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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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litics ] in KIDS
글 쓴 이(By): drake (돈데주전자)
날 짜 (Date): 1995년09월01일(금) 20시49분06초 KDT
제 목(Title): 한겨레21: 양김의 앞날, 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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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김의 앞날, 그 변화무쌍한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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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은 “정치는 살아움직이는 생물과
  같다”는 말을 종종 사용한다. 정치란 너무 변화무쌍한 것이어서 함부로
  앞날을 예측하기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가 아무리 변화무쌍한 생물이라고 해서 변화의 계기마저 포착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97년 대선으로 가는 길에서 가장 큰 변화의 계
  기가 될 대목은 바로 96년 4월의 15대 총선이다.



  YS가 민정계에 끌려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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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삼-김대중씨의 관계도 총선이라는 큰 산을 넘고 나서야 큰 가닥이 결
  정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 각 정파가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정계개편을 포함한 정국구도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
  다.


  총선 이후 YS와 DJ 관계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두 사람이 격렬하게 맞대결하는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도 ‘보
  수 대 진보’로 대결구도가 형성될 것이냐, ‘구시대와 세대교체’로 대
  결구도가 형성될 것인가에 따라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는 Y
  S가 DJ의 상대적 진보성을 염두에 두고 보수권의 대표주자를 15대 대선
  후보로 내세울 때 형성될 수 있는 구도다. 반면 후자는 ‘3김시대’의 종
  식을 외치며 40, 50대의 젊은 후보를 내세워 DJ나 JP와 대결시킬 때 나올
  수 있는 그림이다. 먼저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은 총선에서 민자당이 대구
  ·경북을 장악할 때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이
  경우 대구·경북의 총선 성적에 따라 목소리 크기가 조정될 처지에 있는
  김윤환 대표의 구실이 극대화될 것은 뻔한 이치이고, 그는 이런 기세를
  몰아 보수안정세력의 후보를 대선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요구를 강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김 대표는 최소한 ‘킹 메이커’ 구실 이상을
  하려고 할 것이다. 민자당 민주계 일부에서 김 대표가 대표 취임 이후 처
  음으로 접촉한 중진이 이한동 국회부의장이라는 점과 관련해 “혹시 대권
  -당권의 밀약이 오고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런
  가능성과 무관치 않은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김 대통령 등 권력핵심
  은 세대교체 관철을 내세운 민주계 정권 재창출에 대한 강한 집착을 가질
  수 있을 것이나, 김 대표를 위시한 민정계가 탈당 불사론으로 맞설 경우
  본의와 관계없이 끌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대표는 탈당
  가능성이 있는 충청권과 대구·경북지역의 의원들을 접촉하며 “당을 새
  롭게 바꾸는 노력을 마지막으로 해보고 그래도 안 된다고 판단하면 나도
  중대결심을 할 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려달라”는 탈당불사론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수 대 진보 대결의 또 한 가지 가능성은 YS와 JP가 다시 합쳐 이념적으
  로 보수대연합, 지역적으로 비호남연합전선을 형성한 뒤 DJ와 대결하는
  것이다. 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청권을 그대로 놔둔 상태에서는 여권에
  서 어느 누가 후보로 나서도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DJ
  를 당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는 골수 보수세력이 강한 미련을 두고 있
  다. 이들은 이 경우 DJ와 맞설 후보로는 JP가 가장 적절한 카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안을 지지하는 한 민정계 의원은 “우리나라의 진정한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진정한 보수세력과 진보를 가장한 가짜 보수세력의
  한판대결이 불가피하다”면서 “YS와 JP의 재결합 가능성에 회의를 갖는
  시각도 있지만 90년 3당합당도 했는데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보수 대 진보의 대결구도는 탈냉전 흐름은 차치하더라도 DJ
  가 옛 여권세력 끌어들이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로 보수노선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김덕룡 의원, 반3김 세력과 긴밀한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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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대결 시나리오의 또 한 가닥은 세대교체론 구도다. 이는 현재 김 대통
  령이 가장 실현시키고 싶어하고 애정을 갖고 있는 구도로 보인다. 49살의
  행시 11회인 김기재 전 부산시장과 43살의 3선의원인 강삼재 의원을 각각
  총무처 장관과 민자당 사무총장에 파격적으로 발탁한 것은 그가 세대교체
  에 얼마나 공력을 들이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세대교체 구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민주당 구당파, 정개련 등 반3
  김세력과 민자당의 연대 여부다. 현재는 민자당 안에서도 민정계는 이들
  과의 연대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고, 이들 민자당 외부세력도 민자당
  과 연대를 공식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는 단계다. 그러나 민자당 민주계
  소장파 사이에서는 “DJ와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이들 반3김세력을 모두
  끌어들여 개혁을 계속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는 민자당의 ‘비호남 개혁
  정당론’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실제 민주계 실세인 김덕룡 의원은 앞
  으로의 연대 가능성에 대비해 이들 외부세력과 긴밀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양김 대결 시나리오는 총선에서 민자당이 과반수는 아니더라도 DJ
  아닌 다른 정파를 끌어들여 쉽게 과반수를 넘길 수 있는 좋은 성적을 올
  렸을 때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다.


  두번째 길은 YS와 DJ가 연합하는 경우이다. 즉 YS가 다음 대선에서 DJ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다. 이 경우는 개혁의 지속적인 수행과 통일대비, 지
  역감정의 해소가 가장 큰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강준만씨 등
  의 양김 연합론 내지 화해론자들의 주장도 여기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다.


  그러나 양진영 핵심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정치 분석가들은 그 동안 두
  진영간 쌓인 앙금의 정도로 볼 때 이런 상황이 자발적으로 도래하기는 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상도동 가신 출신인 임정규 민자당 부대변인(당시
  한국석유개발공사 감사)이 지난 93년 8월 한 신문에 “개혁과 통일을 위
  해 양김씨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내용의 투고를 했다가 청와대쪽으로부
  터 벼락을 맞은 사건은 양김의 협력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
  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현 단계에서 YS의 DJ 손들어주기를 의미하는 양김연합론은 DJ쪽이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YS쪽은 보고 있다. 민주계의 한 관계자는 “그 길이 DJ
  가 대권을 잡는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이 아니겠느냐”면서 “그쪽에
  서 최근 그런 신호를 많이 보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연합론에 대해 DJ만 관심을 갖고 있고 YS쪽은 전혀 오불관언이
  라는 얘기는 아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아직 이런 가능성에 대해
  흥미를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러 어떤 것은 되고 어떤 것은
  되지 않는다고 문을 닫아놓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통령이 DJ를 만난 것은 어쨌든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이
  라고 보면 된다”면서 “민자당이 총선에서 대패하고 보수세력인 민정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해 딴살림을 차리는 등 정국이 걷잡을 수 없는 반동국
  면으로 들어갈 경우 연합의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관계
  자는 “ YS가 DJ와 JP 둘 가운데 어느 한쪽과 손을 잡는 상황이 오면 정
  국안정을 위해서라도 좀더 힘이 센 DJ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 경우 통일과 외교, 국방을 맡는 대통령과 일반행정을 담당하는 내각
  이 병존하는 이원집정제가 가장 현실적으로 타협가능한 안이 될 것”이라
  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길은 이른바 ‘3김간의 대타협’을 통한 내각제 개헌
  을 하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가장 강력하게 하고 있는 사람은 박철언 자
  민련 부총재다. 그는 “내각제야말로 한 사람의 권력횡포를 막고 민주주
  의를 이루는 최선의 방법”이라면서 “이를 위해 DJ와 JP가 협동단결해
  총선에서 여소야대 정국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단 여소야대가 되면 정국을 주도할 수 없는 YS가 스스로 내각제를 먼저
  제기할 수도 있고, 민자당 민정계 등 내각제 세력이 가세할 수 있는 상황
  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내각제 3김 타협가능성도 적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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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내각제 타협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든 야든 많은 의원들이 높은 가능
  성을 두고 있다. 민자당의 한 의원은 “지금 3김이 모두 다 대선고지를
  향해 맹렬히 뛰고 있는 모양을 보이고는 있지만 속으로는 모두 내각제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누구도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판이 된다면 무엇 때문에 모두가 살 수 있는 내각제를 놔두고 죽
  을지도 모르는 대통령 선거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DJ도 대통령 직선제
  를 당론으로 정하기로 했으나 “국민이 원하면”이라는 단서로 언제든지
  내각제로 돌아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물론 JP는 자민련 정강
  에 내각제 지향을 못 박을 정도로 내각제에 강한 집념을 갖고 있다.


  내각제 상황이 온다면 YS와 DJ는 그야말로 사안에 따라 협력도 하고 헤어
  지기도 하는 합종연횡하는 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아직 총선이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어떤 시나리오가 나타날
  지는 알 수 없다. 이 밖의 다른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양김이 총선 이후 올 수 있는 여러 가지 가능
  성에 대비해 지금부터 다목적 복선을 열심히 깔고 있다는 점이다.



                                오태규 기자
                                한겨레신문사 1995년09월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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