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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09월25일(일) 06시07분04초 KDT
제 목(Title): 보고픈 케리...(3)


케리가 죽었다.

방금전까지 나랑 놀던 케리가 죽어버린 것이다.

죽는다는게 뭘까???

케리는 더이상 나랑 뛰어다니지 않았다.

아무리 불러도 움직이질 않는거다.

난 흘러내리는 눈물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렇게 강하게 보이던 큰형도 마찬가지였다.

자기때문에 죽었다며 중학생이나 되던 큰형도 막 운다.




큰형이 시내의 학교에 갔다가 올시간이 되어서...

언제나처럼 길가로 마중을 나갔던...

그렇게 힘차게 뛰어나갔던 케리가 죽어서 온 것이다.



그날따라 큰형은 길건너로 걸어오고 있었단다.

시골길이라 차도 별로 다니지 않는 그 국도를...

우리집 앞의 그 길엔 차가 참 빨리도 달렸었다.




형을 마중나갔던 케리는 건너편에서 걸어오는 형을 보고...

반가워 뛰어가다 트럭에 치인 것이다.

매일보는 형인데 뭐가 그리도 급했을까???

그렇게 케리는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 형제들은 뒷동산에 케리의 무덤을 만들어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아버지랑 어머니도 기분이 우울하신 것 같다.

케리가 떠나고 나서도 한참을 우린 그렇게 우울하게 보내야 했다.

더이상 나를 태워주던, 나의 보호자 케리는 없었다.

케리가 없는 마당은 너무도 크고 허전했다.

텅 빈 마당...

한참을 난 케리가 보고싶어 밤에 아무도 몰래 울었었다.

하지만 아무리 울어도 우리의 케리는 달려오지 않았다.




케리의 아기가 죽었을 때도 잘 몰랐는데...

케리가 죽고서 난 죽는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게 되었다.







케리가 죽고서 아주 오랫동안...

내가 아장아장 걷던 네살이 아니고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우리 집에서는 개를 키우지 않았다.

케리는 가끔씩 온식구가 모여서 옛날일을 얘기할 때면...

그럴때면 다시 우리 곁에 와주었었기 때문에...






지금도 케리는 천국에 있겠지...

언젠가 내가 죽으면, 천국에 갈 수 있다면...

내 친구 케리를 만날 수 있겠지...

케린 나를 등에 태워주던 그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 휴우! 케리를 만날려면 천국엘 가야 될텐데...

     죄지은게 많아서...

     케리를 만날려면 지금부터라도 착한 일을 많이 해야 될텐데...

     불현듯 네살의 그때로 돌아가 케리와 놀고픈

     어릴적 친구 케리가 그리운 갈매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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