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09월15일(목) 20시40분14초 KDT
제 목(Title): 이대 앞에서 헌팅하다....



이 놈의 키즈 때문에 나는 27살이나 먹어 가지고 이대 앞에서 헌팅을 해야 하는
불행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P

키즈를 하면서 좋았던 일 중의 하나가 멀리 떨어져 있는 대학 시절의 친구들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것인데, 학부때 스터디를 같이 했던 친구 하나가 그 중
이 메일을 통해서 자주 연락을 취했다. 여자라고는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다는
(?) 포항에서 박박 기고 있는 그 친구..... 우리는 서로 이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여름에 그 친구가 서울에 오면 같이 이대 앞에 헌팅을 하러 가자는 호기있는
농담을 주고 받고는 했다.

그러다가 이 친구가 진짜로 서울에 올라왔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어느날 저녁
7시쯤 되어서 다른 친구들은 하나도 찾을 수 없고 우리 둘만 멀뚱멀뚱 하릴없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 봐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다.*o*

   "우리... 전에 말한대로 이대 앞에 헌팅하러 갈까?"
   "........."
   "........."
   "그래 가자! 우리가 이 때 아니면 언제 헌팅해 보겠냐?"

수 많은 독자들에게는 경악스럽게 보이겠지만 우리는 그런 어처구니 없는 과정을 
거쳐서 이대 앞으로 헌팅을 떠나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이 헌팅은 걸 프렌드 하나
없이 타향에서 고생하는 친구를 위해 내가 몸바쳐 살신성인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 불행히도 아무도 안 믿어준다.음냐......

친구와 나는 학교에서 걸어 내려가는 길에, 아니면 미네루바의 애절한 책광고가
방송 되는 72-1 번 버스 안에서 몇 번이나 돌아 가자는 말을 했었다. 야, 우리가
이나이에 정말 헌팅 같은 거 해야 하는 거야? 사회적 지위와 체면이 있지.
후배들이 알면 모라 그러겠냐..... 어쩌구 저쩌구. 근데 이상하게 한 놈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다른 한 놈이 뚱해지고, 좀 있다가 뚱하던 놈이 그래 니 말이
맞다 우리 돌아가자 하면 아까 관두자고 열올리던 놈이 야...그래도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하다못해 사과라도 깍아야지...하면서 계속 가자고 하고.

그런 식으로 우리는 결국 서로 하기 싫은 척(?) 하면서 신촌에 내리고 말았다.
몇 번 하다가 안 되면 그냥 어지 들어가서 술이나 먹기로 하고......:)
처음에는 신촌에서 할까 했지만 그래도 여성이 많은 곳이 나을 것 같아서 우리는
가까운 이대 앞으로 자리를 옮긴다..............



 
                                   ---  landau (fermi@power1.snu.ac.kr)

         유치원 퇴학생, 병역 기피자, 화류계 생활 30년, 학생을 빙자한 건달.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