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2월10일(금) 19시18분19초 KST 제 목(Title): 남자 산... 여자 산... 산에도 산마다 그 성격 같은 게 있지요... 소백산은 능선부터가 포근하고 아담해서 참 넉넉하게 느껴지지요... 그에비해 설악산은 잘 꾸며진, 약간 신경질적인 듯 보이면서도 이지적으로 보이는 세련된 분위기라할까... 어쨌든 그런 설악산이 더 부담이 없을 때도 있어요... 왜냐면 지리산은 가장 좋아하면서도 일단 가기가 힘들고 또 마음먹고 가더라도 좀 오래 걸리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볍게 여기지 못할 힘이 느껴지기도 하고... 골짝마다 배어있는 아픔을 견디며 묵묵히 인고의 세월을 지키고 있지만, 저에게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는 그런 모습이 더 안쓰럽게만 다가 오기 때문이지요. 물론 그래서 더 힘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천년 그루터기의 꿋꿋한 힘 같은 거 말이지요... 흔히들 설악산은 남성적이고 지리산은 여성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 그렇게 보질 않지요... 지리산은 가장 남성적인 산이고 설악산은 지나칠 정도로 여성적인 산이지요...성차별이라고 비난받을 지도 모르지만... 그리구 지나치게 성을 구분하는 사고에 빠져 있다고 하실 지 모르지만... 이러한 구분울 계속 밀고 나간다면, 오대산은 남자산이고 소백산은 여자산이라고 생각하지요... 북한산은 멋쟁이 남자산이고, 관악산은 별로 힘 없는 여자산이고... 월악산은 좀 고집이 고집 센 여자산...덕유산은 어울리는 한 쌍인듯하고... 치악산은 아직 어린 사춘기 여학생산...등등... 주왕산은 풋풋한 시골 총각산 그 밖에도 산마다 다 인상이 있지만, 그만하기로 하고.... 아뭏든 그 남성적이라 할 수 있는 지리산 말인데요... 그 곳에 갈때마다 저는 몇 번씩 놀라곤 하지요... 여러가지 일로... 한번은 여자 혼자 오신 분을 만났는데...글쎄 종주만 30번을 했다더군요 ! 종주를 하려면 보통 왕복교통편까지 쳐서 3일이상 걸리거든요... 근데 그걸 30번이나 하다니... 그리구 그 곳에는 아직 분단의 아픔이 이어내려오고 있어요... 그때가 언제더라 90년인가로 기억되는데... 중산리 인가 근처를 지날 때... 여중생으로 보이는 동네 아이들 둘이 가방을 메고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면서 오고 있는 걸 마주쳤었는데요... 그 학생들 부르던 노래가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하고 '그날이 오면'같은 노래들이었지요.... ---푸른산은 산행이나 여행에서는, 만나는 사람들한테 궁금한 게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물어보지요... 아마 나그네라는 게 그걸 가능하게 하나 봅니다... 그래서 그 때도 그학생들한테 물어 보았지요... "그 노래 어디서 배웠어요?" 그랬더니 "우리 동네에 이 노래 모르는 애는 없어요..."가 대답이었지요... 믿기지 않지만... 아무리,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인기가 좋다고 해도 그런 시골에서 유행을 쫓아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그리고 노찾사가 그때 그렇게 인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글구 지리산에 가다 보면 교통이 불편해서 택시를 타야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말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어떤 다리를 지나다가 저기 저 다리에서 국군이 쏜 총에 누구누구가 죽었다... 그래서 그 집안이 어떻게 되었다... 그 왜 영화 태백산맥에도 잠깐 나오는 장면들 있잖아요...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잘 왔다는 생각이 들게 되지요... 그리고 나름대로 다짐을 가지고 다시 일상을 맞아 자신을 추스리게 되지요... 안이하게만 살아온 모습 반성도하고... 그리구요... 지 능력으로 남자 여자를 구분할 수 없는 산도 있어요. 태백산이 그런 거 같아요... :) 언제나... 푸르게... 푸른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