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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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artistry (요키에로타)
날 짜 (Date): 1998년 10월 30일 금요일 오후 11시 27분 40초
제 목(Title): 한21/월간조선의 문제점 


<월간조선>, 혹시 바보 아냐? 
글자만 읽고 문맥은 무시하는 ‘문맹’… 학계 “그들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사진/지난 9월 조선일보사가 주최했던 <대한민국 50년-우리들의 이야기>. 
한국전쟁을 보여주는 전시관은 그 섬뜩함으로 관람객들을 놀라게 했다.) 

“그것은 자유도 민주주의도 아니다.” 

정치학회 등 학계가 최장집 고려대 교수(정치외교학)의 한국전쟁 연구를 다룬 
<월간조선> 11월호 기사에 대한 비판으로 들끓고 있다. 학계는 이 기사가 특정한 
이념적 잣대로 학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정치학회 일치된 ‘공분’ 


한국정치학회는 지난 10월23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치학회는 
성명서에서 “문제의 기사는 기본 논지의 공정한 인용에 바탕한 합리적 비판이 
아니라 논지의 부당한 왜곡에 바탕한 것이라는 점에서 중대한 지적·이념적 
폭력”이라며 “학자들의 자유로운 의견 제시를 가로막아 학문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고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정치학회는 “언론의 
자유가 ‘왜곡의 자유’나 ‘오보의 자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하고 
<월간조선>에 대해 “사실 및 논지 왜곡에 근거한 매카시즘적 마녀사냥을 중단할 
것과 문제의 기사에 대한 적절한 정정과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치학회가 특정 사안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정치학회는 숫자로 따져보면 보수적 성향의 학자들이 오히려 많은 편이고, 그 
중에는 최 교수의 학문적 시각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학회가 일치된 목소리를 낸 것은 그만큼 <월간조선>의 행태에 대해 학계가 
‘공통의 분노’를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학계가 무엇보다 분노하는 것은 <월간조선> 11월호의 기사가 최 교수의 글 중 일부 
표현을 작위적으로 재단해 전체 논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를테면 
<월간조선>은 최 교수의 글 중에서 “결국 그(김일성)는 전면전이라는 역사적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라는 대목을 제목으로 인용해 “6·25는 김일성의 역사적 
결단”이라고 쓰고 있다. 마치 최 교수가 6·25를 일으킨 김일성을 찬양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 교수는 바로 다음 문장에서 “무엇보다도 
김일성의 오판을 유도하였던 요소는”이라고 씀으로써 “역사적 결단”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됐음을 밝히고 있다. 

또 최 교수가 “이 전쟁에서 최대의 희생자는 북한의 민중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쓴 대목을 “6·25 최대 희생자는 북한 민중”이라고 소제목으로 인용해 
쓰고 있다. 이는 마치 남한 민중이 별로 희생을 겪지 않았다는 뉘앙스를 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최 교수는 다음 문장에서 “북한 민중들은 전쟁에서 직접적인 
살상 대상이었을 뿐 아니라 전후에 자력갱생이라는 방법을 통해 재건의 임무까지 
떠맡지 않으면 안 됐다”고 씀으로써 북한 주민의 이중적인 고통을 강조하는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곳에서 보이는 이런 왜곡된 인용은 학술 논문에 대한 비판으로서 
상식이하라는 게 학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강만길 고려대 교수(한국사학과)는 
“학자의 의견에 대한 비판과 제재는 학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며 매스컴이 
선정주의적으로 다룰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학문의 자유는 단지 학문의 
발전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 전체의 사상적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도 “한국전쟁의 성격에 대해서는 사실에 바탕을 둔 
공정하고 객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여전히 논쟁 속에 있는 예민한 문제를 
일개 기자가 섣부른 이념적 편견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대화와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사람들 


<월간조선>이 80년대 이후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성과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학계는 치명적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85∼86년에 걸쳐 <조선일보>에 
해방 직후 한국현대사에 대한 글을 연재했던 김학준 인천대 총장은 “김일성의 
오판이 한국전쟁의 직접적인 요인이었던 것처럼, 해방 직후 국내의 극심한 
좌우대립과 미·소의 국제적 냉전 분위기가 한국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다는 최 
교수의 논지는 좌·우를 불문한 학계의 통설”이라며 “언론에서 학자의 논문을 
다룰 때 이데올로기적 선입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이화 역사문제연구소 소장도 “‘애치슨 선언’으로 남한을 미국의 방위선에서 
배제함으로써 김일성의 오판을 유도했다는 점이나, 북한의 민중들이 남한 
민중들보다 더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는 등은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며 “사실 
자체마저도 반공 이데올로기로 부정한다면 한국전쟁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애초부터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학자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월간조선>의 태도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한다. ‘한국전쟁의 성격은 무엇인가?’ ‘해방정국의 극심한 좌우대립의 
원인은 무엇인가?’ ‘당시 이승만 정부는 항일민족주의의 정통성을 얼마나 갖고 
있었는가?’ 등의 주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과)는 “이런 쟁점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고 누구도 자신의 이론을 절대적이라고 강변하지 않는다”며 
“반공주의가 절대적 기준이라고 말하는 <월간조선>의 단순한 논리에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 <월간조선>의 ‘불순한 의도’는 무엇일까?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는 
“의견이 다른 상대를 사상적으로 공격함으로써 자신들의 기득권과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라며 “군사독재정권에 빌붙어 극단적으로 비대해진 언론권력의 
부패상을 극명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리 교수는 “대화와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언론의 책임과 양심을 저버린 극우반공주의 <월간조선>은 민주주의의 
적이며 우리 사회의 암 그 자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규원 기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활쏘기는 군자의 덕성과 비슷한 바 
가 있으니, 활을 쏘아 과녁을 벗어나더라도 오히려 그 이유
를 자기 몸에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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