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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09월08일(목) 01시54분56초 KDT
제 목(Title): Marriage II - 함잡이와 미녀.



내 중학교 친구 강 윤수가 돌아 오는 10월에 장가를 간다. 평소 그 녀석이
입버릇처럼 말하던대로 눈이 크고 화사한 미인 아가씨를 잡아서 입이 귀밑까지
찢어져 있는 상태다. :)

친구들이 어디에서 만났냐고 물었더니만 윤수의 친구가 얼마 전에 결혼을 했는데
윤수가 거기에 함잡이를 하러 갔다가 만났다고 한다. 물론 나의 제수씨가 될
사람은 그 때 신부의 친구여서 함 들어 오는데 미인계(?)를 구사하기 위해
와 있었고......거기서 내 친구가 이 아가씨를 보고 한마디로 '찍은' 것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두 사람이 그 때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내
친구 윤수는 지금도 기억이 안 난다고 강력하게 버티고 있지만 두 사람은
대학교 2학년때 (여자 쪽은 1학년때) 어느 미팅에서 파트너로 마주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내 친구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하여간에 그
미팅은 애프터 한 번 없이 싱겁게 끝났는데....글쎄 그 뒤로 한동안 그 
아가씨의 친구들 사이에는 

"강 윤수 정말 매너 황이다!"

라는 말이 두고두고 술안주 거리가 되었을만큼 엉망인 미팅이었단다.
(보나마나 뻔하지...당시에야 그 아가씨 눈만 댕그라니 큰 신입생이었을테니
 별로 매력 없게 보였을테고 내 친구 녀석 , 그냥 파트너를 푸대접한 뒤 
 빠이빠이 한 것 아니겠어?)

당시의 원한을 기억하는 이 아가씨에게...내 친구 놈은 당시의 기억은 까맣게
잊어 먹고 대담하게 관심을 표시한 것이다. 두 다리를 거쳐서 들어 온 이 관심
표현에 기가막혀 버린 우리의 제수씨.. 처음에는 당차게 노우! 했다가 하도
내 친구가 열심인지라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했단다.

그리고 내친구도 그간에 사회생활에서 갈고 닦은 매너(?)가 있었는지 이번에는
이 아가씨의 마음을 사로 잡는데 성공했다. ^_^ 여자 쪽에서는 계속 그 때 
자기를 구박했다고 원한(?)을 품고 있는 모양인데 내 친구는 여전히 기억에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 그녀의 친구들은 당시의 그 매너 황 강 윤수에게
친구가 시집을 간다는 사실에 경악을 하고 있다나?

역시 인연은 따로 있는 모양이다.....:)


                                   ---  landau (fermi@power1.snu.ac.kr)

         유치원 퇴학생, 병역 기피자, 화류계 생활 30년, 학생을 빙자한 건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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