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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MinKyu (김 민 규)
날 짜 (Date): 2000년 11월 28일 화요일 오후 05시 28분 07초
제 목(Title): Re: 의사새끼들 살인마들

한참 뒤에 뒷북을 때리는 격이 되었지만, 이 글과 그 뒤에 붙은

댓글들을 보니 좀 착잡합니다. 

우선, 제목부터가, (Gatsbi 님만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좀 그러네요. 의사들 편들려 하는 말이 아니고, 어쨌든 아무리

미워도 '의사들'이 타도/소멸의 대상은 아니잖습니까?

또, 그런 식의 대응은 문제의 해결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도 좋겠지만,

잘 봐줘야 아무에게도 도움은 될 수 없는 표현이 아닐까요?

(제왕 절개 관련 이야기)
> 이 모든 부조리는 의사들의 잘못이 아니고,
> 의료보험 제도의 잘못 때문이겠죠?

솔직히 저는 의사는 아니지만, 분만에 관한 한 제도의 잘못이 

더 크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의사들이 다 잘한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실제로 예전에 신문에 났던 기사 중 

하나가, 병원 별 제왕절개 수술의 비율을 보도한 것이 있었는데,

20% 근처부터 70% 넘는 병원까지 그 편차가 매우 컸습니다.

그 기사에서는 20% - 30% 정도가 정상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

범위에 드는 병원이 드문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산부인과 의사들이 일반인에 비해 특별히 더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다만 문제가

있는 제도에 대해서 의사마다 대응이 다르다라고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어쨌든 옛날에 4대 major 과로 꼽히던

산부인과는 지금 인기 최하위 과목이 되었습니다. 의사가 아닌

제가 생각해도 그럴한 만한 것이, 분만은 밤낮이 없을 뿐더러

의료 사고도 심심찮게 나는데 (과실이던 불가항력이던 간에)

보험 제도에서 수입이 제약되니 의사 중에는 3D 직종이라 할

만한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말로는 의료보험 제도의 모순을

이야기하면서 맨날 이걸 팔아 먹으면서 그(산부인과의 특별한 경우)

개선을 위한 노력을 했는지 의심스런 다른 과 의사들도 동료의식이 

희박했다고 해야겠지요.

(참고로 제 주위에 의사는 여럿 있는데 산부인과는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의료보험/의약분업의 여러 문제들 중에는 지극히

사소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원래는 가장 축복받을 

역할을 할 산부인과 의사를 '제왕절개를 시키지나 않을까' 하는

의심스런 눈으로 보게끔 만드는 제도가 잘못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자꾸 양비론처럼 되지만, 그렇다고 70% 씩 제왕절개를 시키는

병원의 의사들이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의사들이 떳떳하려면 자기네 병원의 case를 어디 학회에라도

발표를 해야겠지요. 도대체 어떤 이유로 우리 병원만 유난히

많은 제왕절개술을 하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물론 다른 이유로

제왕 절개를 남들보다 더 선호하는 의사가 있을 수 있겠지만,

20%와 70%의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솔직히 그들에게는 '의사'가 아닌 '칼잡이'란 명칭을

붙이고 싶네요.)

좀 개인적인 이야기로 돌아가서,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좀 다른 발상도 가능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혼식에 드는 비용과 출산에 드는 비용 

(편의상 결혼식장 비용과 병원비만 비교합시다. 식장 비용이

거의 없을, 학교 강당이나 교회에서 결혼하는 경우는 제외하고요.)

을 비교해 보았을 때, 식장 비용보다 병원비를 더 많이 쓰는

사람은 적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쓰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인지 한 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취향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저라면 병원비를 택하겠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최소한의 여유가 있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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