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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5년02월15일(수) 22시39분51초 KST
제 목(Title): * 80년대  - 팀생활을 시작하고...


  봄학기가 되면 공개, 언더를 막론하고 많은 써클들이 신입생 모집에
  
  나선다. 언더의 경우는 접근이 비교적 조심스런 편이었다.
  
  내놓고 모집을 할 수 없으니 기존 멤버들이 주로 자기 과나 고등학교
  
  후배들에게 대화를 자주 시도하고 가능성이 보이면 끌어들이는 식이었다.
  
  
  따라서 자기 고등학교 선배가 별로 없거나, 있더라도 선배들이 운동과
  
  거리가 먼 경우, 과분위기가 영 아닌 경우는 언더 팀의 일원이 될 확률이
  
  적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사회대나 인문대 쪽의 운동참여도가 높았다고 할 수 있었다.
  
    
  난 대학이 사회대인데다  바로 윗학번 동문이자 사회대 선배들이 
  
  자주 의식있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해지만 대학 입학이전부터 이미
  
  군사독재 체제에 대한 증오심을 갖고있던 터라  운동하는 팀에 제발로
  
  라도 걸어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던중 4월 어느날 동문 선배의 권유로 한 팀 (집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썼던것 같다)에 들어가 짧은 언더 생활을 하게되었다.
                        ~~~~ 
  
  그팀에 고등학교 선배는 그선배 한 사람뿐 (이선배는 술자리엔 자주
  
  나왔는데 세미나(=의식화학습?)엔 거의 참석하지않았다)이었고 내기억에 
  
  강원도를 제외한 전국각지 출신이 모여있었다. 
  
  아마 서울.광주.대구 출신이 많았던 것 같다.
  
  대학은 사회대.인문대.법대.경영대생이 주였다.
  
  참..여학생은 전무했다. 2학기 때 한명이 들어와 오래 있었지만... 
  
      
  팀이 일원으로서 일학년 때는 공부/세미나가 주된 활동이었다.
  
  매주 선배가 지정해준 책을 읽고 허름한 자취방에 모여 한사람이 발제를
  
  하면 토론을 시작하고 3학년 선배들이 가닥을 정리해주는 식이었다.
  
  세미나가 끝나면 술을 한잔하고, 잡다한 주제를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았다. 
  
  
  자주 옮겼지만 처음에 주로 모인 자취방은 장승백이에 있는 시장3층에 
  
  있는 서민적 분위기가 물씬나는 벌집같은 방이었다. 그집에 가보니 식기나 
  
  수저가 잔뜩 있는데 눈에 익어보였다. 학교 구내식당에 있는 것과 똑같은 
  
  종류였다 :)
  
  선배 두명이 방주인이었는데 사람이 끓다보니 그사람들은 사생활이
  
  없었다.  더운 여름에 그 골방에서 일본어독해를 공부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방을 거쳐간 사람중 여러명이 나중에 감옥엘 갔는데 
  
  지금도 그방은 그대로 있을까..... 보고싶다...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1학기땐  지식인의 역할, 현대사 공부, 한국경제의 
  
  제반현실등을 공부하고 방학 때 일본어 2학기 부터 종속이론이나 정치
  
  경제학(=Marxist 경제학), 철학(주로 유물론이나 변증법)공부를 했다. 
    
  
  일단 팀생활을 시작하면 매주 책읽고 세미나하고, 수시로 MT가고 시위가
  
  있는 날 뒷풀이하러 모이고하기 때문에 대충해도 일주일에 반은 거기에
  
  바쳐야만했다.
  
  이것도 쉽지않은 일이지만 더 힘든 것은 아무도 강요하지는 않지만
  
  유언무언중에 자신의 삶에 대한 근본적 선택을 요구받는 것이었다.
  
  팀생활을 하는한 "더나은 세상을 위해 헌신해야한다"라는 명제를 벗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그헌신이 잠재적 기득권의 포기나 신변상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어서 말처럼 쉬운게아니었다.
  
  
  그 때문인지 일학년 때 팀 모임에 몇번 얼굴을 비추다 사라지는 경우가
  
  태반이고 나중에라도 나처럼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팀의 인적구성도를 보면 피라밋형이었다.
  
  점차 중간에 그만두거나 학교에서 잘리는 사람이 생기니 그럴 수밖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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