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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aizoa (오월의첫날)
날 짜 (Date): 2002년 8월 30일 금요일 오후 01시 10분 54초
제 목(Title): Re: 토지국유화정책



Roux씨가 말씀하시는 근거인 사회적 시장경제체제는, 토지의
사적 소유를 필연적으로 전제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환경오염피해를 막기 위해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어느 부분에서는
전면적으로 제한하고, 과실책임의 원칙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소유권제도의 내용도 소유권제 자체를 완전히 폐기하지 않는다면
적절한 제한을 가할 수 있습니다. 총/마약 등 금제품에 대한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 것처럼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할 경우의 폐해가 인정하지
않을 경우의 폐해보다 결정적으로 크다면 거기에 대해 국유화를
추진하겠다는 결정을 사회적 시장경제체제에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존의 토지 소유권에 대해서 헌법이 정한 보상과
방법의 최소침해성 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는 강령에서 규정할 사안이 
아니죠.

먼저 이익의 비교형량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법정책학적으로 보면, 이문옥씨가 1990년대 초에 감사에서 폭로하였고
여러 경제학자들이 재벌경제의 가장 중대한 폐해로 보던 것이 땅투기에 의한 
재벌의 성장입니다. 한국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좁은 국토(인구밀도 
세계3위권)와 땅투기와 관련하여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를테면 국유지의 면적을 점차로 늘리고, 투기성 땅거래를
높은 과세로 억제하는 것은 토지공개념 논의때부터 이미 보수적인
학자들도 제안하였던 것입니다. 한국의 땅투기 문제는 단지 사회적 이익의
분배를 왜곡시키는 문제 뿐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문제도 
발생시켰습니다. 은행금리보다 높은 땅값상승률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대출받은
돈으로 비업무용부동산을 계속 구입해놓기만 하면 이윤이 발생하기
때문이었죠. 

다음, 민주노동당 강령의 위헌성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토지라는
특정 재산에 대해서 국유화를 추진하는 것이 소유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주노동당 강령은 토지 국유화의 방법으로 정당한 보상
없는 국유화를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토지에 대한 소유권 
제한은 정당한 보상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헌법의 규정에서 어긋남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대토지 소유자에게 고율과세를 하고, 한편으로는
적정가에 토지를 매입하는 방법을 취하면 방법상 위헌의 소지는 줄어들
것 같습니다. 토지를 국가에 매도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 하고 말이죠.
도로건설을 위한 공공수용보다도 더 합헌적인 방법인 듯.

Roux님 말씀처럼 결국 문제가 될 것은 토지에 대해서 이를테면 점진적으로
국유화를 추진하면, 그것이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에 정면으로 위배되는가의
여부입니다. 시장경제질서란 자본주의적 체제를 바탕으로 한 시장이라는
뜻이겠고, 자본주의에서 자본은 토지자본 외에 금융자본이나 건물자본
(한국에서는 건물과 토지는 별개의 부동산)기타 유무형의 자본이 존재합니다.
그 중 하나의 형태인 토지자본의 소유권을, 이를테면 정당한 보상과
점진적 경과기간을 두고 국유화를 추진한다면 이는 사회적 시장경제질서의
근원인 자본주의체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헌재에서 위헌심판을 받는다면(현재 전혀 그와같은 논의가 없습니다.
영국의 노동당도 잘 지냈는데.. 실제로 위헌정당해산결정을 받은 독일
공산당의 경우에는 폭력혁명론이 문제되었을 뿐입니다) 저는 매우 실망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1948년 헌법 성립과 함께 이승만정부는 대대적인
농지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그 골자는 "유상몰수 유무상분배"였습니다.
즉, 모든 농지를 보상과 함께 몰수하고 몰수한 농지를 적당히
농민들에게 분배한 것이죠. 
제헌 헌법은 현재의 헌법보다 사회주의적인 요소가 부분적으로 강한
것이 사실이지만, 어쨌든 미국 영향하의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그와 같은 조치가 있었던 것이 불과 반세기 전의 일입니다.

끝으로, 문제가 된 강령의 부분을 옮깁니다. 너무나 자본주의를 위하는
마음이 갸륵한 강령인 것 같습니다. :)

"토지나 건물 등에 대해서 사유재산권을 절대시하는 것은 국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기업 경영을 어렵게 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총생산에
대한 한국의 지가총액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한국 자본주의의 투기성과
기생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농지와 소규모 생활 터전용 소유지를 제외한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는 국공유를 원칙으로 한다. 또한 주택이나 상가 임차자의
장기간 임차권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을 억제한다."


이와같은 강령이 현실적인 정책으로 나타난 것이 민주노동당이 의제설정과정에
참여한 "상가임대차보호법"입니다. 이처럼 강령과 정책은 차이가 있습니다.
(위법성 문제가 아니라 비현실성을 주장하는 분에 대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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