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2월11일(토) 21시28분11초 KST 제 목(Title): 나는 최고가 싫다 ! 음... 서울대생들에게는 무척 안 맞을지도 모르는 이야기지만, 그리고 최고가 아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세계화의 흐름에 역행하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일 지 모르지만... 푸른산은 영화 평론가 이 효인씨의 이러한 지론에 공감을 합니다... 왜 우리는 소박한 열정과 순진한 이야기에 감동할 수 없는 걸까요... 왜 우리는 최상급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는 걸까요...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조작된 선별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작된 선별기준은 그 선별대상의 해악이 클 수록, 혹은 몇몇의 소수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을 수록 그 기세를 떨치는 법이지요... 그리고 세상에 조응하는 우리의 행위 역시 자신이 무엇을 소유한다는 맥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언가를 갖지 않으면 그것을 온전히 바라 볼 수 없다는 집단 무의식에 빠져 있는 듯이 보입니다...여기서의 소유는 의식만이 아니라 무의식도 지배하는 것이지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마저 진정한 교감이라는 맥락에서 벗어나 소유의 덫에 걸려 허우적 댈 때 우리는 아무것에도 감동할 수 없고 오직 자극만을 기대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도 최고가 싫습니다... 최고의 정보와 최고의 질은 항상 숨가쁘게 채워주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너도나도 최고, 최상, 최초를 찾고, "최고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 "최초가 아니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판을 치는 요즈음... 우리의 옆과 우리의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기를 바랍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숨가쁘게 숨가쁘게 앞만보고 달려가게 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질 지도 모릅니다... 문득 그것이 이제까지 알던 앞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그 때는 이미 너무 멀리 와 있을지도 모르지요... 너무 현실을 도외시한 공허한 말이라고 하실 수도 있읍니다... 그러나 공허할지언정포기할 수는 없읍니다... 삶은 언제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푸르게.... 푸른.... 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