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cella (오대형) 날 짜 (Date): 2007년 6월 20일 수요일 오후 01시 24분 04초 제 목(Title): Re: 철학의 효용? > 네. > 중요한 것은 비교적 손쉽게 죄를 청산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zeo님이 아시는 기독교에서는 악행을 저지르지 말라는 얘기도 할 필요가 없고 하지도 않겠네요? > 제가 공양하면 인과응보를 벗어날 수 있다고 했나요? 불교에서는 그게 reset 스위치 역할을 하신다고 했었는데요. > 다르죠. >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에게는 비교적 손쉽게 죄를 씻을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기회를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 중 어느 >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기 쉬울까요? 미리 회개를 예정하고 죄를 범한다는 것은 말하자면 신을 농락한다는 겁니다. 그런 것을 허용할 리가 없죠. > 설마요. > 법이 없다고 해서 처벌(응보)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 개개인이나 집단이 복수를 하죠. 눈에는 눈으로요. > 하지만 그보다는 법이 효율적이고 공정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거죠. > 그 법의 근간은 인간 종 특성인 '사회를 이루고 어울려 살아가기'이구요. 님이 양심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것처럼 얘기하시기에 제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겁니다. 물론 법이 없어도 80에서 90퍼센트의 인간들은 양처럼 살아가겠지만, 양심이 아니라 이익이라는 것이, 그러니까 처벌을 받을 것인지 여부가 범죄를 저지를지를 판가름하는 10에서 20퍼센트의 사람들이 있는 것이고 이 정도면 대재앙이 오기에 충분한 수치인 겁니다. 님이 여기에 다시 처벌을 언급하시듯이. > 그런데 기독교 세계관에는 이미 '지옥'이라는 궁극의 처벌이 있는데 왜 현세에 > 법이나 처벌이 필요한 걸까요? 그냥 놔둬도 지옥에 가지 않으려고 다들 얌전히 > 살텐데 말입니다. 궁극의 처벌이 안먹히는 걸까요? 이것은 형태는 좀 다르지만 > 인과응보 - 윤회에도 적용됩니다. 윤회에서는 이생에서 죄를 지으면 다음 > 생에서는 축생이나 하급 인간으로 태어난다고 하죠. 이런 내세의 벌로는 > 충분하지 않은 걸까요? > D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종교인이라도 그 비유물론적인 세계관을 100퍼센트 믿지는 않으니까요. 또한 세상에는 유물론자들도 꽤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큰 시간 스케일의 성적표 매기기만으로는 불완전하고 작은 시간 스케일의 성적표 매기기가 필요한 거죠. 그리고 어차피 유물론자를 자처하는 사람들도 100퍼센트는 아닌 것이고 대부분 무의식중에 유신론을 갖고 있죠. zeo님도 kimsr님에게 제가 질문한 것에 대답해 보시죠. 과연 중고물품을 살 때 찝찝할지, 공동묘지에서 무섭지 않은지. > 사사로이 처벌하면 안 된다고 하지도 않지요. 관심 밖. > 다만 '눈에는 눈' 식의 구절이 성경에 들어있기는 하죠. (이웃을 사랑하라고 > 하긴 하지만 종교인들은 보통 자기 상황에 맞는 성경 구절을 그때그때 선택하는 > 경향이 있습니다. 성경에는 그런 다양한 경우와 감정에 어울리는 다양한 구절이 > 구비되어 있죠.) > 그리고 종교를 가지게 되면 유물론자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이 '악'으로 > 관찰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면 단군상이나 교회 근처에 지어진 이슬람 사원 > 같은 거죠. 그리고 일부 종교인들은 거기에 폭력적으로 대응하구요. 아마 > 일반적인 목사들은 그 대응을 적어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 > 이유 중 하나는 그것들이 공권력에 의해 처벌될 수 없기 때문이구요. 기독교는 배타적이라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그래도 사사로이 처벌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군상 문제는 확실히 기독교에 문제가 있다는 걸 드러내는 예가 되겠지만 그것은 학교에 있는 단군상에 대한 것이고, 천도교 사원(?)에 있는 단군상까지 훼손시키는 걸 용인하는 건 아니죠. 그러니까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처벌을 두려워하는 마음'에 비해서는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