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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10월04일(화) 01시12분22초 KDT
제 목(Title): 아무 여자나 다 이쁘다고 하는 남자.




" 다우 오빠는 아무 여자나 다 이쁘다고 한다면서요? 그럼 지난 번에 나보고
이쁘장하다고 한 말도 다 거짓말이겠네! "

지난 한 주 동안 내가 학교 여자 후배 두 사람에게 연이어 들은 말이다.

아니..누가 그런 모함을 해! :( 내가 눈이 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야
너한테 이쁘다고 한 말은 진짜였어. 내가 보기에 너는 남자들이 좋아할 타입
이고 정말로 이뻐....어쩌구 저쩌구....  

이런 식으로 썰을 풀어 가지고 나는 간신히 흥분한 후배들을 진정시키고 다시
인간 란다우 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사실 내가 아무 여자나 다 이쁘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하 :P

이상하게 여자들은 스스로 자신이 미인이 아니란 것을 알아도 예쁘다고
칭찬하면 하나 같이 전부다 속으로 "그런가????" 하면서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나이가 많고 적음이나 학벌이 높고 낮음을 떠나서 백이면 백 다 마찬가지
이다. 

겉으로는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울리지 않게 아부하지 말아요!" 

하면서 다른 데 가서는

"글쎄...다우 오빠가 나 이쁘다고 했단 말이야... :) "

이러는 거다. *) 

이미 오래오래 전에 내가 간파한 사실이지만 아무리 터무니 없는 것 같이 들려도 
여자들에게는 예쁘다는 말을 하면 반드시 호감을 얻게 된다. 그래서 여자들에게
미인이라고 아부(?)를 하는 행동은 ... 어느 사이엔가 나에게 체질화가 되어서
이제는 왠만한 여자들은 다 나에게 이쁘다는 소리를 한 번 쯤 얻어 들은 적이
있게 되었다. 이런 행동이 사탕발림이란 것을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뻔히 알지만, 나에게는 득이 되었으면 득이 되었지 결코 손해가 된 적이 없다.

이것을 뒤집어 이야기 하면 나한테서 이쁘다는 이야기 못 들은 여자는 솔직히
말해 조금 심각하게 자신을 반성(?)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헤헤헤... :P
아무리 아부도 좋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양심상 도저히 그런 소리를 꺼낼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아주 드문 일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혹시 키즈모임 같은데서 만난 분중에 란다우가 이쁘다고 안했다고
비관하지 마시길.... 그래도 어느 정도 알아야 그런 말도 하지 잠깐 이야기
나누고 그런 소리 할 수는 없잖아요? 안 그래요? :) )

한가지 곤란한 일은 이쁘다는 말 (귀엽다, 이쁘장하다, 미인이다...등등등..)을
너무 남발하다가 보니 정말로 이쁜 사람을 보면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보통 정말로 내가 미인이라고 생각이 되면 칭찬을 할 때 '미인' 앞에
되는대로 수식어를 붙여서 말을 한다. (이건 어느 선배에게서 배운 방법인데..)

뭐..네트계 최고 미인이라는 둥, 아니면 서울대 독문과 최고의 미모라는 둥,
자연대가 자랑할만한 아름다움이라는 둥....

이정도쯤 되면 좀 지나치다...그지??? :)

그런데 사람들이, 아니 여자들이 이런 화려한 수식어는 다 잊어먹고 미인이라고
했다는 요지만 기억하고 있다가 나에 대해서 좀 알게 되면 

"아니 란다우는 아무여자나 이쁘다고 한다면서? 그럼 나에게 한 말도 빈 말이네!"

하고 분기탱천해서 따지러 오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음냐...쩝...
(여자들도 그래...그러면 그냥 저 인간은 그런가 보다..하지 그걸 또 꼭 
따지더라고...)

사실 별로 안 이쁜 여자가 그럴 때 열내고 오면 도로 한 번 더 아부해서 보내면 
되지만 진짜로 미인인 사람이 속았다고 펄펄 뛸때면 정말 모라고 답을해야
할지 난감하다. 위에서 말한 두 후배도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을 미인들인데
......

사실 이런 따짐을 받을 때면 속으로는

'나한테 묻지 말고 집에 가서 거울봐라. 너 스스로 잘 알것 아니니? '

하지만 차마 그런 말을 할 수는 없고, 너한테 한 말은 진짜 진심이라고 다시
한번 사기를 쳐야하는 처지가 된다. 우...비참한 사기꾼의 말로...:)
그러면 이제는 내말이 뻥이란 것을 알 때가 되었거만 백이면 백 모두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돌아간다. 쯔쯔... :P

이런 나의 행각(?)을 잘아는 어느 후배가 물었다.

"오빠는 정말로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만났을 때 쓰는 말이 따로 있죠?"

후후...그럼 있지. 있고말고 ^_^ 

"하하..저하고는 상관 없을 테지만 뭔지 저에게 알려 주실래요? "

오빠는 말이야...정말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는 생긴거 하고는 상관 없이 
'참하다'는 표현을 쓰거든.....:)

" 참하다...참하다... 좋은 표현이네요..."

내가 쓰는 이 참하다는 표현은 사실 중의법이다. 한국말의 참한 색시 할 때의
참하다도 되고 영어의 'charm 하다'도 되는..이중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나는 정말 이 말을 잘 안 쓴다. 한국말의 의미로는 어쩌다가 쓰기도 하지만
나만이 알고 있는 '참하다' 중의법이 포함된 '참 & charm 하다'는 찬사는
여태까지 딱 네 사람만이 나에게서 들었을 뿐이다. 

어떤 여자가 참한 여자냐고 물으면 나도 필설로는 형용할 수 없다. 나름대로
참한 여자의 이미지는 가지고 있지만 ...... 그리고 해가 가면서 약간은
참한 여성상이 변하기도 한다. ;)

어머니께서 나의 친구가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너는 도대체 언제
장가갈 생각이냐고 따져 묻고는 하시는데, 겉으로는 뭐 아직 생활능력이 없네
학위는 끝내고 생각하죠 하고 발뺌을 했지만 속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 다섯번 째 참한 여자를 발견했을 때요....... '



                                   ---  landau (fermi@power1.snu.ac.kr)

         유치원 퇴학생, 병역 기피자, 화류계 생활 30년, 학생을 빙자한 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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