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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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겨울철쭉-D)
날 짜 (Date): 1996년02월08일(목) 14시49분59초 KST
제 목(Title): 도니님의 개인적 생각과 이회창 유감.




우선 글을 올리기 전에, 도니님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이라는 전제를 단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읍니다. 이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양한다는 표현이라는
것을 어렵지않게 짐작할 수 있었읍니다. 

그래서 '내가 혹시 그 우려하던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다시 한번 
짚어보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간 도니님의 글들을 통해 볼 때, 제가 가진 생각이(즉 입장 차이가)
단지 오해만은 아니고 분명히 해야할 입장차이라고 여겨지기에 이와 같은 글을 
올리게 되었읍니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단서를 다셨지만 사실 이보드에 올려지는 글들의
성격이 개인적이지 않은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도니님의 그와같은 사전울타리를
철거(?)하려는 만용을 가능하게 했음도 밝힙니다.

도니님의 글이 개인적인 생각을 옮긴 것이라면 지금 쓰는 이 글도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단지 염두에 두는 것은 대화에 임하는 과정에서 좀 더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고, 그 근거들을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지적함으로써 상대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이회창 씨에 대한 도니님의 생각을 보면...

개개 정치인에 대한 도니님의 선호도에 대해서는 제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만
김대중씨와 비교하는 부분, 그리고 김대중씨가 이회창씨를 비난하는 것을
문제 삼은 부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충분히 이 보드에 올릴만한 내용이 된다고
판단하여 그에 대해 지적하고자 합니다.

"저는 분명히 말하건대 이 회창씨는 지지할 수 없읍니다."

이는 비단 이회창씨가 합리적인 비수구보수세력이라서 저와 입장이 다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한때 서노련 의장을 지내고 백태웅씨와 함께 서울경인지역
노동운동을 이끌었던 김문수씨는 평소 존경하던 분이었지만  김문수씨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지할 수 없읍니다. 단지 이우재씨나 김문수씨 같은 분들이 집권당에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해 주었으면 하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기는 합니다.


근래들러 여와야의 구분이 모호해졌다고는 하지만, 구분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구분이 사라졌다면 민주당같은 세력은 자취를 감추어야겠지요.
물론 민자당 내의 개혁세력을 반민주세력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한국당의 뿌리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이런 마당에 그다지 명분이 없어보이는 신한국당행을 택한 인사들을
개개인의 도덕성이나 능력만으로 지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인물위주의 선택보다는 소속한 정파의 명분이 더 중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회창씨에 대해서 또 한가지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려 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같은 입당인사들중에서도 차라리
김문수씨나 이우재씨에게 더 기대를 합니다.

이 회창씨는 위와같은 입당파들과는 또 다른 면이 있읍니다. 그는 지금까지 
약자의 입장에 서 본 적이 없읍니다. 그의 위치에서라면 80년 광주의 상황등에 
전혀 모르고 있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침묵했었읍니다.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지만 그는 침묵했읍니다.

(물론 그의 참여를 강요할 만한 그 어떤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읍니다. 다만
그의 도덕성이 필요 이상으로 과장되는 것을 우려할 뿐입니다)

그의 도덕성이 높이 평가되었던 계기는 선관위장시절 옷을 벗은 것과 
총리재직시절 최고권력자에게 단 한번 대들었다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그 기나긴 5,6공시절 대쪽같은  지조를 왜 다른 곳에 발휘하지 못했는지요.


다른 분들과는 그만두고라도 이회창씨가 그리 높게 평가되는 것은 또 하나의
상징조작에 영향받은 것임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와같은 상징조작에는 언론을 통한 것과, 
정치에서도 끊임없이 '스타'를 요구하는 대중의 심리 혹은 
자본제적 시장이 통용되는 중우정치의 맹점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입니다.

이철 총무의 다음과 같은 발언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소나무는 산에 있어야 소나무지 집에 들어가면 분재가 되고 만다."

그렇습니다. 소나무는 산에 있어야 푸른 법입니다. 저는 지금 앞뒤 꾹막힌 채 
구미에 맞는 혹은 내 입장에 맞는 정파가 보수정치판에 없다는 것을
불평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에 대해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최선이 아닌 차선이 정치에
통용되는 지고의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 차선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또한 명분이 중시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현실의 정치판을 보면 최선의 선택은 분명히 없읍니다. 하지만 이 회창씨가
선택해야 할 차선은 신한국당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김대중씨가 이회창씨의 신한국당행을 비난했던 것도 마찬가지에 의해
접근되어져야 합니다.

상징조작이었건 실체였건 간에 이 회창씨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는 상황에서 -- 즉, 소나무로까지 추켜지는 상황에서 -- 그는 선택을 해야만
했고 그가 내린 결정은 차선에서 한참 빗나간 것입니다.

집권당의 땜빵으로 작용한 것 말고는 명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신한국당은 지역적기반에 기초한 정파입니다. 그의 말대로 그의 명분이 집권당의
개혁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면 그는 민주당을 택해야 합니다. 민주당은 
주지하다시피 민자당 2중대라는 비난을 들어가면서까지 집권당이 하는 개혁작업을
돕기도 했읍니다.

그는 또한 정치에 뜻이 없다는 자시의 발언을 번복하기도 했읍니다.
정치에 뜻이 없는 사람이 기존 정치판의 모순을 고스란히 안고 있고
더 나아가 그 모순의 커다란 중심이 되는 한쪽의 소굴로 들어갔다는 것은
어떤 말로도 미화될 수는 없읍니다. 결과적으로 '정치에 뜻이 없다'던 
그의 발언은 '값을 올리기'위해 흥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내려야 했던 차선의 선택이 최소한 민자당행은 아니었다는 사실이
그의 행보에 대한 민주당과 국민회의의 비난을 가능하게 합니다.
'훌륭한 분'이라고 추켜세우다가 가고나니까 '나쁜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것으로
김대중이 특별히 비난을 받아야할 이유는 없읍니다. 
물론 속보이고 아량없는 행동이기는 하지만, 그런 비난을 한 것은 김대중만이 
아니라 민주당이 더 강하게 비난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상의 이유들을 통해 저는 도니님과 견해를 달리합니다.
저는 이회창씨의 신한국당행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단한번도 정권교체를 이루어보지 못한 '세계신기록'을 가지고 있읍니다.
평소 김대중� 대한 인상은 '혐오'이지만, 김대중과 이회창이라는 두개의 
선택만이 우리 정치현실에 존재한다면(아직까지 그런 적은 없음) 저는 
이회창이 아닌 김대중을 지지할 "수밖에" 없읍니다.(이런 일은 없을 겁니다)

다시 한번 이철씨의 말을 인용하지요.

"이 회창, 그는 더 이상 소나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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