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landau () 날 짜 (Date): 1994년11월14일(월) 01시08분32초 KST 제 목(Title): 밥대생과 도서관 III. 15동은 법대꺼? 밥대생이란 말은....주로 정치학과 사람들이 법대생을 비꼬아 부를 때 쓰는 말이다.(밥 = 권력이나 돈, 기타등등을 상징함.) 아무래도 잘나가는 사람들이다 보니 남들의 질시를 받게 되고 공연히 욕도 많이 먹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가끔 욕먹을 짓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도서관에 관한 문제인데.. 관악 캠퍼스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다 동의 하겠지만 법대 건물 15동은 관악캠퍼스 내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다가 마치 국민학교같이 촌스러운 타단대 건물과 다르게 예쁜 노란색으로 단장된, 독립된 건물이다. 거기다가 바로 옆에 다른 건물하고는 하나도 안 어울리게 삐까번쩍한 모습으로 법대전용도서관을 같이 가지고 있다. 이름 하여 'XX법학도서관'.(XX는... 그 도서관 건립 비용을 댄 법대졸업생의 아호임.) 그런데, 원래 서울대가 종합화를 할 때에는 법대 자리가 거기가 아니었다. 지금의 10동, 그러니까 수학교육과하고 국어교육과가 들어 있는 건물이 원래의 법대 자리인데 캠퍼스 전체를 놓고 보면 좀 외지고 티가 잘 안나는 위치이다. 끗발좋은 법대 졸업생들이 그걸 보고는 자기네 모교가 (서울대는 또 원래 각각의 단대가 다른 캠퍼스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단대간이 경쟁의식이 강하다.) 그런 궁벽한(?)곳에 있을 수 없다고 우겨서 자기네끼리 돈을 모아서 15동하고 법대전용도서관을 지은 것이다. 건물을 지은 것이야 그렇다치고 도서관도 따로 지은 이유는 ...... 법대생은 고시공부를 해야 하니까 시장바닥 같은 중앙도서관말고 자기네들끼리 노는 곳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핑계 죽인다...캬....) 그러다가 몇년전에 도서관에서 법대 학생회 명의로 붙은 어느 대자보를 보고 나는 상당히 기가 막혔던 일이 있었다. 내용인즉슨...곧 완공될 법학연구관 (지금은 완공이 되어 법대가 사용하고 있다. 법대 15동 바로 옆에 있음.) 하고 15동을 법대가 다 먹어야 한다는 요지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학교는 공간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내가 이말을 하면 다른 학교 사람들은 그런다. 아니 그렇게 넓은 학교에서 공간이 부족하다니 말이 돼요? 하지만 이곳의 공간이 엄청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대학원생 연구실조차 못 주던 법대가 예산을 타내서 법학연구동을 짓고 공간을 확보하려고 했었다. 문제는 법대의 교수연구실, 대학원 연구실들이 연구동으로 이동한 후에 원래 법대건물이던 15동의 남은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였다. 그런데...15동에는 법대만이 아니라 환경대학원이 함께 있다. 자세히는모르지만 대충 반반정도로 나눠쓰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법대에 남을 공간을 반으로 쪼개서 반은 법대가 계속 쓰고 반은 환경대학원을 넓히는데 보태주기로 한 모양이었다. (법대-환경대학원 교수회의에서....) 그런데 법대 학생회에서 거기에 반기를 들었다. 15동의 법대공간은 원래 법대꺼고 새로 생기는 연구동도 법대꺼니까 환경대학원은 한평도 주면 안된다는 내용으로.. 법대가 공간이 더 필요한 이유는 놀랍게도(!) 고시준비를 하려면 스터디를 할 공간이 필요한데 지금 중앙도서관 스터디실은 불편하니 법대전용을 만들자였다. 더 가관인 것은 대자보의 말미에 가니까 논조가 과격해져서 법대 15동은 법대인이 돈내서 지은 거니까 법대 맘대로다,환경대학원은 나가라! 이러고 끝을 맺었다. 물론 그 밑에 다른 단대생들이 볼펜으로 욕을 바가지로 해놓은 것이 새카맣게 쓰여 있었다. 내가 어이가 없었던 것은....첫째로 고시하는 사람은 특별하게 대해 주어야 한다는 요지. 물론 고시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이지 학교가 신경써야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물론 고시생을 위해 기숙사까지 지어주는 곳도 많기는 하다.) 엄연히 중앙도서관에 스터디 룸이 있는데, 그것이 모자라면 스터디룸을 늘려달라고 요구해야지 고시생 전용 스터디룸을 만들어야 한다니? 그리고 더 황당했던 것은 15동은 법대동문 돈으로 지은 거니까 법대 맘이라는 그 논리.... 세상에 이 사람들은 요새 건물 값보다 땅값이 더 비싸다는 현실을 모르는가 하고 생각했다. 건물이야 그렇다 치고 그 땅은 서울대 것인데 그건 어떻게 하려는 것일까? 관악캠퍼스의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럼 학교에서 법대에게 땅 임대료 받아야겠네? :) 결국 그일은 법대학생회에서 욕만 직싸게 얻어먹고 순리대로 끝난 것으로 안다. 하지만 그런저런 일들때문에 법대는 안먹어도 될 욕을 스스로 찾아먹는 일도 가끔 생긴다. (사실 환경대학원이 15동에 들어갈 때는 금방 새건물 지어 나간다고 임시로 들어간 건데 10년이 넘도록 그렇게 눌러 앉아 있단다. 그거야...환경대학원이 끗발이 없으니 어쩌겠수?) 하여간에 고시 탓인지는 몰라도...밥대생들은 도서관을 어지간히 밝힌다.... landau 오이 냉채 같은 글을 쓰는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