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09월21일(수) 01시41분20초 KDT 제 목(Title): 갈매기의 여행기(3) 무슨 바람이 불어서였을까? 1학년때의 방학이다. 서울에 있다가... 집에도 한번 가봐야지하는 생각이 났다. 그렇다고 바로 가긴 싫고... 계속 일이 있다가 며칠간의 시간은 생기고... 그렇게 별 이유도 없이 첫여행은 시작되었다. 어디를 갈까??? 낯선 곳에 혼자 간다는 것이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과친구들이 있는 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우선은 충남하고도 당진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 뭐 없음말구... :) 그럼 혼자 당진 구경이나 하고... 지도를 보고 천안삼거리에선가 내렸다.(기억이 가물가물...) 물어물어 당진이란 곳을 찾아갔는데... 우와 정말 자그마한 마을이었음. 전화를 그제서야 했는데... 친구는 마침 집에 있었다. 근 한달만의 해후를 반가워하며... 여행중이라 하니깐 친구는 먼저 여기 충남을 둘러보라고 한다. 일단은 둘이서 천리포와 만리포를 갔다. 방학이 다 끝나 갈 즈음이라 그런지 별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천리포로 가는 차속에서 바라본 충남의 들판... 같은 산하라 뭐 그리 내 고향과 다를까 싶었지만... 저 멀리에야 산이 보이는 풍경은 바닷가에서 자란 나에겐 낯선 풍경이었다. 아하! 이걸 들판이라고 하는 거군... 갈매기는 수평선이 보이고 그 위를 떠다니는 배가 자연스럽던 갈매기의 고향 부산을 떠올리게 되곤 했다. 들판과 바다!! 시야가 확 트인다는 점에선 비슷했다. 둘러보면 산이요, 아님 답답한 빌딩이 늘어선 서울!!! 낯선 타향의 도시에 답답해 하던 갈매기는 속이 확 트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한학기가 지나도록 웬지 답답하던 가슴! 그 답답함의 이유를 느꼈다면 과장일까??? 그래서 갈매기는 부산에 가자마자 해운대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겼었지... 천리포는 말처럼 천리에 이르지는 않았다. 만리포도 당연히 만리씩이나 되진 않고... 그리 크지는 않은 해변... 처음 보는 서해는 낯설기만 했다. 백사장이란게... 갈매기가 익숙한 보송보송하고 따사로운 동해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런걸 갯벌이라고 한다지... 바닷가에 살면서도 처음보는, 아니지 사진으론 봤으니깐 직접 보긴 처음인 불가사리... 신기했다. 딱딱한 껍질에 천천히 오므렸다 폈다하는... 보기엔 그리 딱딱하지 않았는데... 그 백사장 아닌 갯벌에는 불가사리가 참 많았다. 그리고 바다도 푸르다기 보다는 조금은 어두운... 동해의 바다에 익숙해서인지... 그 후에도 서해는 별 감흥을 주지는 않고 있다. 이제 대전으로 향하며... 그 친구는 나와 합세했다. 자기도 여행을 하고 싶다나... 하하하... 친구따라 강남을 간게 아니고 친구따라 가출!!! :) 대전에 잠시 들른 후, 우린 마산으로 가기로 했다. 급할것도 없겠다. 우린 운치를 살린답시고 비둘기호를 타고 갔다. 에구~ 언제 삼랑진에 갈려나??? 밤차를 타니 우리랑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그리도 많던지... 사람이 엄청 많아서리... 에구... 고생문이 훤하당. 알다시피 비둘기호에는 좌석표가 따로 없다. 당연히 먼저 타면 임잔데... 우리야 대전에서 탔으니... 쩝... 두말할 필요없이 우린 서서 가야 했다. :( 그래도 좀 편할라고 아가씨 4명이 있는 옆에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엉덩이라도 팔걸이에 걸라고... :) 서서 한 두시간쯤 지났나??? 그 아가씨들이 준비해 온 김밥을 맛있게, 아주아주 맛있게 먹는다. 으흐..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하나만 주면 안잡아먹~지) 나의 전음을 들었는지 -> 음~ 내공이 나에 맞먹는군... 우리보고도 하나 먹으란다. :) 흐흐흐... 우린 먹는 건 절대 사양하는 체질이 못갉다. :) 결국 우린 김밥 도시락을 한사람에 하나씩 순식간에 뱃속으로 밀어 넣었다. 갈매기: (배부르니 엄청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어디까지 가세요? 아가씨: 부산요. 어디까지 가세요? 갈매기: 저흰 마산까지 가요. 아가씨: 어~ 이건 부산가는 기찬데요. 갈매기: 알아요. 제 고향이 부산인데요. 삼랑진에서 갈아 타려구요. 부산가면 어디어디 가보실려구요? 아가씨: 일단 태종대 가보구요, 그리고 해운대랑 광안리랑... 주저리주저리... 갈매기 말도 잘하지... :) 아가씨: 다리 아프실텐데 이쪽으로 앉으세요. 갈매기: (그 짧은 시간에 엄청 많은 생각을 한다. 흐흐... 우리가 맘에 드나보지. 근데 남자가 기냥 앉으면 별로 보기는 않좋겠지. 일단은 사양해야지.. 그런다고 그냥 서서 가라면 어쩌지... :< 아냐... 계속 권할거야... :) 으흐... 속 보인다.) 아닙니다. 괜찮아요. 뭐 좀 서있는다고 다리 부러지겠어요? 결국 갈매기의 예상대로 계속 권하길래 끼여 앉게 되었다. 날씬도 하지... 한 좌석에 세명씩 앉고 우리 좌석에는 한 아가씨가 제일 안쪽 창가에... 갈매기가 그옆에 내 친구는 복도쪽에 앉는 포지션... :) -- 에구 또 길어졌군... 별 씰데없는 얘기로 길게 끌었네... :< 좀 있다가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