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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cookie ()
날 짜 (Date): 2005년 8월  4일 목요일 오전 10시 54분 35초
제 목(Title): 익명사회...


http://www.chosun.com/international/news/200508/200508040027.html


개인정보 보호법 5개월째…日은 '익명사회'로 "반 친구 연락처도 몰라요" 

도쿄=선우정특파원 su@chosun.com  

입력 : 2005.08.04 07:09 49'

A학교는 긴급 사태시 필요한 ‘전체학생 긴급연락망’이 없다. 오직 자기가 
연락할 사람의 전화번호만 알고 있다. 모든 연락은 ‘점조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별 학생들은 서로 떨어진 섬과 같다. 일본이 ‘익명 사회’로 
변해가는 하나의 단면이다. 합법적 절차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신상을 알려고 해서도 안 되고, 알 수조차 없는 사회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된 것은 지난 4월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법’ 때문이다.

오는 10월 민영화되는 일본도로공단은 ‘낙하산’ ‘담합’ ‘정치성 선심 
투자’ 등의 비판을 많이 받았다. 지난 5월 이 공단이 정부 민영화추진위원회에 
제출한 10㎝ 두께의 퇴직자 명부는 검은 칠투성이였다. 퇴직자들의 이름, 주소, 
옮겨간 직장까지 온통 검은 칠이었다. 도로공단측은 ‘개인정보보호법’을 
내세웠지만, 요미우리 신문은 퇴직자들이 관련기업에 진출하는 ‘낙하산’ 
인사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보보호법을 가장 잘 ‘이용’하는 
쪽은 관료사회다. 좀 불리하다 싶으면 정보보호법을 내세워 조직 보신(保身)에 
이용한다.


일본 정부의 중심부에 위치한 총리 직할 내각부. 지난 7월 개인정보보호법을 
이유로 간부들의 최종 학력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정계와 관료사회는 특정 
대학 출신이 꽉 들어차 관료들의 신상 명세가 공개될 때마다 ‘학벌 편중’이 
늘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제 도마에 올릴 근거 자료도 내주지 않는 것.


일본 나가노(長野)현은 과장급 이상 공무원들의 재취업 현황을 본인 동의없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일본 지방정부는 중앙정부 못지않게 공무원의 민간기업 
이동이 심하다. 지방정부의 발주 사업이 많아 정부에 목을 매고 있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 ‘재취업 현황’은 곧 ‘낙하산 현황’. 개인정보보호법 
속에 치부를 묻어버린 것이다.


일본의 개인정보보호법은 기업 활동 등으로 얻은 개인 정보를 목적 이외의 곳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은 기관별로 각기 다른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되고 있어 공공기관 맘대로 법을 비틀어 해석하는 폐해도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보보호법’이 일본 사회 곳곳에서 벽창호식으로 
적용돼, 도처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국립병원은 외래 
환자를 이름 대신 번호로 호출한다. 번호로 호출하면 환자를 헷갈릴 가능성이 
커 의료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와도 병원측은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란 대답만 반복한다. 또 학교에서 학생이 의문사했는데도 병원은 
학교에 사인(死因)조차 가르쳐주지 않는다. 또 경찰은 사건 피해자 나이를 
엉터리로 말한다. 일본 사회가 ‘익명과 기호의 집단’으로 변해가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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