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kisto (석) 날 짜 (Date): 1996년04월17일(수) 20시27분37초 KST 제 목(Title): [퍼온글]윗글 관련 한겨레21 기사2 르포 1996년04월11일 제103호 한겨레21 [IMAGE] 김한태 한국산업안전관리공단 기술위원 인터뷰 [IMAGE] 3월19일 사고가 난 뒤 같은 날 사고조사에 들어간 한국산업안전관리공단 기술위원 김한태씨를 만났다. 그는 조선항만 위험관리팀을 맡고 있다. -검찰조사와는 별개로 현장조사를 벌인 걸로 알고 있다. 이번 사고의 원 인이 뭔가. =보통 블록을 탑재해 놓고 나서 파이프를 세워 지지한다. 그걸 좀더 고정 시키기 위해서 옆블록에 스트롱백(일명 떡판)을 용접한다. 이번 사고에서 는 4군데에 떡판이 있었다. 그리고 나서 블록의 크기를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가장자리를 잘라낸다. 이때는 러그를 크레인에 걸고서 블록을 지탱 하도록 한 다음에 스트롱백을 절단하거나 다른 체인블록 등을 이용해 블 록을 붙잡아준 상황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이번 작업에서는 둘 다 없었 다. 지지해주는 게 파이프밖에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 절단을 한 거다. 그 런데 그 파이프조차 한개밖에 없었다. 파이프가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서 는 중간부분에 별도의 철판을 대서 용접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사고 는 한개의 파이프에다 중간부위 용접도 없었다. 파이프 두께야 계산상의 실수라고 하더라도 파이프 한개만으로 작업을 한 것이나 다른 조치를 취 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진행한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거다. -결국 문제는 작업공정을 제대로 안 지킨 것 아닌가. =그렇다. 빨리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취해야 할 조치들을 제대로 취하지 도 않은 채 작업을 강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고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안전상의 조치없이 작업을 한 게 잘못이다. 작업지시서를 살펴 보니 스 트롱백을 절단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누군가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일하는 사람이 임의로 잘랐을 리는 없다. 일의 성격상 누군가 지시를 했을 것이 다. -다른 조선소에서도 이런 사고가 있는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고다. 20~30년 전에도 이런 사고는 거의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작업을 시켰는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 한겨레신문사 1996년04월11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르포 1996년04월11일 제103호 한겨레21 [IMAGE] 고길주 목포지방노동사무소 근로감독관 인터뷰 -오늘 점검이 예정보다 늦게 시작됐다. 이유는. =회사쪽에서 분위기도 있고 하니…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8시40분 무렵 에 전화가 왔다. -그동안 이곳에 대해 안전점검을 한 적이 있는가. =아직 정기점검을 할 기간은 안 됐고 시설점검은 몇번 했다. 작년 말에 검사를 안 맡고 사용한 크레인 13대에 대해 사용중지 명령을 내린 적이 있다. -사용중지 명령이 지켜졌는가. =그 뒤에 4대를 다시 사용해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고발조치했다. 벌 금형을 받았다. -이번 사고 뒤에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 =작업장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파이프를 하나 더 대고 스트롱 백을 재보수하고 표준작업지침을 작성해서 노동자들에게 숙지시키라고 명 령했다. 그런데 회사쪽에서 작업재개 요청을 해왔다. 회사쪽은 지주를 하 나 더 대려면 크레인으로 들어올려야 하니까 위험하다며 그냥 재개하겠다 고 했지만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 대형사고가 났는데도 회사가 별다른 조치도 없이 재개요청을 하는 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노동사무소의 명령이 잘 안 먹히는 것은 아닌가. =…. 그래서 허락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이미 2월에 난 사고로 현장책임자인 최길선 부사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 반으로 고발조치했다. 두번째 사고가 난 뒤 사건을 조사하고 검찰에 자료 를 넘기려던 차에 세번째 사고가 터졌다. 두건을 묶어 입건서류를 넘길 예정인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될 것으로 본다. -첫번째 사고에 대해 최 부사장은 벌금형을 받고 풀려난 걸로 아는데….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것뿐이다. © 한겨레신문사 1996년04월11일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르포 1996년04월11일 제103호 한겨레21 [IMAGE] 임룡빈 한라중공업 삼호공단 관리팀 관리상무 인터뷰 한라중공업 안전관리 담당자들은 최병권 사장에서부터 안전환경관리 과장 까지 모두 인터뷰를 거부했다.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4 차례의 접촉시도에도 불구하고 사장실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어렵게 인 터뷰를 시작한 임룡빈 관리상무조차도 곤란한 질문에는 “모른다”는 말 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한달 동안 다섯명의 노동자가 인재에 가까운 사고 로 죽었지만 회사쪽에서 마련한 대책은 “내 몸은 내가 지키자”는 한줄 의 문구와 “끝나면 고사라도 지내겠다”는 말 외에는 없었다.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공장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한달 동안 사고가 세건 이나 났고 다섯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왜 이렇게 사고가 잦나. 당신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엔지니어가 아니라 어떤 첨단 장비가 있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첨단시 설이라고 알고 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이렇게 사고가 나니 왜 그 런지 잘 모르겠다. 우리가 사고가 나기를 바란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아직 원인 파악도 안 된 건가. =안 됐다. 검찰이나 노동부에서 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원인을 찾아내겠지 . -첫번째 사고가 난 지 한달 가량이 지났는데 회사 차원에서 원인파악을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글쎄, 그 원인은 파악이 됐을 텐데… 나야 지원부서에서 지원을 하는 입장이니 기술적인 부분은 모른다. 서영상씨야 경사시험하다가 자기가 실 족한 거고. 경사시험은 운항상태로 하다 보니 조명을 비롯한 모든 시설물 을 철거해야 한다고 하더라. 난간도 설치해서도 안 되고. 두번째 사망자 인 문형복씨는 크레인 조작이 잘못된 거고 이번 사고는 블록이 무너진 것 아닌가. -몇만톤 규모의 배인데 작업용 전등이나 안전난간무게가 얼마나 나간다고 설치해서는 안 된다는 건가. =원래 배 경사시험을 할 때는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그 사고 뒤 작업등 설치라든지 후속조치를 취한 것도 잘못된 결정 아닌가.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른다. -두번째 사고에서 크레인은 충돌방지센서가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닌가. 그 건 왜 작동하지 않았나.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그런 거지(임 상무는 이런 말로 생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센서를 돌려놓거나 떼어놓는 관행을 간접적으 로 시인했다). 작동했는지 안 했는지는 검찰조사 결과 밝혀질 것이다. 잘 못이 있다면 고칠 텐데 왜 자꾸 그런 걸 묻나. 회사에서 알아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잇따른 사고로 노동자들이 작업장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사고 뒤 가시적인 조치를 취한 게 있는가. =그건 기술적인 문제라 난 잘 모르겠다. 다만 이 자리에 있던 측성암이라 는 암자를 저 위쪽으로 옮겼는데 그것 때문인가 하는 생각을 우리끼리 한 다. 이번 사고가 수습되면 고사를 지낼 생각이다. -그게 대책인가. =그냥… 마음이 그렇단 얘기다. © 한겨레신문사 1996년04월11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