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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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jhheo (호야)
날 짜 (Date): 1997년12월16일(화) 11시26분31초 ROK
제 목(Title): 한나라당 '북풍 유인 뒷거래'의혹

두번째 기사/〈시사저널〉 제426호(12월16일 발매)

제목:한나라당 ‘북풍 유인 뒷거래’ 의혹
부제:정재문·이모 의원 등 북한측과 접촉…대선 개입 유도

  설마 했던  북풍(북풍)이 또 선거판을  덮칠 조짐이다. 그것도  북한 당국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대선에 영향을 주는 ‘자연풍’이  아니라 여
권에서 북한의 개입을 유도해 일으킨 ‘인공풍’이다. 그래서 사태는 더 심각
하다. 오로지 정권을 잡기 위해, 이른바 ‘적대적 의존(공존) 관계’라고 부르
는 남북관계를 악용했다면 그것은 명백한  이적 행위이자 반민족 행위이기 때
문이다.
  〈시사저널〉은 지난호에서 ‘평양발 오익제  편지’와 관련해 이같은 음모
의 한  자락을 내비쳤다. 오익제씨가 10월31일  김대중 총재(DJ) 앞으로 부친 
편지는 제3국(중국)에서  ‘중개인’을 거쳐 한  달 만에  도착했고, 한나라당 
정 아무개 의원이 중개인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었다(〈시사저널〉제425호 
참조). 정 아무개 의원은  바로 한나라당 정재문 의원(통일-외무위·정보위)이
었다. 기사에서 실명을 밝히지 않은 까닭은 정의원이 ‘편지 거래설’은 물론 
북한 고위층과의 접촉 사실 자체를 완강히 부인했기 때문이었다. 
  12월7일 정의원의 한  측근은 “정의원이 11월에 중국에  간 사실은 있으나 
한·중 포럼 참석차 김 덕  의원 등과 함께 갔으며, 정보위 최고참 의원인 정
의원이 북한과 비밀  접촉해 거래를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라고 말
했다. 그러나  ‘편지 거래설’을 보도한 〈시사저널〉이  10일부터 배포되고, 
13일 국민회의가  정의원의 거래 개입  의혹을 공개하자 뒤늦게  접촉 사실을 
시인했다.
  이날 국민회의 박홍엽 부대변인은 “정재문  의원이 지난 11월 두번에 걸쳐 
북경에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안병수 위원장(대리)와 비밀 회담을 가졌
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정의원과 안병수 위원장은 한국의 대선을 한나라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남북 경협과 관광  개발 등에 대한 교섭을 했
고, 그  대가로 북한에 상당한 금품을  주기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주장했다. 박 부대변인은 이같은 교섭의 근거로 11월17일 안병수 조평통 위원
장의 비서인 리상대가 이 교섭을  주도한 재미교포 김모씨에게 보냈다는 팩스 
서신의 사본을 공개했다. 
  이 교섭을 주선했다고 지칭한 ‘재미교포  김모씨’는 바로 김양일 전 재미
한인식품상연합회장이다. 김씨는 〈시사저널〉이  단독 보도한 ‘청와대 밀가
루 북송’ 사건에서  밀가루를 중개한 인물이다. 김씨를 ‘회장님’이라고 부
르며 리상대 비서가 보낸 서신의 전문(전문)은 이렇다.
  ‘보내주신 확스(팩스) 모두 정확히 받았으나 회답이 늦어져 대단히 죄송합
니다. 서로 간의 계약건에  대해선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예정대로 진행될 것
입니다. 우리 계약 대표단은 현재 하르빈에서 귀대표단을 대기하고 있는 중입
니다. 김회장이  걱정하고 있는 대표단은 귀대표단에  만족을 줄 수 있으므로 
더 의심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다만 일정에 변동이 없고 약속된 대로 계약
이 성사되도록 마지막까지 험써 주시기 바랍니다. 20일 약속된 장소에서 반가
운 재회를 기대합니다.’
  박 부대변인은 이어 정부  당국이 이같은 사실을 조사한 적이 있는지, 정의
원이 통일원의 승인을 받고 접촉했는지, 정의원의 대북 접촉이 실정법을 위반
한 것은 아닌지 등을  통일원에 공개 질의했다. 그러자 통일원은 이날 오전까
지만 해도 정의원의 접촉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국민회의가 추가 입증 자
료를 거론하는 등  낌새가 심상치 않게 전개되자 통일원은  정재문 의원이 11
월20일 북경 장성호텔에서  안병수 조평통 위원장대리를 만난 사실이 있으며, 
정의원이 이와 관련한 북한주민 접촉  보고서를 12일 통일원에 제출했다고 밝
혔다. 통일원은  또 정의원이 접촉 보고서에서  그 경위를 ‘11일20일 아들을 
만나기 위해 북경을 방문했을 때  안병수 위원장이 숙소인 장성호텔로 전화를 
걸어와 이 호텔에서 만나 옛이야기를 나눴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접촉 경위나 해명은  설득력이 없는 ‘짜 맞추기’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통일원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수용하더라도 정의원은 11월20일 
접촉했으면서도 국민회의가  발표하기 바로  전날(12월12일)에 접촉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는 7일 이내에 접촉 사실을 신고하게 돼 있는 남북교류협력법 시
행령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접촉 사실을  부인하던 정의원이 뒤늦게 접촉 
보고서를 제출한 것은 〈시사저널〉이  지난호에서 정의원의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정의원을 중개인으로  지목했고, 북한측과의 비밀 접촉 사실을 〈시
사저널〉 취재진이 포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취재 과정에서 정의원이 알고 있
었기 때문에 실정법  위반 사실을 감수하고서 서둘러 접촉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안기부를 통제하는 정보위의 ‘최고참 위원’인 그가 자신의 위법 사
실을 인지하지 못했을리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정의원에 대한 안기부의 조사 사실이다. 안기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안기부는 정의원이 11월5∼9일, 11월20∼21일 등 두 번에 걸
쳐 북경에서 북한의 대남 공작 책임자 중의  한 명인 안병수 위원장대리와 접
촉한 배경을 조사했다. 정의원은 서울 강남의 라마다르네상스호텔과 인터콘티
넨탈호텔의 안기부 전용 룸에서  두번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따라서 정부 당
국이 비밀  접촉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의원은 통일원에 
접촉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  통일원도 뒤늦게 받은 정의원의 
접촉 보고서와 관련해 2차 접촉 부분에 대해서만 해명하고 1차 접촉(11월5∼9
일) 사실에  대해서는 접촉 신고를 했는지,  접촉 경위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편 정의원은  2차 접촉과 관련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아들을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안병수 위원장으로부터 연락이 와  만난 것처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앞서 밝힌  안병수 위원장의 비서가 보낸 서신에  따르면 ‘20일 약속
된 장소에서 반가운 재회를  기대합니다’라고 돼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의 만
남은 사전에 비밀리에 준비된 접촉임을  알 수 있다. 또 이 서신은 북경 접촉
이 개인  자격의 만남이 아니라  남북 ‘대표단’ 간의  모종의 ‘계약건’과 
관련된 회담임을 드러내 준다.  또 2차 접촉이 ‘우연한 만남’이라면 1차 접
촉의 경위는 무엇인지 해명이 안된다. 다만,  정의원은 13일 통일원 발표 이후 
긴급히 낸 보도자료에서  “한중 수교 5주년 기념행사와  관련해 중국 사회과
학원 초청을 받고 11월5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북경을 방문했다”고 해명
했다.
  그러나 대북 관계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서신의 ‘계약건’과 관련해 “그 
계약에서 1차로  현금 3백만 달러가 건네졌다”고  증언했다. 이 소식통은 그 
대가에 대한 북한측  ‘선물’이 바로 오익제 편지를 포함한  특정 후보를 겨
냥한 일련의 ‘편지  공세’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한나라당과 정보기관의 
일부 극소수 인원이 참여한 이 대북 사업은  당초 북한측 협상 파트너가 오익
제씨를 북경이나 심양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하는 것이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평양발 편지 공세’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12일 오씨가 평양방송에 
출연해 DJ를 지지(음해)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시사저널〉이 지난호
에서 보도한 이른바 ‘오익제 비디오테이프’건은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특정 후보를 겨냥한 북한의  대남 편지 공세는 여러 경로로 확인된다. 〈시
사저널〉이 확인한 편지만도  4종이나 된다. △안기부가 5일 목동 국제우체국
에서 압수한  오익제 편지(10월31일 ‘평양발’로  작성후 11월20일 북경에서 
부침)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 앞으로 보낸 ‘김장수 편지’(11월20일경 북경
발로 DJ 음해  내용) △8일경 〈중앙일보〉에 팩스로  보낸 김병식 편지(11월 
중순 작성해 DJ한테  보낸 3장짜리 편지) △김덕수  편지(12월6일자로 제목은 
‘김대중의 련북관계’) 등이다. 
  이중 조선사회민주당 김병식 위원장 명의로  된 편지는 당초 유성환 전의원
(국민신당)에게 보내진  것을 유씨가 안기부에 신고한  것인데 누군가 언론에 
보도되게 할 목적으로 팩스로 보낸 것이다. 그 내용은 DJ의 71년 일본 한민통 
활동과 관련해 20만 달러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한편 가명을 쓴 것으로 보이
는 김덕수 편지의 핵심 내용은 DJ가 11월에 전직 의원을 북경에 보내  접촉케 
했고, 12월 초에는 의원 출신의 해외교포를  북한에 보냈다는 것이다. 두 편지
는 공교롭게도 11일 오후 재미교포  사업가를 자처한 윤홍준씨의 북경 기자회
견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96년부터 6회 방북했다는 윤씨는 이날 DJ에 대한 ‘
김정일 비자금 지원설’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북경 주재 한국 특
파원들에게 10장짜리 유인물을  돌렸다. 그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지만 결론
은 황당한, 윤씨의 주장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자 윤씨는 도쿄 기자회견을 공
언했는데 실제로 13일 동경에서 재미교포들이 기자회견을 했다.
  앞서의 소식통은 이같은 일련의 선거 개입 공세를 아시아·태평양위원회(위
원장 김용순·부위원장 안병수)가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아태위원회는 북한
의 대남 공작 부처 중의 하나인 통일전선부의 외곽단체이다).  이같은 대남 공
작의 1차 목적은  북한 당국이 부담스러운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려는 것이지
만, 그  배경을 보면 외화벌이 차원의  소극적 개입이라는 것이다.  즉 당초의 
남북한 특정 세력의  ‘계약’ 조건은 96년 4·11 총선 전의  판문점 무력 시
위 같은 ‘적극적 개입’을  요청하는 것이었지만, 특정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같은  적극적 개입은 너무 부담이 크기  때문에 ‘소극적 개
입’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  총비서 또한 새 정부와의 관계  개선과 남한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고, 남북 관계의 악화는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
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력 시위 같은  모험을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
측했다. 다만 외화벌이가  충성도의 최고 가치로 간주되기 때문에 아태위원회 
같은 특정 세력이  남한의 특정 세력과 맺은 거래  계약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편지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 소식통은 선거 직전까지 이
같은 소극적  공세는 계속되겠지만 대세가  결정나는 14일 이후에는  더 이상 
북풍(자연풍)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당초 여권(당시 신한국당) 핵심부가  대선에 대비해 기획한 극비 대북 프로
젝트는 이회창 후보의 방북과  이산가족 상봉을 골자로 한 ‘온풍’이었다(〈
시사저널> 제411호 커버스토리 참조). 즉 역대 정권이 즐겨 써온 김대중 후보
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한풍’보다는  이번 선거에서는 여당 후보의 이
미지를 좋게 하고  득표에도 긍정적인 온풍을 유인하자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대선 정국을 강타한 병역  기피 의혹에다 이인제 후보의 선전(선전)으로 상황
이 어렵게 전개되자  여권으로서는 ‘찬밥 더운 밥’을 가리지  않게 된 것이
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사실은 한나라당(당시 신한국당)의  이 아무개 의원이 
지난 9월 비밀  방북했다는 점이다. 〈시사저널〉(제404호)이 단독  보도한 ‘
황장엽 리스트’에도 올라 있는 이의원은  여권 핵심부의 극비 프로젝트를 수
행하는 임무를 띠고 방북해 △북한 당국의 이회창  후보 방북 초청 및 정상회
담 △이산가족 상봉 △대북 경협 및 관광개발  사업 지원 건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의 소식통은 “정재문  의원의 비밀 접촉 및 계약건은 바로 이의
원이 수행했던 임무를 인계받은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국민의 심
판(대선)이 끝난 뒤에는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 북풍을 유인하고 거래한 ‘
이적 행위’에 대한 심판도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 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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