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wolverin (GoBlue) 날 짜 (Date): 1994년07월26일(화) 06시59분09초 KDT 제 목(Title): 하숙집 이야기 5 (고모와 소개팅) 신촌의 하숙집에 들어간지 한달후, 2 층과 4 층에 있는 인원을 합하여 그 집 지하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아줌마 말씀이 봄이되어 세가 올라서 두 층을 모두 운영하기는 벅차고 지하는 지상보다 좀 커서 남은 사람 모두 들어갈 수 있단다. 지하로 내려 가는 것은 꺼림직 했지만 내가 들어갈 방은 조그마한 창이 있어서 그런대로 지낼만 하다는 생각에 동의하게 되었다. 그 하숙집에는 할머니, 아줌마외에 아저씨의 먼 친척 동생이 함께 있었는데 밥이나 빨래를 도와주고 있었다. 하긴 지하 한층이긴 하지만 하숙생이 근 20 명이 되니 아줌마 혼자 일을 할 수는 없었고 할머니는 힘든 일을 하시기에는 나이가 많으셨다. 그 누나는 하숙집 꼬맹이들에게 (아저씨는 아들 둘이 있었다.) 고모였기 때문에 하숙생들도 모두 고모라고 불렀다. 나보다 4-5 살 많을 뿐이었는데... 그런데 고모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처음부터 나를 좋아해서 이것 저것 신경을 많이 써주었고 나도 동생처럼 따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무도 모르게 고모가 나를 살짝 불러내더니 싱글거리며 웃는다. 그러더니 나보고 애인이 있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 근처에 있는 왠만한 하숙집을 다 알고 있는데 어느 하숙집에 이쁜 여학생이 있단다. (경사났네) 자신이 책임지고 엮어줄테니 기다리고 있으라나. 며칠 후, 그 여학생을 하숙집 근처 작은 카페에서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 고모가 나를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곧 알 수 있었는데 내가 성실하고 착하고 모범적이며 앞날이 촉망되는 학생으로 선전이 되어 있는듯 했다. 고모가 얘기한 만큼 예쁘지는 않았지만 참 귀엽게 생긴 그 여자애도 내가 그리 싫지는 않은 눈치여서 용기를 내어 며칠 후의 내 생일날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은근히 선물을 강요하면서... 하숙집에 돌아오니 고모가 하는 말이 그 쪽 하숙집 아줌마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그 여자애의 반응이 꽤 좋다는 것이다. (헤에~~~ : 저는 너무 좋으면 입이 풀려요.) 그러나 하늘의 인연이 아니었는지 그 여자애와는 바로 내 생일날 깨지고 만다. 도둑놈 사건 때문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