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eyedee (아이디) 날 짜 (Date): 1995년03월29일(수) 19시07분41초 KST 제 목(Title): * 김대중과 지역감정 -자유의지님께 자유의지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김대중을 지역감정의 피해자로 봅니다. 비호남 지역의 나이드신 분중 상당수가 "김대중 = 용공 or 과격 = 지역감정 선동가"의 견해를 갖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수차례의 대권 도전에 있어 이런 편견이 장애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군사정권과 같은 영남출신이거나 중립적인 서울 출신 이었다면 그의 대권 도전은 훨씬 쉬웠을 것입니다. 이건 제견해일 뿐만 아니라 상당수 언론인 (전에 시사저널에서 본바에 의하면)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지역감정에 그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지요. 이미 먼저 번 글에서 지적했지만 87년 대선에서의 분열이 그것입니다. 그게 지역할거주의의 단초가 되었으니까요.. (그전 까지는 야당은 지역성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책임은 김영삼도 같이 져야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도 "마음을 비웠다" "양보하겠다 (6.29전 외신회견 발언)" 등의 식언을 했지요) 김대중의 출마는 지역감정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묘한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그는 인구가 훨씬 적은 호남 출신으로 자신의 지역적 핸디캡 (적은 인구 와 그와 지역에 대한 편견)을 느끼고 3파전이 되어 영남 표가 분산되는게 자신에게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지역감정을 극복하기위해 (발전적 극복은 아니지요..이를 위해 그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김영삼에게 양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그가 단일 후보로 나가 당선되는 것이었지만 이는 확률이 낮았지요 ) 지역감정을 이용했다고나할까요..어쨌든 결과적으로 지역감정이 심화되어 버린 책임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김대중이 능력도 뛰어나고 그의 노선으로 보아 그가 집권했으면 남북관계 개선이나 계층간 지역간 격차의 해소에 더 적극적이었을 것이므로 그가 집권하는게 나라에 더 좋았을 것으로 봅니다. (87년 당시 재야애서도 김대중 지지파와 단일화파가 있었지만 내놓고 김영삼 지지를 표방하는 세력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광범위한 편견과 비토세력( 보복이나 기득권 상실을 우려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군사독재정권의 종식이 우선과제 이었으므로 김영삼에게 양보하는게 더 나았을거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랬더라면 지역감정이 선거이슈가 되지않고 보수세력의 반감도 덜해 김영삼의 당선확률이 높고 당선되도 지금처럼 군사독재 세력과 결탁한 태생적 한계가 없기 때문에 지금과는 달리 상당히 개혁적인 정책을 밀고 나갔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김영삼 대신 김대중이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추정이 힘들어집니다. 단일화로 인한 국민의 신뢰, 국민들의 민주화의지 등이 크게 작용하면 김대중이 당선되었을 것이고, 국민들이 용공시비나 지역편견에 더 흔들렸으면 낙선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번 초원복집사건 이후 상당수 국민들이 보인 비이성적 행태를 생각할 때 김대중 보다는 김영삼으로의 단일화가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복집사건이 터진 직후 부산 출신 친구의 누나가 미국에 있는 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사건으로 김영삼이 불리하게 됐다..큰일이다"라고 걱정하는 말을 했습니다. 합리적 판단을 한다면 그 사건에 도덕적 분노를 느끼는게 우선인데 말입니다... 친구 누나 처럼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오히려 김영삼에게 득이 됐지요.... 정서적 편견이란 뿌리가 깊어서 잘 없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성적 판단이 잘 변할 때가 많습니다..새로운 중거가 나오면 판단을 수정하니 까요... 자유의지님 처럼 자기 생각을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겠다는 사람은 많지않지요.... 아뭏든 지역 편견의 존재가 사실이므로 저는 김대중이 제발 정치에 복귀하거나 개입시도를 해서 기득권 세력이 지역감정을 악용하는 빌미를 주지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런 점에서 (= 87 야당의 지역적 분열 ) 김대중에게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현존하는 부정적 지역감정/차별의 책임을 대권 도전자 중에서 높은 순서로 나열하면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이라고 봅니다. 앞에 네사람은 지역감정을 이용하고 덕을 본 사람이지만 김대중은 피해자이기도하다는 이중성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뿐아니라 군사독재 정권하에서 핵심역할을 한 사람들, 이들의 조작에 넘어간 상당수 국민들의 책임도 크지요.. 호남 사람들의 지역감정이나 김대중지지는 상당 부분 정당성이 있습니다. 차별로 지역감정이 생기는데다가 김대중이 지역차별과 (차별의 극복과 부당한 기득권의 유지는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습니다) 독재정권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비췄을 것이니까요.. 전두환나 노태우를 지지하겠습니까? 김영삼을 지지하겠습니까? 특히 김영삼이 5-6공 세력과 손을 잡았을 때 말입니다.. (김영삼이 능력이나 개혁지향성에 있어 김대중만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머리는 빌리면 된다" YS 지지자들의 말이나 재야나 운동권의 상대적 지지를 DJ가 더 받았다는 것, 기득권층의 DJ에 대한 반감이 더 크다는 근거를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남인이라 하더라도 김대중이 미는 후보는 무조건 찍는다든가 그의 모든 행위를 정당화한다든가 보통 영남인을 일반화 해서 부정적으로 보면 안되겠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