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NU ] in KIDS 글 쓴 이(By): seagull (갈매기) 날 짜 (Date): 1994년10월28일(금) 00시26분37초 KST 제 목(Title): 갈매기의 여행기(14)!!! 아자아자아자아자!!! 제발 이번 편으로 끝낼 수 있기를... :) 오늘도 역시나 손목시계의 알람소리에 잠을 깨었다. 아직은 어둑어둑하지만... 짐을 챙기곤 다시 월포로 들어가야 했다. 으~~~ 그래도 1km를 걸어야 함!!! 참 부지런들도 하다. 거기 사시는 분들에겐 벌써 활동을 하는 시간이었나 보다. 라면을 끓일 물을 얻을 수 있을까...하고 걱정했었는데... :) 전혀 어려움없이 또 한끼를 해결했다. 근데 참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되는 것은... 하루 종일 라면 세개만 끓여 먹고도 버텼다는 사실!!! 사실 갈매기는 아침은 거의 건너뛰지만... 저녁은 적어도 두그릇은 먹어야 버틴다. :) 뭐 오늘 또다시 월포를 구경한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니... 식기를 다 씻고는 길을 나섰다. 오늘 걸어야 할 길이 가장 길다. 길은 예정에 없던 강원도 산길이 어려웠지만... 길이로는 오늘 걸어야 하는 거리가 더 길다. 목표는 포항!!! 뭐 정 안되면 하루 더 늘일 수도 있고... :) 그래도 길이 험하지 않으니 좋다. 굴곡이 심하지 않으면서도 경치는 서서히 변하는 것이 제법 걷기에 좋은 길이다. 국도를 따라서... 이미 내 몰골은 갈만큼 가버렸다. 처음 출발할 때의 그래도 말쑥한 모습은 간 곳이 없고... 배낭하나 달랑 메고... 그 위엔 침낭을 돌돌 말아서 올리곤... 이젠 귀찮아서... 코펠이랑 버너를 가방에 넣는 게 아니고... 비닐 봉지에 넣어서는 그냥 배낭뒤의 끈에 아무렇게나 주렁주렁 메달고... :) 땀이 계속 나니깐... 수건은 그냥 허리쪽 끈에 대충 빼기 쉽게 메달고... 물통도 허리띠에 턱 하니 차고 걷는다. :) 낮에는 파카가 필요 없으니 그것도 대충 침낭 묶는 끈에다가 메어 달았다. 하하하... 완전 상거지 꼴로 걸어가니... 가끔씩 마을을 지날 때 마주치는 여고생들은 빙 둘러가며 키득키득 거리기도 하고 마을 꼬마들은 뭐가 그리도 신기한지 마을을 벗어날 때까지 졸졸 따라오기도 한다. 돈이나 좀 있으면 그 귀여운 꼬마들 과자라도 하나 사주고 싶지만... 그냥 미소나 한 번 띄울 뿐...!!! :) 그렇게 해안선을 따라 한참을 걸으니 또 해수욕장이 하나 나타난다. 모르겠다. 해수욕장인지 아닌지는... 사람도 하나 없고... 가게도 하나 없고.. 심지어 가게가 있었던 흔적도 거의 찾을 수 없었지만... 모래가 너무 곱고 따듯한 것이... 비록 좁지만... 거기가 해수욕장이 아니면 어디가 해수욕장이랴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백사장이다. 사람들이 그리 몰리지 않는 곳인지... 그 흔한 쓰레기조차 찾기가 어렵다. 괜히 맨발로 걸어보다가... 다시 길을 간다. 길이 조금 구부러져 조금은 내륙으로 들어갔나 보다. 가로수가 녹색으로 어우러져 하늘 높이 솟아있고... 고향인 바다로 돌아가는 강물이 고향땅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나랑 잠시 같이 길을 함께 한다. 갑자기 바뀐 풍경에 기분이 상쾌해지고... 가끔씩 불어오는 가을바람은 내 얼굴에 송글송글한 땀을 날려 버린다. 아~~! 시원하다 !!! 역시 이 동네도 사람들은 바쁘나 보다. 나같이 한가하게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렵다. 가끔씩 마주치는 동네꼬마들을 제외하곤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다. 그렇게 계속 가다보니 모래사장이 있고... 바로 옆에 속이 들여다 보이는 강이 있다. 마침 배도 고프고... 다리도 조금은 피곤하고... 자연스레 코펠에 강물을 채우고는 머너에 불을 붙인다. 앗! 그런데 바람이 너무 세다! :< 이리저리 적당한 크기의 돌을 몇개 찾아서는 자연 바람막이를 만들었다. :) 역시 여행은 즐거워!!! :) 아! 이 뿅가는 라면 국물!!! 이렇게 놀러 나와서 라면을, 그것도 강물에 끓여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결코 이 맛을 모른다. -- 죄송합니다. 이번 편으로 끝을 낼려고... 진짜 끝을 낼려고... 근디 주저리주저리 하다보니 너무 길어졌어요. :< 어쩔 수 없이 다음 편에 계속해야 될 것 같습니다. 에구!!! 이러다 20편까지 가는 거 아냐??? :P 헤헤... 설마 그럴리는 없겠죠. 걱정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