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5년11월27일(월) 11시54분51초 KST 제 목(Title): guest 글 [조선일보 칼럼] 왜 이제 와서 이 글에 찬성하거나 반대하지 않습니다. 다만 게스트 글이라서 갈무리 했을 뿐. [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guest) 날 짜 (Date): 1995년11월27일(월) 04시36분45초 KST 제 목(Title): [조선일보-칼럼] 왜 이제와서.. 김영삼에게 가장 우호적이라는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11월 26일자 조선일보 5면.. --- 과거 했던 말들은 --- " 이 땅에 정의와 진실과 법이 살아있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겠다." 이것은 5.18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김대통령이 한 말이다. 5.16 과 유신선포와 5.17 쿠데타의 살기에 몸을 떨쳐 본 사람치고 이 말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과 질문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특별법 제정이 그렇게 거룩하고 성스러운 일이라면 왜 지금까지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 비자금 정국이 꼬이니까 갑자기 "만들자!" 야단인가. '정의와 진실과 법' 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 그토록 절실한 것이라면 지난번 5.18 수사 때는 왜 그처럼 시치미를 뚝떼고 '공소권 없음' 이라 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보다 더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3당합당'이다. 김대통령은 그때 그것을 '구국의 결단'이라고까지 치켜세웠다. 5.17쿠데타 그룹이 진실로 '군사 반란자'들이 라면 그런 사람들하고 어떻게 3당합당이란 '도원결의'를 했다는 것인지 도저히 설명 할 길이 없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 역시 그런 사람들 중의 주모자급으로부터 어떻게 20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인지 도무지 현기증이 날 뿐이다. 필요하면 '군사 반란자'들과 당도 함께 하고 뭉칫돈도 성큼 받았다가, 그리고 이내 다시 쓸모가 없어졌다 싶으면 '특별법 제정'으로 걷어 차 버리고..., 이것이 만약 정치의 세계라면 그런 정치는 무서울 따름이다. 또 하나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김대통령이나 김대중 총재가 지난 날에 누누이 강조한 '정치 보복은 내가 막겠다' '내가 집권해야 정치 보복을 막을 수 있다'고 한 말들의 현 주소이다. --- 정치 공학적 의도 --- 김태통령은 또 당선된 직후엔 '군사 반란'의 주모자인 전씨 집을 찾아가 화기애애 하게 정담도 나누었다. 국민의 한이 진실로 과거 응징에 있음을 알았다면 두 김 씨는 그때 '응징'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어야 정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아마도 TK표를 의식해 짐짓 그랬던 모양이고 이제는 사정이 달아지니까 '응징'으로 돌아선 것 같다. 어쨋거나 말의 신뢰성이 없어진 것은 분명한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또 한가지 의아해하는 것은 '특별법 정국' 때문에 자칫 '비자금 정국' '대선 지원금 정국'이 흐지부지 회석되는 것은 아니냐 하는 의문이다. 노태우씨가 누구한테서 얼마를 걷어 여-야 정치인들에게 얼마를 주었느냐 가 오늘의 최대 관심사이다. 그런데 아니 밤중에 홍두깨라고 느닷없이 '5.18 특별법 제정'이 비자금 대신에 신문과 TV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국면전환과 국면돌파의 정치공학적 의도가 분명히 엿보이는 것이다. 아무리 지고지선한 가치라 할지라도 그것이 비자금 정국과 대선 지원금 정국, 그리고 20억+알파설 정국의 초점을 흐리는 최면제로 쓰여서는 절대로 안된다. 또다른 의문이 그래도 남는다. 바로 '특별법 제정'이 함축한 소급입법의 문제점이다. 5.16때 쿠데타세력은 3년 6개월을 소급해서 적용하는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이라는 것을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을 중형에 처했다. 개중에는 제 2공화국 하에서 합법적인 정치활동을 보장받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불법 낙인을 받은 사례도 있 었다. 5.18 쿠데타를 심판하더라도 그런 문제점만은 면밀하게 생각해서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 이번에 '특별법'을 만드는 진영에는 또 5-6공 치하에서 부총리도 하고 장관도 하고 총재 비서실장도 하고 수석 비서관도 지낸 '끗발' 들이 수없이 끼어있다. 바로 몇 해전까지 충성을 다 바치던 전-노 씨를 향해 그들은 이제 '군사 반란자 처벌 법' 을 들이대게 되었다. 이 우습기 짝이 없는 아이러니 앞에서 그들은 지금 어떤 표정들을 짓고 있을까. --- 문제점 따져봐야 --- 당대표 이면서 김대통령 특별법 제정지시를 강삼재 사무총장보다 나중에야 알게 된 김윤환 씨의 처지는 '낙동강' 그것이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고 발표하던 검찰의 체면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이고 그런 검찰이 갑자기 말을 바꾸어 '네 죄를 네가 알렸다'고 호령한들 그 권위가 설지도 의문이다 . 헌법재판소라는 기관 역시 자체의 고유권한을 '청와대의 지시'에 허깨비 넘어가듯 압도당한 꼴이 되어버렸다. 그 누가 5.17쿠데타를 나쁘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겠는가. 그러나 작금의 '특별법 정국'이 안고 있는 이같은 모든 문제점과 '따져봐야 할 것' 들은 그것대로 한번 철저히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정치판에는 이처럼 매사가 정치인들의 편의와 필요에 따라 제멋대로 엎어졌다 뒤집어졌다 한다. 앞뒤도 안맞고 공약도 지켜지지 않고 하루 아침에 말이 달라지기도 한다. 5.17 못지 않게 이런 정치판 또한 분명히 청산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