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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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News)
날 짜 (Date): 1994년08월20일(토) 02시45분22초 KDT
제 목(Title): [한겨레] 박홍총장에게 거듭 묻는다  


 [사설] 박홍총장에게 거듭 묻는다     

   일련의 `주사파' 발언으로 계속 말썽을 일으켜 온 서강대 박홍 총장이 
  이번에는 "주사파가 정당, 언론계, 종교계에도 있으며, 그 숫자가 7백50
  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의 이번 주장은 더욱 `악성'이다. 그의  
  발언 가운데 "일부 야당의 주사파는 95년 지자제 선거에서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려 하고 있다"는 대목은 야당이 `빨갱이'들이 모여드는 `우범지역
  '이라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 지자제 선거에서 야당에게 불리하게 작
  용할 수도 있다. "언론계에도 운동권 출신의 주사파들이 침투해 있지만 
  데스크들이 이들의 주장이나 기사를 제어하고 있다"는 대목은 시대의 변
  화에 부응하는 젊은 기자들의 의식을 보수적인 간부들이 제대로 수용하지
  못함으로써 오는 갈등현상을 턱없이 왜곡시키고 있다. 

   그의 언동이 가져온 무엇보다 직접적인 폐해는 극우 강경세력의 공안정
  국 조성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그가 가

  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구체적인 자료'는 대단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것이 실제로 `충격적'인 내용이라면 지금까지 정보나 수사기관이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언동은 40여년 전 미국에서 `빨
  없다.

   박 총장과 검찰은 이제 국민이 당연히 갖는 몇가지 의문에 대해 분명한
  대답을 해야 한다. 우선 각계에 침투했다는 `주사파' 7백50명과 `북한 장
  학금을 받은 교수', 노동당에 가입한 학생 2백~3백명, 그리고 북한에서  
  교육을 받았거나 북한의 지령을 받은 학생의 명단을 최단시일 안에 밝히 
  고,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박 총장은 또 자신이 가졌다고 주장하는  
  자료의 입수경로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지금까지 그는 막연히 여러 사람
  한테서 들은 것처럼 말하고 있었는데, 그가 말한 내용은 쉽게 입수하거나
  취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자료를 보유하고 있음직한 곳은 국가 
  차원의 정보를 다루는 정보기관이거나, 아니면 주사파'를 총지휘하는 사 
  람 정도일 것이다. 만일 그런 사람이 있다면 말이다.

   박 총장은 성직자라는 점에서 많은 논자들이 그 말에 무게를 실으려 한
  다. 박 총장은 최근 한달여 계속되어 온 자신의 언동에 성직자의 양심상 
  조금도 부끄러운 점이 없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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