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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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News)
날 짜 (Date): 1994년08월14일(일) 02시48분38초 KDT
제 목(Title): [동아]물구나무선 좌와 우,진보와 보수


 [아침을 열며]물구나무선 좌와 우,진보와 보수 
  도대체 오늘날 "좌익"은 무엇이고 "우익"은 무엇인가. 북한의 평양정권을 지
지하면 좌익이고 그에 반대하면 우익이 되는 것인가.

  좌익과 우익은 어원적으로는 19세기의 프랑스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왕 루이 필립 시대의 프랑스 의회에서 공화파는 의장석의 좌측에 자리잡고 왕당
파는 우측에 자리잡은 데서 좌와 우가 정치적 "색깔"을 나타내는 관용어가 되었다
는 것이다.

  * 북정권은 세습 독재 *

  왕당파가 국가의 원수로 모든 권력이 귀일되는 국왕을 추대하고 그 자리가 혈통적
으로 세습되는 군주제를 지지한데 반해서 공화파는 국가의 원수란 국민의 직접 또는
 간접 선거에 의해서 선출되어야 하고 그 임기도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여름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지난 45년동안 모든 권력을 한손에 장악했던 "종신

"의 주석이 사망하자 그 권력을 그 아들이 "혈통적으로 세습"하고 있다. 그 평양
정권이 공화파의 정권이고 좌파의 정권인가.

  19세기 프랑스 의회의 우연한 의석배치에서 기원한 좌 우파의 개념은 20세기에 들
어와서도 오랫동안 정치적 이념적 대치를 설명하는 상징으로 사용되어 왔다. 지난 
세기에 있어 "좌파"라면 공화주의 삼권분립 인권 언론자유 자유무역의 옹호자였고
 그에 대해서 "우파"는 독재정치 권위주의 군대식기율 검열제도 폐쇄적국가경제 
쇄국주의 등의 동의어였다.

  이러한 "고전적"인 좌 우파의 개념은 그러나 스탈린이 소련의 독재자로 군림한 
이후 온전히 그 의미 내용이 뒤바뀌어 버렸다고 오래전부터 유럽의 지식인들은 지적
하고 있었다.

  하긴 세기가 바뀌어도 좌 우파의 개념에는 그래도 무언가 변치않은 상수, 일관된 
특징같은 것이 있을 법도 하다.

  우파는 "보수적"이고 좌파는 "진보적"이라는 통념이 그것이다. 우파는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하고 "과거"를 존숭하며 "현재"에 집착하기 때문에 "미래"에 
비관적이고 그래서 "보수적"이 된다. 그에 대해서 좌파는 변화는 곧 개선이요, 과
거를 혁파하고 현재를 개혁하면 보다 좋은 새날이 열릴 것으로 믿기 때문에 미래에 
낙관적이요, 그래서 "진보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남 북의 어느쪽이 보수적이고 진보적인가. 주검조차 땅에 묻
지 못하고 방부제로 보존해서 그 "영원한 어제의 권위"가 오늘도 내일도 군림토록
 과거에 집착하고 있는 체제가 진보적인 체제인가.

  하긴 그렇게 복잡하게 따질 것도 없다. 오늘날의 문맥에선 좌파란 사회주의요, 우
파란 반사회주의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해버리면 간단하다고 할 것이다. 그럴까. 아
니 그보다도 북한이 과연 사회주의 체제인가. 알 수 없다. 더더욱 궁금한 것은 북한
의 권력체제를 떠받들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주의자들인가. 그것도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것은 다만 북한의 권력주변에는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공안"세력의 탄압
과 핍박속에서도 지하운동을 해온 투사는 거의 없고 해방 후 반세기 동안 만년 여당
에 빌붙어 기득권을 누려온 여권인사들만 있다는 사실이요, 그에 반해서 일제와 미
군정 치하에서 모진 탄압을 받고 지하운동을 한 사회주의자들, 예컨대 박헌영 이승
엽과 같은 "좌익"정치인들, 또는 "현해탄"의 시인 임화나 "제신의 분노"를 쓴
 설정식과 같은 "진보적"지식인은 북에서 모조리 처형되어 버렸다는 사실이다.

  70년대에 평양을 방문한 서독의 한 신좌파 지식인이 북한정권은 사회주의와는 아
무 상관없는 일본식 군대기율과 광적인 민족주의를 강요하는 "권위주의적 총통국가
"라 한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도 역시 가보지 않아서 알 수 없다.

  *본질파악 바로 해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다만 지난 7월 평양의 "국장"에 문상간 남한의 어느 
신문사 사장이 "진보적" 지식인이나 친공주의자는 아니라는 사실. 아니 그는 지난

날 전세계에서 가장 집요하게 반공운동을 나름대로 조직해온 한 종교단체의 대표라
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이젠 "친공"과 "반공"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게 되었다. 한가지 
어렴풋이 짐작이 가는 것은 적어도 평양정권의 본질파악에 있어서는 "주사파"를 
포함한 한국의 "진보적" 인사들보다 저 반공종교단체가 훨씬 "현실적"이고 훨씬
 앞서 있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최정호=연세대교수.신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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