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FreeBird () 날 짜 (Date): 1997년11월08일(토) 04시01분17초 ROK 제 목(Title): 이회창의 마지막 승부 이회창이 민정계를 빽그라운드로 거느린다고 대단한 흠인양 비판들이 많은데... 이회창은 이미 총선전부터 유력한 대권후보들중의 선두주자였다. 박찬종과 인기도 1, 2위를 다투는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그런 높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에 뛰어들어서 오늘날까지 왔다. 대구경북과 민정계가 오늘의 이회창을 만들었는가? TK민심의 열화와 같은 성원만으로 그가 떴는가? 그건 절대 아니다. 이회창은 지연, 혈연, 학연으로 TK와는 별 상관이 없다. 단지 대권의 향방을 감잡는데는 귀신같은 재주를 가진 김윤환이가 이끄는 민정계가 '보아하니 대세는 이회창이군'하고 판단해서 받들어 모시겠다고 몰려왔을테지. 김대중은 이회창이가 후보가 되길 학수고대했다. 왜? 영남출신이 아닌 이회창은 여당사상 최약체후보가 될 수밖에 없기에, 철벽같은 고정표를 갖고 있는 DJ에게 이길 수 있는 길은 영남권의 결집뿐이기 때문이다. 박찬종, 이수성 같은 영남권 후보들이 주장한게 바로 그거다. 결국 이회창은 대통령후보가 낮고, 국민들은 이회창후보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주었다. 병역문제로 지지도가 급락하면서 정치초보 이회창이는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 주위를 둘러싼 보수세력의 영향이 강해지면서 더욱 코너에 몰렸다. 그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TK에서도 이회창에 대한 지지는 폭락했다. 이회창이 추락한 원인은, 국민에게 인기를 끌었던 본인의 개혁성을 포기하고 순간적인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전통적인 여권후보' 행세를 하려했다는 점이다. 전노 사면이니, 보수대연합이니, 내각제니 하는 것들 말이지. 내가 보기에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들 한국의 '보수세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소수의 강골보수세력의 입맛을 ㅊ추면 뭐하겠나, 더 큰 손해를 입고 말텐데. 어느 특정 계층의 입맛을 ㅊ추는 것보다는, 힘들수록 꽁수부릴 생각말고 원칙대로 자기 갈길을 가는 고지식함이 결국은 이긴다는 것을 몰랐던 거다. 아니, 알았어도 실천은 못했겠지만. YS를 내�뮌� 이회창이가 TK에서 다시 뜨고 있는 중이라는데, 그건 당연한 일 아닌가? 누구든 김영삼을 욕하면 TK에 가서는 박수를 받는다. YS와 가장 웬수같은 후보가 바로 이회창이니 TK는 이회창을 지지하는 것이다. 이회창이 뜨기 전만 해도 TK는 이인제였대자녀, 박정희 닮았다고. 각 지방마다 정치적으로 형성된 지역정서라는게 있기에, 그들은 결국 자기 지역정서에 맞는 후보에게 쏠리기 마련이다. TK도 예외는 아니다. 여당후보라는 이유만으로 눈감고 무턱대고 찍어주는 저질집단이 아니란 얘기다. 이제 영남은 지역패권은 포기한 걸로 봐야 한다. 구심점이 사라졌다. 지역패권보다는 지역의 정서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을 키우고 싶을 뿐이겠지. 박태준이 김대중을 민다고 포항이 DJ세상이 아니듯이, 허주가 이회창을 민다고 TK민심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5, 6공 출신인 민정계가 인기를 창출해낼 수가 있나? 아니다. 이회창은 보수화가 되면 될수록, 민정계가 자기를 가리면 가릴수록 인기가 떨어지게 돼있다. 그건 오늘의 이회창을 만든 민심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정치는 세와 세의 현실적 결합이다. 당권을 잡도록 밀어준 허주를 존중하는 것과 그의 꾹둑각시가 되는 것은 틀리다. 내가 봐온 이회창은 지금에야 비로소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잘 해나가는 것 같다. 어렵게 말할 것 없이, 맘에 안드는 놈들은 다 짤라버리고 자기 할말 다하면 그게 바로 정도요, 그게 잘하는 거다. 정치신인 이회창으로썬 정치 9단들 흉내도 내지 못할 소위 '정치력'이라는 건 그냥 무시해버리고 아마츄어답게 나가면 된다. 노련한 정치꾼이 되기위해 애쓸 필요없다. 그건 국민이 이회창에게 바라는 바가 아니다. 모르는건 그냥 모른다 그러면 되고, 애매한건 그냥 법대로 하자고 그러면 된다. 이회창은 정치인으로써의 자질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법대로 하는 자질은 있으니 그걸로 승부를 걸어야한다. 고단수의 정치인흉내보다는 원칙을 고집하는 판사스타일로 승부를 걸자. 이도저도 아닌 채로 그냥 헤매다 져버리면 아무 의미없는 싸움, 의미없는 패배다. 이겨도 져도 찝찝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