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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SUNYA)
날 짜 (Date): 1995년01월17일(화) 19시58분44초 KST
제 목(Title): 12.7 어두워지는 오후 ...간이역에서






어두워지는 오후        -- 93. 12. 7



눈 오는 밤 기차는
종착역을 지난다.
아직 이 눈을 밟은 사람은 없다

세상에 흩날리는 이 흰 슬픔만큼
사람들은 기뻐할 수 있어서 일까 오늘은
귤 몇 조각 놓고 추위에 
떠 밀리던 할머니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기치는 종착역을 지났다.
이제 기차에게 어디로 가야할 지
슬픔보다 더 슬픈 희망으로 이야기해다오.

종착역을 지난 기차는 
간이역이 되어버린 종착역을 남겨두고 떠났고
그 곳에는 
눈이 왔고 아직 그 눈을 밟은 사람이 없다.

이렇게 눈이 오던 날 나는 간이역에 내려
사람들이 밝힌 불빛이 별이 되는 걸 보았다.
들판에서, 산위에서, 
하늘위로, 바다속으로
기차는 달리며 별이 되었다.

그러나 그때 사람들과 나의 거리는 멀었고,
그 거리가 좁아졌을 때
더 이상 별이 아님을 알았다.
우리의 종착역이 우리를 실망시켰듯
배신으로 얼룩진 들판, 누추한 골목, 오물뿐인 바다 ...

사랑, 슬픔, 희망을 
더 이상 구분할 수 없게 된 나, 
사랑에는 슬픔이 있고 
희망은 슬픔보다 슬프게 나를 붙잡고
슬픔은 내안에 사랑을 키우는 것.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갖고 싶다
희망이란 이름으로.
나는 이제 그 눈을 밟는다.
아직도 겹치는 그 할머니의 힘겨운 미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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