼쪽턱이 빠졌다고 하셨고, 나는 바루 어느 방으로 들어가서
주사를 팔과 히프에 맞고 의자에 앉아서 턱교정을 받았는데.. 으 디게 아프다.
교정 3번만에 왼쪽턱은 원상복귀되었으나, 오른쪽은 여전히 뻐근한 상태..
 
근데 잘 안되시나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때부터 기억이 안나는거다. -_-;;
내가 맞은 주사는 마취주사였는데.. 의자에 앉아있다가 일어서서 휘청거려서
의사선생님이 부축해줘서 신을 벗고 그방에 침대에 누운것 같기도 한데..
 
....
 
누군가 일어나세요. 깨셔야 해요.. 하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난 아까 그 바깥쪽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는것이었다.  헥.. 잠을 잤나부다.
 
시계를 보니 1시 30분.. -_-;
 
나 :근데요.. 저.이침대에서 아까 안잤는거 같은데요..?
의사 ; 네.. 맞아여.
나 : (윽. 아니 누가 나를 옮긴거지? 으..그 침대이동해서 옮기는걸 했다는
얘긴데.. 난 왜 그걸 전혀 몰랐을까? 아까비.. 어떻게 하는건지 봤어야 하는데..
-_-;)                                                               
 
 
일어나서 걸으려고 하니 다시 휘청..
 
의사 : 좀 30분 앉아있다가 가세요.. 어지러우면..
나 : 아네요.. 집에가서 자아죠. -_-;;
의사 2 (다가오며 ) : 어 일어나셨어요? 턱 좀 어때요?
나 : 아까 첨상태로 복귀에여. 오른쪽 여전히 뻐근해요.
    *찌릿* 흘낏 쳐다보며..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말을 시작했다.
    선생님께서 아까 저 왼쪽 턱 빠져서 눈물나니까 막 놀리셨던분이시죠?
의사 2: 하하 누가 놀려요? 안놀렸어요.
나 : 아까 분명히 "어우~~눈물도 나네~~ 아파서 어쩌나~~"이러구 놀리셨자나요 -_-;
    (그때 아파서 입도 다물고 가만히 있는것도 힘들었는데, 자꾸 놀려서 내가
     웃지도 못하고 정말 가관인 상황이 있었었다. )
의사 2, 의사 3 : 하하 ..아네요.
 
진료비가 근데 합해서 15만원정도가 나왔다. 의료보험증을 안가지고갔더니 -_-;
엄마께 전화해서 계산을 끝내고 서류 다시 갔다주러 갔는데..
 
의사 1과 의사2가 다시와서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알려주셨다.
나 : 무슨과를 가야하나요?'
의사 : 치과요.
나: 윽. -_-; 그냥 치과요?         
의사 : 아. 구강학쪽으로 가세요. 가시면 알려줄거니까..
       종종 빠져요?
나 : 이런게 고생한거는 오늘 첨이에요.
의사 : 자주 그러면 수술해야해요..
나 : 윽. 수술여????  수술안하고도 있다던데.. 친구한테 들은적 있어요.
의사 : 네.. 일단 가서 다시 진료를 받으세요.
나 : 네..고맙습니다..
 
라고 말을 하며 인사를 한사람이
의사1, 의사 2, 의사 3, 간호사 1분, 옆에 앉아계시던 청원경찰 까지.
-_-;
 
 
중상도 아니었는데, 다들 그 새벽시간에 환자들을 돌보느라 힘듬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모두 따뜻하게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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