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News) 날 짜 (Date): 1994년08월17일(수) 03시25분53초 KDT 제 목(Title): [조선] <사설> 문민정부의 공권력 요즘은 공권력이 당하는 세상이다. 지금 우리 사회 도처에서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현상이 야기되고 있으나 공권력은 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 하고 있다. 오히려 위축되어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거리에서건, 고속도 로에서건, 행락현장에서건 공중도덕을 외면한 무법-무질서가 갈수록 기승 을 부리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14, 15일 이틀동안 서울대에서 열린 재야 및 운동권 학생들의 이른 바 [범민족대회] 의 경우를 보자. 당국이 집회를 불허한 만큼 진압경찰이 동원돼 해산을 시도하는 것은 당연한 처사일테지만, 그 과정에서 경찰이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는 참가자들에게 얻어맞는 광경이 연출됐다. 결국 참가자들의 이같은 저항에 부딪쳐 경찰은 많은 부상자만을 내고 물 러서고 말았다는 것이다. 불법행위를 자행하는 쪽이 공공질서 및 법질서 확립의 차원에서 동원된 공권력에 대해 공세적 입장을 취한 점은 우리 정 부의 공권력 운용방식에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음을 대변해 준다. 불법시위나 집회 현장에서 공권력의 무력현상을 접한 당사자들에게 평상 시 공권력에 대한 외경심을 갖도록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꼭 이들 뿐만 은 아니겠으나 요즘 젊은층을 중심으로 공공질서 유린행위가 광범하게 자 행되고 있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차창 밖으로 휴지-담배꽁초등을 마구 버리는 염치없는 운전자, 교통체증 이 심한 도심지 간선도로에서까지 비좁은 틈새를 헤치며 폭주하는 난포운 전자가 부쩍 늘어나 일반의 짜증을 더하고 있으며, 고속도로에서는 시범실 시중인 고속버스 전용차선에 승용차들이 마구 끼어들어 당국의 시책을 비 웃고 있다. 단속 경찰도 보기 힘들지만 어쩌다 단속을 하는 경찰이 오히려 멱살을 잡히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아예 단속을 기피하는 현상도 있다. 국립공원 등 행락지의 경우는 또 어떤가. 행락객들이 야영하거나 놀다 간 자리는 거의 예외없이 각종 쓰레기로 뒤덮이다시피 돼 있다. 이따끔 단 속의 손길이 미치기도 하나 [왜 우리만 문제삼느냐] 며 대드는 적반하장식 의 항의에 단속원이 오히려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죽하면 탄약고 인근의 군 통제구역에까지 행락객들이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진을 치는 바람에 난처해진 군 당직자가 최루가스 유포소동을 벌이 는 해프닝이 발생했겠는가. 그런 현상들이 이번에 국한된 얘기만이 아니어서 [문민정부는 꼭 이래야 만 하는가]란 회의까지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문민정부의 강점은 정당성에 있다. 문민은 문약이 아니라 민의 지지를 업은 강력한 법집행을 의미한다. 그것을 집행하는 공권력이 제 구실을 못하면 문민정부는 권위주의 정부 만도 못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