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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roybgood ()
날 짜 (Date): 2002년 2월 13일 수요일 오후 10시 59분 29초
제 목(Title): Re: 이공계 기피 현상





공급이 제한적인 것만이 몸값을 올리는 요인이라는
것은 너무 단순한 전개가 아닐런지요.

예를 들어, 경찰도 매년 뽑는 인원이 정해져 있고
사실상 경찰인력은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찰처럼 박봉인 직업도 드물죠....

공급이 제한적인 분야는 의료계나 법조계만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와 법조가 각광받는 이유는 수요-공급의
문제 이외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의료와 법조는 '죽고 사는' 문제를
다루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의료는 실제로 사람의
생명을 다루고, 법조는 사회적인 생명을 좌우하는 문제죠.
물론 모든 의사가 그런 것도 아니고, 모든 송사가 그런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 '큰 돈을 쓸 용의가 있는
고객층'이 넓다는 것이 의료 법조가 다른 직업과
결정적으로 다른 특성이 아닌가 합니다.

공학계열은 결국, '무언가 신기술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에 그 가치가 있는데,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기업은 
공학적인 기술력보다도 마케팅과 홍보에 기반한 사업을
벌여왔고, 연구개발은 또 한 측면의 마케팅을 위한
구호에 그쳐왔기에 "큰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의 반도체설계와 같은 하이테크에서는 제 느낌이지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설계 분야 핵심인력 100명은 의료계의
핵심인력 100명이 버는 돈보다 큰 돈을 벌고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반도체 분야는 마케팅보다 하드코어 기술력의
확보가 더욱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고객(이 경우 기업이 되겠죠...)의
요구와 현실이 수준높은 이공학자에 대하여 '큰돈을 지불할'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이공학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이 현재의 마케팅-재무 중심의 경쟁구조에서
기술력 중심의 경쟁구조로 이전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느리긴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분명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변화가 만개하는 시점이 10년 후가 될런지
아니면 20-30년 후가 될런지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하이테크 
분야에서의 기술이 발전하는 시점이 될 것이므로 예단하기 힘듭니다.



결론적으로 이공계열 가치논쟁의 중심은
이공계열의 수요자인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에 대한
가치평가에 달려있다는 것으로 논쟁의 국면전환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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