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ejim (주영이이모) 날 짜 (Date): 1998년 10월 3일 토요일 오후 12시 29분 45초 제 목(Title): 법조 비리와 언론 <역시 인물과 사상 9월호에서> 법조 비리와 언론 /정현진(부산시 북구 만덕3동) 눈 가리고 아웅하는 언론 의정부지원에서 이순호 변호사가 전직 경찰을 고용하거나 사무장이 법조 브로커가 되어 의정부경찰서의 형사 사건을 독식하다가 구속된 일이 있었다. 그리고 98년 5월과 6월 하순에 검찰이 전국적으로 변호사 사무실의 직원들이 돈을 주고 사건을 유치하였다고 수십 명을 구속하였다. 필자는 부산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무 직원인데, 부산에서도 98년 6월 내내 수사가 있었고 약 10명 정도의 변호사 사무 직원들이 구속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검찰의 황당한 수사와 검찰 발표를 그대로 담아낸 언론 발표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부산일보 의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산지검과 울산지검은 변호사들에게 사건을 알선해 준 대가로 수임료의 20% 정도를 소개비 명목 등으로 받아 온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과 경매 브로커 등 법조 주변 브로커들을 무더기로 적발, 이 중 30명을 구속했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22일 사무원을 고용해 사건을 부당 수임한 부장검사 출신 정모 변호사, 부장판사 출신 박모 변호사 등 8명의 변호사 사무실을 적발해, 전직 경찰관 등 사무원 11명을 변호사법 위반혐의로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지난해 경찰관 출신 박상준씨(60)를 고용, 알선료조로 7회에 걸쳐 3백90만 원을 주고 사건을 수임했으며 박 변호사 역시 법원 직원 출신 서성기씨(39)를 사무장으로 고용해 14건의 사건을 수임, 알선료로 7백3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무원이 구속된 변호사들은 박모, 정모, 허모, 신모, 이모 변호사 등으로, 이들은 사건을 수임해오는 대가로 사무원들에게 착수금의 20% 가량을 알선료조로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으며, 경매와 사건 청탁 브로커 9명도 구속됐다. 울산지검 형사2부도 23일 변호사에게 수임료의 일정률을 받고 사건 수임을 알선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김모 변호사 사무소 사무장 문광주씨(43·울산시 울주군 범서면 구영리)와 서상곤씨(42·울산시 남구 신정동 한라백조아파트) 류모 변호사 사무소 사무장 최주원씨(43·울산시 중구 반구동) 등 10명을 구속했다."( 부산일보 98년 6월 23일자, <부산·울산지검, 법조 브로커 30명 구속>, 김기진·이성호 기자) `전관 예우'라는 법조 비리 현재 부산과 전국의 대부분 변호사들은 사건을 소개해 주면 변호사 수임료의 20% 정도를 소개비로 지급하고 있다. 원래 1980년대 초반까지 사법 고시 선발 인원이 70명 내외일 때는 사법 고시 합격자가 모두 판사와 검사로 임용됐기 때문에 판사와 검사로 근무한 사람들이 변호사로 개업하였다. 그래서 당연히 부산 같은 경우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년에 변호사로 개업하는 사람들이 4∼5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판사와 검사들이 사전에 의논하여 개업 시기를 결정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개업한 변호사들은 1년 내외의 기간 동안 현직 판사와 검사로부터 `전관 예우'라고 불리는 특별 대우를 받아, 선임하는 형사 사건의 피고인이 석방이 되거나 가벼운 처벌을 받는 비율이 높았다. 물론 이런 변호사들이 현직 판·검사에게 상당한 식사비나 사무실 운영비라는 실비를 주었고, 우리 나라 접대의 공식 코스인 술과 여자 제공도 따랐다. 웃기는 것은 현직 판사와 검사들은 이런 것을 뇌물이라고 하지 않고 인간관계에 따르는 약간의 인사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실제 부산의 변호사업계에서도 변호사들의 차를 운전하는 운전 기사들이 변호사가 현직 판사와 검사를 룸살롱에서 접대하고 함께 즐겁게 2차를 가서 접대 아가씨들과 섹스를 나누는 이야기를 자주 하였다. 그리고 동방예의지국인 우리 나라에서 바로 몇일 전에 같이 부장판사나 법원장, 또는 부장검사, 검찰 지청장으로 근무한 사람이 변호사로 들어와서 "어이, 김 판사 이 건 내가 맡은 사건인데 기록 잘 봐 줘."라고 부탁하는데, 정의와 공정의 정신으로 징역을 때려 교도소로 보냈다고 하면 그 판사와 검사는 바로 선배도 모르는 인간 이하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언제 정의가 밥 먹여 줬냐, 김 판사 그 사람 영 못 쓰겠더구만, 이런 공론이 술자리에서 돌면 승진에도 지장이 있게 된다. 이렇게 현직 판·검사들은 전직 변호사들을 봐 주고 그리고 그 현직들이 다시 변호사로 개업할 때 현직 판·검사가 사건을 봐 주는 것이 전관 예우의 기본 구조다. 이러니 약발 받는 막 개업한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받는 변호사 수임료는 엄청나다. 부산의 경우 6·25 이래 최대 국난이라는 IMF 사태가 오기 전에 변호사 수임료가 한 건당 기본이 5백만 원이었다. 그리고 수임료가 3천만 원, 5천만 원인 사건도 적지 않고, 1억 원 이상인 사건도 간간이 있다. 지방법원장이나 고등법원장 출신이면 단가가 더 세진다. 아니 부산 정도 후진 곳에서 단가가 그 정도면 신문 1면을 장식하는 사람들이 주로 잡혀가는 서울의 단가는 어느 정도일까. 이쯤 하면 왜 한보 비리 사건 관련자들이 모두 1년도 되지 않아 석방되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아울러 사회 저명 인사들은 구속만 됐다 하면 휠체어나 들것에 실려 법정에 들어와 피고인의 건강을 감안하여 석방이 되는 코스를 밟게 되는 것이다. `전관 예우' 구조의 변화 그런데 이렇게 잘 나가는 공생·유착 관계가 1980년대 중반부터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판·검사를 거치지 않고 마구 쏟아져나온 새파란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 때문에 망가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관 예우를 받지 못하니 일단 사건 유치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공부 열심히 하고 실력이 있어 봐야 뭐 하나. 대한민국이 언제는 실력으로 승부를 낸 적이 있었나. 필자의 사무소에서도 사건 의뢰인들이 변호사가 판·검사 출신인지 꼭 물어보는 형편이다. 그러니 이들은 경제학의 법칙에 따라 스스로 사건을 공급받지 않으면, 어렵게 딴 변호사업계에서 퇴출당할 형편에 놓이게 되었고 당연히 생존하고자 몸부림치게 되었다. 그 가장 좋은 방법은 전직 경찰관, 교도관 등을 고용하여 가져다 주는 사건에 20%의 수고비를 떼 주는 것이고, 경찰관이 아니더라도 사건을 소개해 주는 사람에게는 모두 20%의 사례금을 떼 주게 됐고, 결국 그 20%는 전국 법조계의 `공정 가격'이 되었다. 이렇게 되자 이제 변호사 수임료가 높아지게 되었다. 변호사가 3백만 원을 받으면 20%인 60만 원은 소개비로 떼 주고 240만 원만 수입이 들어오니 경제적 부가가치가 많이 떨어지게 되었다. 거기다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은 접대도 더 열심히 하여야 한다. 우리 나라 판·검사의 50%는 서울대 법대 출신인데 사법연수원을 갓 나온 변호사들은 서울대 출신이 아닌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니 한국 사회의 유력한 힘의 원천인 학벌과 선·후배 관계에서도 밀린다. 한 번 구속되어 쇠고랑을 차게 되면 경찰관이 가족들에게, 내가 잘 아는 변호사가 있는데 약발이 잘 받는다고 하더라, 내가 피의자 신문 조서도 조금 신경을 쓰겠다고 하면, 가뭄에 단비 만난 심정이 된다. 이렇게 되자 사건 수임 경쟁에서 경쟁력이 밀린 전직 판·검사들도 전관 예우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되었다. 현대는 경쟁력 제일의 시대가 아닌가. 자연스럽게 이들도 모두 사건을 소개해 주면 20%를 떼 주게 되었다. 그러자 사건을 소개해 주는 사람은 전직 판·검사 출신이 수임료를 비싸게 받으니까(즉 수임료가 5백만 원이면 소개비로 20%인 1백만 원이 떨어진다), 다시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에게 사건을 많이 소개해 주게 되었다. 이제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은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어 일부 변호사들은 30%를 소개비로 떼 주거나 승소 사례금에서도 20%를 떼 주는 폭탄 세일에 나서게 되었다. 그래서 같은 변호사들로부터도 직업윤리(?)가 없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어떤 변호사들은 수익률이 높은 세무 사건이나 자동차 보험 사건에 치중하는 등 사건 유치 전문화(?)에도 나서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사건 유치 과정을 둘러싼 사건 의뢰자와 사건 소개자, 변호사 사이에 말썽이 끊이지 않아 일부 양심적인 변호사들은 변호사 자정 모임을 만들거나 대한변호사협회에서 금년 초에 자정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기도 하였다. 그러나 언제나 자정은 어려운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스스로 선임 사건이 많은 변호사들을 상대로 사건 유치 과정을 조사하는 등 노력을 했으나, 조사 대상 변호사들이 반발하여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였다. 그러자 법무부에서 법조 비리를 수사하라는 지시를 하였고 그에 따라 대검 감찰부에서 전국 각 검찰에 지시하여 법조 비리를 수사하라고 하여, 6월 하순에 전국에서 사무 직원들 수십 명이 구속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법조 비리 수사의 비리 그런데 그 수사라는 것이 그야말로 아니올시다였다. 검찰은 누구보다도 20%의 진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 20%를 사실 그대로 수사하면 그야말로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먼저 변호사들이 형사 처벌을 받든지, 아니면 최소한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중징계를 받는 일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20%를 떼 주거나 사건 유치에서 문제가 많은 변호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다. 실제로 이번 부산의 검찰 수사에서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뿐만 아니다. 사건 소개인들은 법원, 검찰 직원, 경찰관, 교도관들이 많은데 이들은 공무원 신분이라 소개비를 받았다는 것이 발각되면 모조리 파면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원래 검사와 판사, 변호사들은 법조 3륜이라고 하면서 서로 사이가 좋았다. 그런데 이 법조 비리 수사를 하게 되면서 피를 부를 수밖에 없자 검찰은 매우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되었다. 즉 변호사 사무장들이 20%를 개인적으로 횡령한 것으로 정리를 한 것이다. 사건 수사는 이렇게 되었다. 먼저 부산의 검찰은 문제가 되는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거나 사전 내사를 통해 조사를 하여, 변호사 사무장을 소환하여 조사하면서 사무장들이 십자가를 지고 교도소에 구속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20%를 떼 주는 것은 변호사가 모르고 사무장이 개인적으로 한 것이며 실제로 그 20%가 소개인에게 간 경우도 거의 없는 것으로 정리를 한 것이다. 이러한 수사 방침에 변호사와 사무장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모두 협조하여 졸지에 사무장들이 변호사 모르게 악덕 브로커 노릇을 하고 돈을 횡령한 파렴치범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검찰 법조 비리 발표가 부산일보를 통해 발표되었고 울산, 창원에서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 비리가 발표되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도 유사한 법조 비리가 발표되었다. 언론은 뭐 하나? 놀라운 것은 이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수사 발표에 언론은 검찰 발표를 그대로 기사로 실을 뿐 아무런 추적 보도나 심층 보도를 하지 않는 것이다. 아니 하다못해 필자가 기술한 바, 20% 소개비가 어떤 경위로 발생하고 법조계의 관행이 돼 버렸는지는 최소한 설명하여야 할 것이다. 기자들이 몰라서 그렇지 않느냐고? 천만의 말씀이다. 이 20% 소개비 건은 법조계의 관행으로 굳어져 출입 기자들이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실례로 필자가 종전의 법원 출입 기자 몇 명과 이야기를 한 일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 내막을 기자답게 자세히 잘 알고 있었다. 동아일보 기사는 위 사건의 진실을 일부 보도하였다. 그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법조 비리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한 검찰이 사건을 변호사에게 알선한 브로커들을 무더기로 구속하면서 이들에게서 사건을 넘겨받은 변호사들은 모두 구속 대상에서 제외해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서울지검 동부지청 형사5부(부장검사 이한성·李翰成)는 22일 박모 변호사(63) 등 변호사 8명에게 지난해 2월부터 1백15건의 사건을 소개해 주면서 그 대가로 변호사 수임료의 30∼40%를 받아 3억 3천만 원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장정수(張貞洙·39)씨 등 4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들에게 돈을 주고 사건을 소개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변호사 8명은 구속 대상에서 제외했다. 변호사법은 사건을 알선한 대가로 돈을 받은 브로커와 이들로부터 사건을 알선받은 변호사는 모두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한철·朴漢徹)도 이날 병원의 교통 사고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서 돈을 받고 합의를 대행해 주거나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한 혐의로 고재원(高宰元·43)씨 등 13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고씨에게서 사건을 소개받은 윤모 변호사는 구속하지 않았다.검찰 관계자는 `같은 법조인 입장에서 변호사에 대해 브로커와 같은 수준의 처벌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98년 5월 22일자, <브로커 `구속' 변호사 `불구속' … 법조 비리 편파 수사>, 이명건 기자) 법조 비리와 국민 의식 국민들은 이런 법조 비리로 법에 대해 어떤 의식을 가지게 될까. 그것은 세계적 명언인 `유전 무죄, 무전 유죄'란 말을 낳았다. 우리 나라의 교도소 수준은 거의 포로 수용소 수준이다. 3평 방에 10명씩 갇혀 있고 여름에 온도가 35도가 넘는다. 도망갈 수 없도록 문은 닫혀 있어 사우나 그 자체이다. 사장들은 처음 들어와서 교도소 밥도 먹어 내지 못하고 여름에는 더워 잠도 자지 못한다. 화장실이 조금 시원해서 그곳에서 앉아서 밤을 새우기도 한다. 교도소는 이미 교도의 기능을 잃어버린지 오래이고 수용의 기능만 있다. 우리 나라의 끔찍한 조직 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사귄 동료들로 구성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살벌한 환경 속에서 사니, 이들의 관심은 오로지 빨리 석방되는 것이다. 모든 신경이 얼룩말을 노리는 사자처럼 날카로워져 있다. 그래서 개업한 모 변호사가 약발이 잘 먹힌다, 무슨 사건에서 힘을 잘 써 누가 집행유예로 빠져나갔다는 소문이 돌면, 면회 간 가족들은 살림 다 팔아서 그 변호사 선임하라는 등쌀에 못 이긴다. 그리고 이들은 돈 많고 빽 좋은 사람들이 자기보다 죄가 무거운데도 유유히 석방되는 것을 보고 법과 정의가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낀다. 우리 나라에서 교도소를 거치는 사람들은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엄청 많다. 1996년도의 경우 형사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142,385명, 불구속된 자가 77,946명, 합계 220,331명이다.(법원행정처 발간 사법연감 1997년 603쪽) 그들이 한보 사건으로 구속된 기업가와 정치가가 모두 법정에서 들것에 실려 나가는 쇼를 한 후에 석방되는 광경을 보고 몸으로 느끼는 감정, 이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법조 비리는 전 국민을 반법률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법대로 하라'고 하는 말은 `너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해 보라'는 뜻이라는 것은 얼마나 기막힌 비극인가. 판·검사들의 엘리트의식과 한탕주의 우리 나라의 판사, 검사들은 개업하자마자 왜 그렇게 돈을 밝힐까. 물론 이런 말은 항상 전제되듯이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필자가 보기에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다. 며칠 전까지 판사, 검사를 한 사람들이 변호사가 되어 하는 로비와 브로커 고용, 탈법적인 행동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이가 없게 만든다. 더욱 기막힌 것은 소수 양심적이자 성실하게 변론하는 변호사들은 힘이 없다고 사건 당사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아, 겨우 사무실 유지나 하고서 까딱 잘못하면 쪽박 차는 신세까지 간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고급 공무원들은 대부분 자리를 이용하여 한 몫 보려는 마음과 관행을 갖고 있다. 이는 아마도 해방 직후에 적산 불하로부터 시작하여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차관 경제를 통해 공무원들의 신조가 돼 버린 먼저 챙겨 보자는 의식에 판·검사들도 물들어 있다는 것이다. 판·검사들이 국가에 한 공헌도와 새벽에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도로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의 공헌도 중 어느 것이 더 큰가. 판·검사들은 오히려 온갖 부정 부패 사건과 권력 비리에 대해 관대하여 국민들을 절망시킨 원죄가 더 큰 것이 아닐까.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는 연줄, 학연, 한탕주의, 비리에 판·검사들도 깊게 오염되어 있다는 것을 먼저 잘 깨닫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 대법원은 법조 비리에 대해 판사들이 변호사와 식사를 하면 안 되느니, 접대를 받으면 안 되고 판사실에서 만나면 안 된다는 등의 한심하기 짝이 없는 윤리 규정이나 만들고 있으니 딱하기 짝이 없다. 왜 판·검사들은 구속되면 안 되는가. 현직 검사가 지역 유지들과 어울려 도박을 하다가 잡혀도 사표만 쓰면 그만이다. 우리 또래 집단은 빼놓고 국민들에만 적용되는 법이 얼마나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러니 온갖 파렴치범들이 법정에서 뻔뻔스럽게 억울하다는 소리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교도소에 가서 물어보라,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죄인들이 몇 명 있는가. 모두 한결같이 나만 억울하게 걸려들었다고 한다. 변호사들도 그렇게 변론을 한다. 판·검사들이 엘리트의식을 버리고 한탕 먹겠다는 생각을 버리도록 하고, 시민 단체들도 법원 판사들이나 검사들이 황당한 짓을 하면 철저하게 규탄하고 판사들 이름을 추적하여 밝혀야 한다. 그리고 잘한 판·검사들은 과감하게 칭찬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비판에 대해 법원에서 걸핏하면 하는 사법부의 고유 권한 침범이니, 판사는 판결로만 말한다느니 운운하는 답답한 소리는 그만 하자. 현재 부산지방법원장은 조무제씨인데 이 분은 청렴결백하기로 소문이 나 있는 사람이다. 전국의 판사들 재산 신고할 때도 끝을 차지하였다. 그는 판사 봉급으로 자식들 다 키우고 나니 겨우 30평 정도 아파트 하나만 남았다고 한다. 심지어 옷을 스스로 기워 입는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이다. 법조 출입 기자들도 그 분은 믿을 만하다고 장담한다. 판사 시절 변호사들과의 유착은 전혀 없어 변호사들이 아주 까다로운 상대로 여겼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소신 있는 판사들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앞으로 점점 더 그런 판·검사들이 많아져서 국민의 법감정을 바로 잡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언론이 나서면 법조 개혁 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 나라만큼 고소, 고발, 진정이 많은 나라는 없다. 법의 권위가 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민원인들은 모두 자기에게 피해를 준 사람이 돈 있고, 빽 있어 처벌받지 않고 빠져나갔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민원인들은 반드시 힘있는 청와대, 언론사, 안기부에 진정을 한다. 이렇게 법의 권위가 무너져 버린 데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들의 잘못이 크다. 물론 그 동안 입법 자체가 독재 권력에 의해 형편없이 이루어진 것도 크다. 그러나 일반 형법, 민사 분야에서도 불신은 뿌리 깊어 이제 국민들은 변호사 집단을 마치 카지노 도박꾼 정도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각성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언론이 좀더 깊고 넓게 법조 비리를 파헤치고, 올바른 정의를 키우는 데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IMF도 언론이 노력하였으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김현철이 구속되고 나서야 알면서도 쓰지 못한 잘못을 한탄하는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의 신선 같은 말은 없도록 하자. 아는지 모르지만 판사, 검사, 변호사들은 언론을 대단히 무서워한다. I must go down to the seas again, to the lonely sea and the sky, And all I ask is a tall ship and a star to steer her by, And the wheel's kick and the wind's song and the white sail's shaking And a grey mist on the sea's face and a grey dawn breaking. - J.Masefiel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