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FreeBird () 날 짜 (Date): 1997년07월26일(토) 06시05분07초 KDT 제 목(Title): 조순 카드가 DJ보다 훨씬 낫다 조순 시장의 출마가 의미가 있는 것은 DJ가 결단을 내리고 그를 대안으로 미는 경우에만이다. 조순 시장과 DJ가 모두 출마한다면 여당의 재집권을 100% 굳혀주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다. 시장직 사퇴 마감인 9월 중순 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그때까지의 DJP연합 진전 여부와 승리 가능성, 국민 여론 등이 조순 시장의 등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그러나 그때도 역시 DJ의 헛된 꿈이 걸림돌이 될 것이다. 조순 시장으로써는 DJ와 JP가 정권교체를 위해서 자신을 대안으로 추대해주는 것을 바랬을 것이다. 끝내 DJ가 양보를 안한다면 조순 시장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이나 통추 같은 허약한 기반으로는 시장직을 포기하고 모험할 의사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는 결국 대선전에 국민회의에 입당, DJ 지지의사를 밝히고 내년의 서울시장 선거 재공천을 바랄 확률이 높다. 만에 하나 DJ와 조순 둘 다 출마하는 상황이 된다면 나로썬 (물론 단지 한 표일 뿐이지만) DJ를 찍어줄 수 밖에 없다. 결국 정권교체는 또다시 실패할 것이고 DJ는 역사의 죄인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DJP연합이 성공하더라도 승산이 희미하다는 것을 DJ가 깨닫는 날이 과연 올 것인가? 이회창 씨의 등장으로 JP의 충청권이 무너짐으로써 DJP연합 자체의 파괴력도 상처를 받았을 뿐 아니라, 설혹 박태준 씨를 거기에 끌어들인다 할지라도, '김대중 후보'는 영남표를 얻을 수 없다. 이수성이든 이한동이든 누구를 데려와봤자 DJ가 얼굴이면 절대로 못이긴다. 지금 DJ는 JP, 박태준, 이수성, 이한동 씨 등이 '보수대연합'을 이루어서 영남권 후보가 나오기만을 은근히 바라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영남표를 여당과 나누어서 자기가 어부지리를 얻게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기대에서 말이다. 그러나 영남후보는 이번 대선은 절대로 나오질 않는다. 신한국당 경선을 봐도 그렇고, 국민 정서가 단순히 '고향표'를 얻기 위해 나오는 후보는 더 이상 용납을 하지 않는다. 3김은 그나마 민주화와 근대화라는 업적이라도 있지만, 누가 또 지역을 볼모로 삼을 수 있겠는가? 더군다나 이회창 씨는 지역에 관계없는 고른 지지가 최대의 강점이다. 영남에서도 영남출신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을 지도 모른다. 만약에 DJ가 조순 시장을 대안으로 내세운다면 JP의 출마 여부나 영남후보의 등장과 관계없이 승률은 크게 높아진다. 조순 시장은 올해 대선의 승패를 가를 '3김 청산' '정권교체' 이 두 가지 (현 상황에서는 대립될 수밖에 없는) 명분들을 만족시키는 최선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정권교체를 원하지만 대안이 없어서(즉 DJ가 싫어서) 망설이는 국민들을 단숨에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비호남인의 '반DJ 정서'와 '3김 청산'의 대세와 타협함으로써 그가 가진 고정 지지표와 정권교체를 원하는 비호남표를 하나로 묶자는 얘기이다. 만약 JP도 조순 씨를 지지한다면 신한국당은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이고 정권교체는 더 이상 꿈만은 아닐 것이다. '조순'과 '내각제'를 고리로 JP, TK, 박태준 씨 등의 범야권과 여권 이탈 세력이 모두 뭉칠 수도 있다. 이념과 지역을 넘어서 정권교체를 앞세운 야권 대연합을 이루는 것이다. 조순 시장은 DJ의 호남표를 끌어올 수 있는 동시에 DJ와 노선 갈등을 벌이는 등의 독립적인 면모를 보여주었으므로 '허수아비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비판은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그가 시장 재임시 받아왔던 정치력 부재, 행정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 극복해낼 수 있다. 왜려 정치 세계에서 이회창 씨가 겪어야했던 이미지 훼손을 고려한다면 조순 시장은 참신성과 도덕성에서 상대적으로 앞설 수 있다. 이론만이 아닌 실물경제를 다스린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강점이 있다. 조순 씨는 95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DJ가 92년 대선에서 얻은 서울 득표율 38%보다 높은 42% 이상을 얻었다. 그것은 87년 대선에서 DJ와 JP가 각각 얻은 득표율을 합친 것(약 37%)보다도 훨씬 높은 득표율이다. DJ 지지자들이 조순 씨를 이회창 씨보다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DJ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준다면, 조순 시장은 DJ보다 승리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지금까지 있었던 여러 곳의 선거들에서 DJP 후보가 거둔 승리는 '단일후보 DJ'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보증이 아니다. 게다가 그 환상은 엇그제의 선거에서 무참히 깨졌다. DJP연합은 서울시장 선거가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성향과 지역이 틀린 DJ와 JP의 지지자들이 공통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제3후보'일 때만 위력이 있다는 얘기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가장 자질있는 후보'가 아니라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 그 둘이 일치하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