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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09월28일(수) 04시24분59초 KDT
제 목(Title): 갈매기의 여행기(8)!!!


음... 아무래도 갈매기의 지루한 여행기로 제목을 바꾸어야 될 것 같다.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뻔뻔하게 계속 보드를 어지럽혀야지!!!   :P



삐~ 삐삐삐~

시계소리에 잠을 깨었다.

이상하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그렇게 자면 사실 깊은 잠을 자기는 힘들어서 손목시계의 소리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그래도 잠을 자서 그런지 몸이 개운하다.

오늘부턴 제법 힘이 들텐데...

아직 깜깜하다.

랜턴 불빛에 의지해서 바다로 나가니 군인들은 철수중이고...

벌써 나와있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몇명 보인다.

그때부터 깜깜한 바다만 쳐다보았다.

어느새 바닷가에는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건만...

아직도 새까만 바다는 수평선이 어디인지... 

어디가 바다이고 어디가 하늘인지도 가르쳐주지 않고 있다.

바람이 차다는 느낌도 없이 그렇게 한참을 보냈다.

모르지 단지 몇분에 불과했는지도...



일순 사람들의 탄성속으로

저 멀리에 붉은 기운이 감돈다.

이제야 해가 뜨나 보다.

드디어 우린 수평선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붉은 기운은 제자리에 멈춰 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첫날밤의 새악시마냥 

해는 자신의 몸을 보여주기가 그리도 부끄러운가 보다.

점점 수평선을 붉은 기운이 미세하게 퍼져갈 뿐...

해는 좀체 자신을 나타내지 않았다.

아주 조금씩

한낮이면 그리도 오만하게 인간을 굽어보던 해가

그렇게까지 부끄럼을 타는 줄은 처음 알았다.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바다 한가운데로 점점 퍼져 나오는 붉은 기운만이

잠시만 기다려요.

이제 단장을 끝내고 나갈께요...라고 말해줄 뿐...

누가 해를 남자에 비유했던가???

해는 나들이를 나가기전 여인네들이 몸단장에 시간을 끌듯...

좀체로 모습을 드러내지를 않는다.

우리들의 기다림을 더욱 간절하게 하려고 그러나...?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저 멀리에 수평선 아래로 한척의 배가 그림같이 붉은 기운을 가르며 

유유히 지날 때...

그것이 신호인양 

마침내 해는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들의 탄성속으로...

해는 당당하게...

나 이제 나갑니다...라고 소리치듯 힘차게 솟아났다.


아~~!

그 전의 머뭇거림은 저리 힘차게 도약하려는 준비였던가???

해는 오히려 아쉬울 정도로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힘차게 그 위용을 드러냈다.

사지는 해의 떠오름과 동시에 순식간에 어둠을 몰아내고...

마치 악을 무찌르는 영웅의 모습처럼...

해는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전의 부끄러움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해는 다시 인간을 오연히 내려다보며 차마 자기를 쳐다보지 못하게 하였다.





해돋이는 순간이었지만...

이미 해가 솟아 밝은 아침임에도

난 쉽게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저것이엇던가?

저것이 진정한 해의 위용이던가???

나타나기 전의 기다림과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솟아오름은 

좀체 나의 마음을 놓아주지 않았다.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가까스로 난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 장관, 그 때의 감동을 

아직도 난 좀체로 잊을 수 없다.

누군가가 나에게 어느 산을 가랴고 묻는다면 난 지리산이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에게 어디로 가랴고 묻는다면 

난 동해, 남한의 끝, 그 바닷가로 가서 해돋이를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도 갈매기처럼 운이 좋아 밝은 날이라면 마음껏 그 장관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젠 다음의 행선지로 가야겠지.

아침을 지어먹은 후, 난 삼척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싫었다.

삼척에서는 죽서루에 올라 나도 신선의 정취나 느껴볼까나...???



  -- 후후... 세월 좋죠?  

     여러분! 배낭을 메고 여행을 떠납시다.

     전 지금도 논문쓰고 나면 어디로 갈꺼나~~하는 생각에...

     으흐... 생각만 해도 기분이 상쾌해 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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