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purunsan (마지막잎새) 날 짜 (Date): 1995년11월30일(목) 18시24분23초 KST 제 목(Title): 게스트 반 3김에게.. 우선 반3김 게스트에게 질문을 하기 앞서 지역감정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말들이 많은데.. 이에 연관된 저의 경험을 먼저 말해보도록 하지요. 일반인이건 정치인이건 지역감정을 타파해야 한다는 말은 많이들 합니다. 하지만 말을 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그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92년 총선에서의 일입니다. 동작구에서는 민자당에서 김영삼의 충복 서청원이 나왔고 민중당에서는 장기표, 민주당에서는 김대중의 물주 박문수가 나왔읍니다. 동작지역은 전통적으로 여당 출신 후보가 당선된 적이 한번도 없는 야당강세지역이었지요. 그런데 박문수라는 사람은 인지도도 없고 그 지역에 연고도 전혀없었던 사람이라 김대중의 후원이 없으면 공천자체가 불가능 했을 그런 사람이었읍니다. 당시에는 전국연합을 중심으로 재야에서 독자적으로 출마를 한 후보도 있었고 후보를 내지 못한 경우는 심사를 거쳐 '범민주 단일후보'를 선정해서 재야가 지원을 하고 있었는데, 동작지역에서는 민중당의 장기표 후보가 범민주 단일후보였지요. (대구 남구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전교조출신으로 범민주 단일후보였읍니다) 전통적인 야당강세 지역인 동작갑지역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장기표. 지역주민의 40%정도가 소위 달동네 주민들이었고 호남출신들이 대부분이었지요. 당시 재야에 몸담고 있던 사람들이나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조직적이거나 혹은 개인적으로 각 '범민주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선거운동에 자원하였지요. 각 학교의 학생회나 동아리들도 마찬갖지였읍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동료들 15명 정도를 데리고 장기표선거본부에 합류했읍니다. 당시 장기표 선거본부에서는 가장 막강한 사조직(?)을 운영하고 있었던 셈이지요. :)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자 상황은 갈수록 장기표 후보에게 유리해졌지요. 당시에 민중당에서는 가장 당선가능성이 높던 장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다시피했고 지금은 민자당지구당위원장이 된 김문수씨도 당시에는 장기표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있었지요. 그런데 선거 한 5일전쯤 되었을 겁니다. 민주당의 박문수라는 사람이 워낙 인물이 아니었던 점도 작용해서 호남출신주민들도 대부분 장기표후보를 지지하는 상황이었읍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호남주민들이 맹목적으로 김대중만을 지지한다는 것은 잘못된 선입견일 수 있읍니다) 패색이 짙어간다는 것을 직감한 민자당의 서청원은 더러운 수작을 부리게됩니다. 바로 호남출신의 노인에게 다른 주민들이 보는 앞에서 "개새끼"라는 욕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표를 깎아먹는 행위에 대해 이해가 안 되실 분들도 있겠지만, 이는 곧 장기표후보에게 몰리던 야권표를 호남출신주민들을 자극해서 박문수에게 분산되도록 하려는 비열한 술책이었던 셈입니다. 그러한 행패는 곧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결국 저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읍니다. 물론 그것도 모자라서 폭력을 동원해서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저도 민자당 깡패 -- 과장이 아니라 실제 깡패들이지요 -- 에게 여러번 끌려가 두들겨 맞고, 돌아와서는 김문수씨에게 왜 끌려갔냐고 질책을 당하기도 했읍니다. 하지만 나보다 덩치가 두배도 넘는 깡패들 몇명이와서 끌고 가는데 어쩌겠읍니까. 우선 와서 조용히 하라고 협박을 하는데, 선거운동하러 나온 사람이 조용히 있으려면 뭐하러 나갑니까, 가뜩이나 사람도 모자라는데... 그래서 계속 전단을 돌리고 선전을 하면 입을 막고 끌고 갑니다. 이런 일이 지금의 민자당-당신 김영삼이 대표이던-에 의해 이루어졌지요. 돈봉투는 말할 것도 없읍니다. ) 그렇게 해서 당선된 서청원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망국적 지역감정"운운했읍니다. 나는 그래서 민자당이 "망국적.." 이런 소리하면, 저것들만 없어지면 나라 안 망할 거라는 생각을 확인하게 됩니다. 깡패 동원하고 돈봉투 돌리는 건 차라리 솔직하기나 하지요. 나는 김영삼을 비판합니다. 그렇다고 김대중 광신도도 아닙니다. 나는 87년 92년 대선을 통해서도 광신은 커녕 비판적지지마저 하지 않았읍니다. 하지만 나는 보드의 글을 통해 김대중에 대한 몇번의 불만을 토로했을 뿐 본격적인 비판은 하지 않았읍니다. 이유는 김대중이 잘못한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금 시의 적절하다고 여기지 않았기때문입니다. 사실 알고 보면 반3김게스트가 비판하는 내용은 별로 새로울 것도 없읍니다. 이미 알고 있었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정치는 세력싸움입니다. 물론 시의적절하지 않았기때문에 비판하지 않는다는 저의 말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반3김게스트 당신이 보기에 지금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당면 현안은 무엇입니까? 그것이 설득력이 있다면 나는 당신의 김대중비판에 대해 선선히 손을 들어줄 수 있읍니다. 과거에 그랬고 현재도 그렇듯이.. 나는 단기적으로 보아 가장중요한 당면과제는 검찰의 기소포기로 빚어진 5. 18문제의 해결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노태우의 부정축재에 대한 구속이라는 단계를 지나는 1995년 11월에 가장 요구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는 특별검사제의 도입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멀리 보아서는 특별법 도입을 위한 개헌을 추진하기 위한 국민투표입니다. (이 두개는 맞물려 있읍니다) 내가 이 특별검사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번에 우리는 선례를 남겨야만 하기때문입니다. 이미 밝혀진 권력의 개 검찰이 아닌 국민이 선정한 국민의 검사가 더러운 무리들을 국민의 이름으로 기소해야합니다. (사법부가 아무리 보수적이라해도 법률에 정한 최소형은 선고해야하고 전, 노의 경우 최소가 사형 아니면 무기입니다) 내가 특별검사도입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는 이러한 선례가 만들어졌을 때, 바로 그 특별검사제를 통해 다음비리의 주인공 김영삼과 김대중을 기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선례를 남기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 다시 김대중을 봅시다. 지금 그는 특별검사도입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후일 자신에게 올가미를 씌우게 될지도 모르는(그만한 죄를 지었다면) 특별검사제를 자신이 주장하고 있는데 이보다 더 반가운 일이 어디 있읍니까!! 반3김게스트도 알고 있는 것이겠지만 이 나라의 정치는 어느 한구석 썩지 않은 곳이 없읍니다. 재벌들과의 추잡한 뒷거래 또한 말이 아닙니다. 그런데 미래라고 해서 인사권등의 문제로 정치권의 눈치나 보는 검찰이 어떻게 정치권의 총체적 오염을 수사할 수 있겠읍니까. 이것이 내가 특별검사제를 역사적인 계기로 보느 ㄴ이유입니다. 특별검사를 통한 법적절차를 거친 일련의 청산 과정은 기존의 법테두리내의 단죄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특별검사를 도입하기 위해 요구되는 작업들(국민투표를 포함)은 역사적인 것입니다. 지금가지 우리는 군부독재집단에 의한 국민투표를 몇번 해보았을 뿐입니다!! 김 영삼 대통령이 역사에 남는 진정한 대통령이 되는 길은 남아있읍니다. 특별검사제를 도입하여 자신이 그 특별검사의 칼날을 맞이 하는 것입니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굴에 들어 갔으면' 호랑이를 다 잡고 난 후에는 호랑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더러운 가면을 쓰고 더러운 밥을 함께 먹었음을 고해하고 국민의 용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지 않는다면, 그도 이미 (호랑이도 양도 아닌) 고양이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 교양이도 물론 권좌위에서는 무소불위였지만 자신의 목숨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하기만 했던 전임대통령의 운명을 걸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