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U ] in KIDS 글 쓴 이(By): wolverin (GoBlue) 날 짜 (Date): 1994년07월26일(화) 06시26분03초 KDT 제 목(Title): 하숙집 이야기 4 (고스톱) 신촌의 그 하숙집은 이대 부속 국민학교 앞에 있는 지하 1 층, 지상 4 층의 벽돌 건물에서 2, 4 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모든 층의 집이 세를 내고 하숙을 하는 집 이라서 건물 하나가 모두 하숙집인 셈인데 내가 들어간 곳은 두층을 쓰고 있었다. 4 층은 할머니가 계셔서 할머니 집, 2 층은 그 아들과 며느리가 있어서 며느리 집 또는 아줌마 집으로 부르고 있었다. 내가 들어간 때는 겨울 방학이라 빈 방도 몇 있었고 다 차있지 않아서 2 층의 아줌마 집에 모두 모여 함께 밥을 먹었다. 그래서 처음 들어간 곳은 아줌마 집이었지만 할머니 집 사람들도 친해지게 되었다. 겨울이라 밤은 길었고 밤에 할 일은 별로 없어서 밤 10 시 쯤 되면 고스톱으로 친목 도모하는 일이 많았는데 한 집에 하숙생이 10 명이 넘으니 선수를 모으는 것은 쉬웠다. 더구나 하숙생들은 (특히 남학생들) 밤에 일찍 자는 일이 거의 없어서 새벽 2 시 정도는 되야 끝이 나곤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항상 아줌마가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 이었다.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은 3 일 연속 하루에 만원씩 잃고 난 다음이었다. 시작은 아줌마가 하고 끝도 아줌마가 내곤 했는데 특히 아줌마가 잃기 시작하면 일찍 끝이 났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드물어서 대개는 아줌마가 따게 마련이었다. 나는 글을 배우기 전에 친척 할머니에게 민화투를 배우고 중학교때 고스톱을 배워서 잘 치지는 못해도 왠만큼은 친다고 생각했는데 아줌마는 이미 아마추어의 경지를 벗어나 있었다. 그래서 보름이 채 되지않아 약 10 만원은 잃지 않았나 싶다. 또 그 판에서는 개평이라는 것이 없어서 잃으면 분한 마음에 다음 날 다시 끼게 되곤 하였다. 돈을 잃기만 하면 괜찮은데 패를 잘못 냈다는 둥, 다른 것을 먹었어야 했다는 둥 칠때마다 핀잔을 받아서 여간 약이 오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돈을 딴 사람이 그 돈의 일부로 술이나 과자를 사는 것이 관례이므로 좀 비싸게 술을 마신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하곤 했다. 그런데 그 곳에서 단련을 받은 다음에는 친구들과 고스톱을 쳐서 잃은 적이 별로 없다. 결국 신촌으로 하숙을 옮기면서 처음으로 얻은 것은 고스톱 실력이었다. 하긴 아직도 아마추어 실력이긴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