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jusamos (주세이모스吝) 날 짜 (Date): 1994년09월24일(토) 13시43분19초 KDT 제 목(Title): [백과사전19] 희생 개미를 관찰해 보면, 저 자신의 생존의 요구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외부의 요구에 따라 행동한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몸통에서 머리가 잘려나가면 그 머리는 적의 다리를 물거나, 곡물 알갱이를 자름으로써 여전히 쓸모있는 존재가 되려고 애를 쓴다. 가슴이 잘려나갔을 때도 그 가슴은 적이 쳐들어오는 입구를 막으려고 기어 간다. 자기 희생인가? 공동체에 대한 광신인가?집단주의 때문에 생긴 미련함인가? 그 어느것도 아니다. 개미 역시 외톨이로 살아갈 줄 안다. 겨레를 필요로 하지 않고, 겨레에 반역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자기 희생의 모습을 보이는 걸까? 현재 내 연구가 도달한 수준에서 말한다면, 그것은 겸양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 인다. 개미에게는 자신의 죽음이 그리 대단한 사건이 못 되는 것 같다. 즉, 개체의 죽음이 방금 전까지 하고 있던 일을 단념해야 할 만큼 중요한 사건은 아니라는 것 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