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강철 새잎) 날 짜 (Date): 1995년03월18일(토) 07시18분23초 KST 제 목(Title): 내가 보는 30대...김 진균 교수... 뉴스제공시각 : 03/14 17:47 제목 : [커버스토리] 내가 본 30대 / 김진균 교수 ------------------------------------------------------------------------------ 김진균/ 서울대 교수·사회학 세대의 문제는 아마도 역사적인 사건을 시간적으로 함께 경험한다는 집합 적 경험 때문에 제기되는 것 같다. 오래 정체된 사회라면 세대간의 연속 성 내지는 상속성은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사회에서는 인구의 노령화 때문에 노인문제가 발생하게 되며 이것을 세대문제와 연관지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사회구성과 그 변화를 설명하는 주된 변수로서 세대를 취급한다면 일종의 환원론에 빠지기 쉬울 것이다. 흔히 말하듯이 ‘4·19세대’는 이 미 35년여를 살아오면서 모두가 반독재 민주화의 화신으로서 삶을 꾸리지 못했기 때문에 60년대 이후에 전개된 반역의 역사에서 ‘변절’의 문제가 제기되기도 하였다. 역사적 사건이나 변혁의 어떤 계기를 특별한 어떤 세 대가 집합적 경험으로 체험했다면, 그 역사적 체험에 응축된 이념, 가치, 이상은 그 세대의 삶을 성찰하는 지표로서 긴장과 허무와 소망과 용기를 함께 주는 어떤 기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생애는 세대에서 세 대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사람들의 순환과 도태의 과정이 역사진행의 한 면모일 수 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이 사람들로 하여금 전진하라고 요구할 때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여 반역의 물결을 타 고 만다면, 그만큼 그 세대의 삶이 처참해지고 결국 사회 전체를 희생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 꼴이 될 것이다. #넓어질 민족지평, 축복받은 30대 이런 맥락에서 현재 30대(특히 중반)는 70년대 후반의 유신과 80년대 초 반의 암흑기, 장기적인 군사파시스트 독재체제를 붕괴시키는 전위부대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민주화를 향한 혈로를 마치 단기필마로 뚫고 나가는 듯한 일을 치러냈다는 점을 새삼 지적하고 싶다. 이 세대는 크게 두 층으 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민주화운동의 전통을 이어온 대학생층이었으며 , 다른 하나는 그동안 공업단지 대공장에 집결되어 성장해온 노동자층이 다. 이 두 층이 80년대 초반에 마치 나무 뿌리가 땅밑에서 서로 만나듯이 민주화운동 세력으로 연합함으로써, 그리고 목숨마저도 바쳐가면서 싸운 결과로서 우리 역사는 87년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학생층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구성원이 바뀌고 근거지인 학교공간을 떠 나야 하는 유동적인 존재이다. 이 층은 대학이라는 공간을 떠남으로써 학 교생활을 벗어나 사회생활로 접어들고 자기생계를 꾸려가야 한다. 이에 비해 노동자는 일터를 떠날 수 없고 그 일터 자체의 조건에 따라 임금문 제에서 거시적인 사회적 민주화의 의미를 내포하는 민주화운동에 이르기 까지 끝까지 버티면서 싸우고 살아야 하는 위치에 있다. 사실 80년대의 변혁지향적 운동을 전개한 전위부대인 30대는 불행히도 그들의 운동지향 성을 정치적으로 대변해주는 정치세력(또는 정당)이 없는 역사구조적 조 건 때문에, 그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크게는 진보적 민주화 정치세력을 구 성해내는 일로부터, 직장과 작업장의 권위주의적 관습을 타파해서 민주화 의 실질적인 숨결이 사회 구석구석에 자리잡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중매체와 정치적 기교가 서로 결합하여 일상생활을 지배해가는 정세, 국제관계의 긴밀화(흔히 자본주의적 세계화라고 하는 것), 기술조 건의 변화(컴퓨터와 통신기술), 그리고 막혔던 남북관계의 물꼬가 터질, 그러한 넓어진 민족의 지평 앞에서 30대는 80년대에 잉태한 변혁적 소망 을 이루어 갈 ‘새로운 4·19세대’로 출현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도 60 년의 ‘4·19세대’보다 더 넓은 전망을 갖고 나아가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