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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jeha (제 하)
날 짜 (Date): 1995년02월16일(목) 02시34분43초 KST
제 목(Title): [eyedee]님의 글을 읽으면서


반갑군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어떻게 저로서는 할 말이 없군요...

때때로 그 때의 일들을 단지 흘러간 과거의 이야기로서만 치부해 버리는

저자신을 보면서, 그리고 그때의 선배와 후배가 지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의 implicitly하게 강요되어지던 선택의 기로에 서서 결국 

군대를 가야만 했던 저자신을 되돌아보게도 됩니다...

덕분에 다른 선배와 동료들은 제대로 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없는데 반해서

전 무사히(?) 졸업을 하고 지금은 박사과정에 까지 이르렀으니.


고속버스 터미널에서의 제일 처음(제게 있어서는)의 가투와,

백태웅의 교문스트에서의 조금은 황당했던 기억과,

3동앞에서 주동이 뜨는 것을 기다리던 한 동지의 웅얼거림(어두운 죽음...)

과 동시에 바로 그 옆자리에 있던 짭새가 그 동지를 엮어 가던 것을

두 눈 동그랗게 보던 기억.

화학과 4층화장실에서 한 선배가 피(P)를 뿌리면서, 핸드마이크로 주동을 섰던

기억.

도서관 농성의 시작으로 도서관 철망이 떨어지는 모습, 아크로 폴리스의 장미를

뽑던 선배와 동지들.

도서관 농성에서 학생동지들과 이를 설득하시려던 신용하 교수님의 기억.

여름과 겨울의 라면과 같이 하던 합숙.

가을학술제의 마지막 행사인 노천강당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신림동까지 행진

하자면서 내려오다가 잡새들에 의해서 대열이 조각나서 중간에 있었던 내가 

제일 앞에 놓이게 되었던 기억들.

봄 학예제에 각 발표장마다 자료집을 모으러 다니던 기억들...

아침이면 새벽같이 인문대와 사회대의 화장실을 뒤지고 다니던 기억..

처음으로  전망을 읽으면서 흥분했던 기억...



모든 기억들은 제일 먼저 없어져 버린 일미집과, 다음으로 없어져 버린 선비촌,

청벽집으로 바뀌었다가 또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던 녹두집의 소멸과 더불어..

모닥불로 바뀐 학사주점 탈....    그런 그 모든 것들을 아직도 기억하는 우리인 나


이제는 다시 학교에서 때때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느낌을 가지면서도,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이도 저도 아닌 자신을 보면서 내가 붙인 호를 생각한다.

뜨거운 여름의 황제 ( 임금 제, 여름 하 )가 되자고,  그래서 언제인가

다시는 그런 회군은 없으리라....


시간은 가고 후일담만 남는 지금, 다시는 후일담을 단지 후일담으로만 생각해서는 
않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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