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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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learsea (晴海)
날 짜 (Date): 2008년 2월 17일 일요일 오후 08시 01분 12초
제 목(Title): 국가는 왜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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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제 글을 싫어하시거나, 정치사상 얘기에 대해서 혐오감이 
있거나, 청해를 가식적이라고 생각하는 분은 읽지 마세요. 
안내 말씀에도 불구하고 아래 글을  읽어서 기분이 상하거나, 
몸에 두드러기가 나거나, 오바이트하시면  그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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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능은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국가 기능이 역할을 
제대로 할 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약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았답니다. 

국가가 왜 약자를 보호해야 하느냐 하는 것을 설명하려면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참조하는 것이 한 방법일 것입니다. 홉스는 마키아벨리와 함께 근대 정치학의 
한 획을 긋는 영국의 정치사상가로서 자연상태와 사회계약을 이론적으로 
체계화시켰습니다. 우리의 귀에 익숙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란 
유명한 말을 남긴 사람이지요. 

홉스의 방법론을 이해하려면 프랑스의 데까르트를 어느 정도 이해해야 합니다. 
데까르트는 방법서설에서 지식을 어떻게 축적할 것인가를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였습니다. 연역적 방법론을 체계화시켰습니다. 데까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Je pense, donc je suis.)”라는 명언을 
남겼는데 일본식 번역인 것 같습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생각은 존재의 충분 
조건”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시려면 생각을 하고 계신지 아닌지를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이 명제는 
(생각-->존재)의 관계를 설파하고 있는 것으로서 대우 명제는 
(존재X-->생각X)이 되겠습니다. 참인 명제입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이 명제가 사회과학적 방법론에 미친 영향은 지대합니다. 지식이 어떻게 
축적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데까르트는 분석대상을 쪼개서 연구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인간만큼 중요한 분석대상도 없습니다. 인간을 인간 전체로 
분석하자면 너무 복잡해서 인간에 대해서 잘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데까르트의 
입장이었습니다. 군인으로서 막사에 앉아서 화롯불을 쬐면서 데까르트는 
생각했습니다. 인간은 결국 쪼개서 연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팔을 분리했습니다. 그 다음엔 다리를, 그래도 인간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몸통을 분리해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데까르트가 반드시 이런 
식으로 추론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해석을 하자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머리 즉 생각은 분리해버리면 인간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 유명한 명제가 나온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데까르트는 이 모든 것을 생각으로 해결했습니다. 연역적 방법론입니다. 
(생각-->존재)의 논리를 사회과학 전반에 적용시켜서 전체는 부분으로 쪼개서 
분석하자는 주장이지요. 이것이 근대 실증 과학철학의 근간을 형성합니다. 
어려운 것보다는 쉬운 것부터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것부터 분석해서 하나 
하나 쌓아 올리는 지식 축적론을 주창한 것입니다. 이 방법론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서구 문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홉스와 데까르트의 연관관계는 어떤 것일까요? 홉스는 아주 간단한 모델에서 
시작하여 국가의 형성을 설명하려고 하였습니다. 즉, 통치기구도 없고 아무런 
질서도 없는 가장 단순한 자연상태를 상정하고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간도 
아주 단순하게 보았습니다. 홉스는 흔히 두려움(fear)과 쌍생아 관계라고 
얘기합니다. 어릴 때부터 유약했던 홉스에게 인간의 존재, 즉 생존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다는 해석이지요. 자연상태에서는 경찰도, 어떤 형태의 도와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다만 자기 자신만을 믿을 수 있을 뿐이지요. 
자구(self-help)가 유일한 생존 법칙인 세계입니다. 

이런 자연상태의 세상에서는 일단 힘이 있어야 합니다. 홉스의 원초적 인간관은 
아시다시피 매우 부정적입니다. 자연상태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폭력과 
지능밖에 없습니다. 남을 순수한 폭력으로 제압하든지 돌멩이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지능을 동원) 물리칠 수 있어야 자신의 안전에 대한 약간의 안심을 
할 수 있는 지경이니까요.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약자는 강자에게 
당해야 되는 세상이고, 틈만 나면 남을 제거해야 (궁극적으로는 자신만 남아야) 
안전이 더 많이 확보되는 아주 불편한 인간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입니다. 인류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이런 자연상태였는지 홉스가, 또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홉스도 연역적 방법을 동원하여 일단 이론적으로 그런 모델을 
상정해서 국가를 설명하려고 했던 것뿐입니다. 

인간은 역시 생각하는 동물이라 위와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합니다. 홉스에 따르면 자신이 가진 물리적 폭력을 대부분 포기할 것을 
서로 약속하게 됩니다. 사회계약을 이루어서 국가라는 “괴물(성서의 
리바이어던)”에게 남을 해칠 수 있는 능력을 포기하는 “각서”를 쓴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국가는 관리자가 되고 사회계약 속의 인간들은 남의 
생명을 해치지 못하도록 규정된다는 의미에서 일종의 평등을 이룩합니다. 즉, 
약자나 강자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왜 강자가 
그런 계약을 맺게 되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절대적인 강자는 없기 
때문입니다. 약한 인간들도 연합해서 (혹은 머리를 써서) 힘센 사람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약자는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된다는 당위성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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