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FreeBird () 날 짜 (Date): 1997년05월03일(토) 19시57분36초 KST 제 목(Title): [조선일보] 재벌은 구태를 벗어나라 우리는 한보사태 이후 최근까지 잇따른 일련의 대기업 부실경영 행 태를 보면서 이 땅의 자본주의가 좀더 건전해지기를 촉구한다. 우리의 일부 재벌급 기업들은 40년 가까운 성장과정을 거치면서도 아직까지 초기자본주의의 천민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정경유착의 로비문화, 비 자금조성, 차입경영, 문어발경영, 탈세경영 등 온갖 불건전 경영행태 를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다. 재계는 우리의 자본주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선진국형 기업문화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우리가 이미 OECD(경제협력 개발기구)에 가입, 국제적 기업윤리와 규범을 지키지 않을 수 없는 단 계에 와있으므로 재계의 변명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어차피 우리 의 기업들도 국경없는 국제경쟁시대에 걸맞는 게임의 룰을 정착시키지 않고서는 생존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의 대기업들이 건전한 자본주의 윤리와 투명한 경쟁규범 을 갖추지 않을 경우 남북 분단상태의 이념갈등을 유발시켜 체제유지 자체를 위협할 가능성이 짙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 요즘 우리 국민들 이 일부 재벌급 기업들의 방만한 경영행태와 정경유착의 부패관행을 보면서 성실한 근로자세와 생활자세를 잃고 있으며, 반 기업적 성향을 노골화시키고 있는 것을 보아도 천민자본주의가 체제유지에 위협적인 요소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인 자본주의 민주주의 다원주의를 공 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일부 재벌급 기업들은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우선 우리 기업들은 최근의 볼썽사나운 일련의 사태 등 을 계기로 방만경영과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치권에 돈을 대는 기업풍토 밑에서는 경쟁력 향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물론 정치권도 기업에서 돈을 뜯어 선거를 치르는 지금까지의 고비용 정치풍토를 과감하게 뜯어고쳐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정권 교체기마다 전직 대통령을 재판에 부치거나 청문회에 불러내는 악순환 이 되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재계는 또 지나친 차입경영의 악습을 버려야 할 것이다. 자기자본 이 10%미만인 기업이 고금리 구조하에서 몇조원씩 차입해서 기업을 경 영하려는 미련한 사고방식은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다각 경영이다 뭐다 하면서 수십개의 기업을 남의 돈을 꾸어 설립하는 사세 과시형의 무모한 경영은 이제 설자리를 잃었다고 우리는 단언하다. 자 신있는 분야의 전문경영, 무리하지 않는 내실경영이 각광을 받는 때가 됐다. 이번 불황은 우리 기업의 체질개선, 부실경영인의 퇴장을 촉진 하는 계기가 됨으로써 우리 나라의 자본주의가 한결 건전해질 것으로 우리는 믿고 있다. 발행일 : 97년 04월 2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