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5년02월21일(화) 21시19분13초 KST 제 목(Title): [Re] 이거 분위기 왜이래요 HellCat님의 글을 읽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반응이다 싶었지만 거기에 제생각을 약간 덧붙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이글을 씁니다. >이거 완전 어디 초상집 보는 거 같네. >여러분 선배들이 자기들이 했던 학생운동을 생각하면서 >꿀꿀한 분위기로 살라구 그거 했는줄 알아요? >다 나중에 후세들 조금이라도 밝게 편하게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거 아닌가요? 이보드에서 80년대에 관한 글을 쓴 분들은 대부분 80년대 초중반 학번입니다. 80년대에 학생운동을 한 사람들의 후배라기보다는 그 시대를 어떤 형태로던지 같이 겪은 사람들이지요. 그래서 다들 나름대로의 감회가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꿀꿀한 분위기로 살라고 운동한 것은 물론 아니지요. 말씀하신대로 밝고 자유롭게 살고자 한거라할 수 있읍니다. 제생각엔 세상엔 "그저 내 배만 부르면 된다"는 사람이 있고 "세상이 뭐 그런거지.."하는 달관형도 있읍니다. 반면에 "세상이 이거 왜 이래?"라고 하는 사람도 있읍니다. 이런 사람중에도 불평만 하는 사람도 있지만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이를 위해 사는 사람도 있읍니다.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역사는 항상 제자리 걸음만 했을겁니다. 80년대에 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라 할 수 있읍니다. 그런 사람들을 되돌아 보는게 "꿀꿀함"만을 주는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밝은 세상"을 지향했다는 점에서 사람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도 있을겁니다. 물론 그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반성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고요. 저는 세상을 일부러 밝게만 또는 어둡게만 보아서는 안된다 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아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외면한다고 어두운 곳이 밝아지는 것도 아니고 어두운 곳만 찾아서 볼 필요 도 없읍니다. 중요한 것은 어두운 곳을 밝게 만드려는 노력입니다. >그리고 그 이념론은 제 개인적인 생각에는. >아니..제가 봐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우선 그 이념론 >성경처럼 생각을 하고 그 이론에 모든 것을 틀에 꿰어 >마추려고 하는 거 같아서 도저히 대화가 안통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즉 예를 들면 A 가 어쩌고저쩌고 했더라도 나중에 >B 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그게 아니고 저쩌고 어쩌고다 >라고 하면 결국 A 와 B 중 쌈잘하고 목소리 큰사람이 >이기게 마련인 것을.. 80년대에 운동한다는 사람중의 상당수가 어느정도 경직된 사고를 가졌던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것 처럼 "쌈잘하고 목소리 큰사람"이 주로 논쟁에서 이겼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책을 더 많이 읽어서 원전의 권위를 이용하거나 좀더 원칙론 아니면 강경론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논쟁의 주도권을 잡지않았는가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생각엔 그때 운동하던 사람들의 사고가 경직적이었다하더라도 유연한(?) 사고를 가진 교수나 학생중에서 그 경직성에 맞서려고 한사람은 별로 없었읍니다. 좀더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에 보려는 사람도 물론 없었지요. 유연한 사고를 가졌던 사람들이 경직된(?) 사고를 가졌던 사람들의 실천력 의 반만 가졌더라도 군사독재는 더 빨리 끝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돌이켜 보건데 그땐 어쩌면 소모적이라 할 수 있는 논쟁이 많았읍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싸우더라"가 아니라 "왜 그 사람들이 그렇게 이념에 매달리게 되었을까?"하는 질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첫번째 이유는 그시대에 우리나라에 어두운 구석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곳을 밝게 만들려는 대안을 모색하다 그렇게낮다고 할 수 있읍니다. 사람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제 사견이지만 부분적으로는 청년기에 가질수 있는 지적 호기심이나 탐구심, 지적 현시욕, peer pressure등도 작용하지않았나싶습니다. 이런 측면이 더 작용했던 사람들은 제 생각에 나중에 쉽게 변하는 것 같았읍니다. 하지만 저는 경직성을 탓하기보다는 "밝음"을 지향하려고 했던 용기와 사람에 대한 애정을 더 높이 사고 싶습니다. 부정적인 면만 보는 것이야 말로 "꿀꿀한" 태도가 아닐까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