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Thought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PhilosophyThought ] in KIDS
글 쓴 이(By): zeo (ZeoDtr)
날 짜 (Date): 2007년 6월 19일 화요일 오후 11시 51분 29초
제 목(Title): Re: 철학의 효용?


>요새는 사이비 종교인이 많아서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당연히 믿음이 깊을수록 
>범죄를 덜 저지르겠죠. 
>통계자료는 생략하겠습니다. 제가 워낙 게을러서요. 그냥 독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이래가지고는 도저히 안되겠는데요.


>기독교나 불교에 대해 오해하고 계시네요. 말하자면 죽었을 때 현세에 대한 
>성적표를 내고 이에 따라서 그 이후의 행로가 결정되는데 현세를 대충 살 수
>있겠습니까?


혹시 기독교 중 이단 종파이십니까? 기독교는 죄를 얼마만큼 지었든 '예수만 
믿으면' 천국의 길이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성적표는 사회에서의 
선행이 기준이 아니라 주를 얼마나 섬겼느냐입니다. 이 두 가지는 동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교도 성적표를 '조작'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을 겁니다. 
(공양, 참선, 참회, 불문에 입적 등등...)


>죄를 짓는 것은 오히려 가중처벌이 될 겁니다. 불교에서도 공양을 한다는 것은 
>손해를 본다는 것이고 그 손해의 양은 죄의 양과 등가가 돼야하는 겁니다. 
참선도 
>일종의 선행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특정인에 대한 것이 아니므로 
특정인에
>대한 범죄가 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따져서 지은 모든 것을 지불해야 한다면 종교를 가질 매리트가 별로 
없습니다. 종교는 죄를 이 세상의 방법보다 쉽게 청산할 수 있는 지름길을 
제공하는 것을 - 혹은 최소한 청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을 -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예수는 천국길', 회개 시스템이 그것이고 
불교의 공양이나 참선 같은 것이 그것입니다.
종교란 것을 일상과 딱 떼어서 생각하지 마시고, 종교도 기업(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조직)이라는 마인드에서 바라보시면 제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A2: 범죄를 저지르면 내세에 갚아야만 하는 비유물론자와 갚을 필요도 없는 
>유물론자를 비교해 보면 오히려 이 항목은 유물론자의 항목에 넣아야 하죠.
>뭔가 헷갈리신듯.


이런 게 신자들이 유물론자들을 섣불리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 
유물론자들은 그 죄를 쉽사리 갚을 '길이 없습니다.' 그 죄책감을 지고 가거나, 
죄를 지은 대상에게 용서를 빌거나 그 보상을 하거나, 아니면 그와 유사한 곳에 
선행을 함으로써 불완전하게 풀 수 밖에 없습니다. 죄의식은 종교로부터가 
아니라 인간이란 종으로써의 양심에서 비롯되며, 그 무게는 유물론자에게 더 
무거울 수 밖에 없습니다. 유물론자라고 그 양심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게 
아녜요.


>A3: 기독교나 불교에 대해 오해하고 계시네요. 기독교에서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지 않던가요? 


원수를 사랑해서 피비린내나는 역사를 만들고, 지금도 '마귀'들에 대한 
적대감을 거리낌없이 내보이는 겁니까? 이런 말 듣기도 지치시죠? 이러면 
'진정한 기독교는...'이라는 반박이 나오는데, 진정한 기독교란 건 있다고 해도 
흥행성이 없어서 이 쓰레드의 주제인 '효용'이 없어요.


>A4: 고통을 좋아하는 사람, 지옥을 즐기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겠죠.


순간의 쾌락을 위해 미래의 훨씬 큰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은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이전 글에 써드린 조건과 같은 양식으로 쓴다면 '인간은 미래의 이익보다 
당장의 이익에 웨이트를 준다. 성향에 따라 웨이트는 대단히 커질 수 있다' 가 
되겠습니다.
범죄를 저지를 때 감옥살이할 것이 즐겁고 기대돼서 하는 사람은 님 말대로 
거의 없을 겁니다. 그리고 내세의 부채가 이 비유에서 특별히 벗어날 이유가 
없어요.
쾌락을 위해 악마에게 혼을 파는 얘기를 남 얘기로만 듣지 마세요.


>기독교와 불교에 대해서 오해하시는 건 위에 쓴 걸 참조하시고  
>D 값이란 인과응보에 따르면 이번 생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본 것과 같은 양이 
>되겠죠. 


제가 쓴 걸 참조하세요.
다시 말하지만 D가 같은 양이 되면 종교들 살아남기 힘듭니다. 반대로 종교들이 
살아남은 것이 D 값이 실생활의 그것보다 작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다시 말하지만 종교단체라는 게 신의 가호를 받고 하늘에서 똑 떨어져 있는 게 
아니예요. 수많은 다른 단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하나의 단체일 뿐. 마케팅이 
필요합니다. '인과응보'와 '죄'는 말하자면 일종의 협박수단이고, 그것의 
해결책이 기독교와 불교가 되는 겁니다. 병 주고 약 주는 거죠. 병만 줘서는 
되는 게 없어요.


>님이 제시한 요소들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거나 무시할 만큼 작은 
것들입니다.
>이제 제 결론에 동의하시려나 모르겠네요.


... 담배를 끊어보세요. (아니면 자기가 피우고 있는 담배가 뭔지라도 좀 
알아보시든가.)


저는 할 말을 대충 다 한 것 같습니다.



ZZZZZ             "Why are they trying to kill me?"
  zZ  eeee  ooo   "Because they don't know you are already dead."
 zZ   Eeee O  O
ZZZZZ Eeee OOO        - Devil Doll, 'The Girl Who Was...Death'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