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chilly (봄을그리며) 날 짜 (Date): 2001년 8월 5일 일요일 오전 11시 52분 34초 제 목(Title): Re: 밀밭에 스치는 바람소리.. 여우를 길들인 건 어린왕자가 아니었답니다. 여우가 원한 것이었고. 여우와 어린왕자의 관계가 길들여 진 것이었지요. 여우는 어린왕자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세상의 여우중 어린왕자에게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어떤 의미가 되고싶었을 뿐이지요. 그리고 여우는 자기에게 맞지 않는 밀밭에서 어린 왕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그냥 밀밭을 스치는 바람소리를 사랑하며 그렇게 살아가겠지요. 야행성일 여우는 실제론 밀밭의 금빛을 볼 일도 다신 없을겁니다. 밀밭을 스치는 바람소리에서 밀밭의 금빛을 떠올리고, 어린왕자의 머리칼만이라도 자기랑 가까이 있음에 행복해 할 뿐. 여우는 자라지 않을겁니다. 자라버린 어린왕자라.. 여우는 어린왕자의 "현재"를 사랑한답니다. 그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고, 그래서 어린왕자의 오늘이 있게한 과거의 모든것을 사랑한답니다. 꽃마저도. 그리고 여우도 어린왕자도 이 모든것들을 가슴으로 느낄뿐. 어른들에게처럼 설명하진 않는답니다. ... 34년을 회색계절에 살다가 문득 봄이 오고, 찰나의 가을을 거쳐 겨울이 되어버렸습니다. 캄캄한, 끝이 보이지 않는 겨울. 겨울 뒤엔 봄이 올거라는 희망만 안고. 봄은 오는게 아니라고 했지만. 그냥 기다릴밖엔. 김 규동 % Silicon Image, Inc. 1060 E. Arques av. Sunnyvale, CA 94085, US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